백 열한번째 | 111st
한 겨울보다 왠지 이맘 때가 더 추운 것 같은 한 주,
우리 생활의 관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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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Host 정민의 한 주간 가장 선명했던 생각
자신의 인생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난 뒤로 모든 의사결정이 쉬워졌고, 삶의 방향성이 더 뚜렷해졌다는 누군가의 글을 읽었다. 일할 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자주 적용하고 있었지만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인생에 서 우선순위는 어떻게 될까?
내가 집착과 강박에 시달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나라는 인간에 대해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수련을 시작하면서, 현재에 머물기 위해 계속 주말을 바쳐 공부를 하면서도 나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야 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제법 적절한 시기였다.
나는 시간 강박이 있다. 시계를 많이 보고, 시간에 너그럽지 못해 쫓기는 순간이 되면 나 자신을 마주하기 싫어 미리부터 나에게 야박하게 군다. 완벽한 실천을 하지 못할 걸 알면서도 시간 단위 혹은 분 단위의 계획들을 세운다. 시간 강박 때문에 코앞에 닥친 일이 아닌데도 미리 계획하고 시간을 계산하고 이동 동선을 짠다. 여유롭지 못할 것 같으면 벌써부터 기운이 빠지는 느낌을 굳이 미리 느껴가며 나를 괴롭힌다. 시간이 여유롭지 못하면 마음이 야박해져 나에게는 물론 타인에게도 마음을 곱게 쓰지 못한다. 그런 나를 발견하고 또 화살을 나에게 마구 쏜다.
흠, 나의 인생에서 우선순위는 ‘시간적 여유’구나.
그렇다면, 시간적 여유를 누리기 위해선 또 무엇을 해야 할까?
자영업자에게 시간적 여유가 과연 동반될 수 있는 표현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답을 찾고 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우선순위는 형진처럼 ‘나 자신’ 일 수도 있고, 내가 집착하고 있는 ’네 발로 다니는 털 가족들의 건강‘일 수도 있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내가 아는 것들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아는 것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어른이 되면 분명해질 거라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왜 이렇게 경계가 모호해지는 걸까?
생활관점 레터를 읽는 이웃들도 이번 나의 글을 읽고 자신의 인생에서 우선순위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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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4
[언리미티드 생활클럽] 4/3: 생활영화관 <플랜75>
생활관 초창기에는 [생활다큐멘터리클럽]이란 이름으로 다큐영화를 한 편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종종 마련했었다. 물론 초창기 누구도 우리를 몰랐고, 카페인 듯 서점인 듯 모를 공간에 모여 영화를 보고 대화를 한다는 것에 대한 낯섦이 존재하던 시절이라 (심지어 무료였지만) 참여자는 겨우 2-3명이 고작이었다. 작년에 우인턴클럽에서 영화를 보고 대화를 하는 자리를 오랜만에 마련했었는데 그때 참여했던 언리미티드 멤버가 또 영화를 보자고 했다. 그래서 마련된 자리였다. 멤버 셋에 더해 게스트 다섯이 모두 채워졌다.
영화는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플랜 75>였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근미래의 일본, 초고령화 사회로 노인에 대한 젊은 세대의 혐오가 심해지는 시대, 국가는 7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이것이 선택인 걸까?라는 의문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영화였다. 우리는 약 2시간의 영화를 보고 약 1시간 30분간 대화를 이어나갔다. 영화를 보고 대화하는 것은 좋은데, 영화를 보는 시간도 있으니 진행시간이 꽤 길어진다. 영화를 개인적으로 보고 만나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시도해보지는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안락사에 대한 문제부터 노인 빈곤층에 대한 사회문제 대화로 나아가다 공동체와 젠더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한 시간 반을 넘어 이야기를 했으니 영화까지 총 3시간 30분을 함께 한 셈이다. 안락사로 몰아넣는 사회보다는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연대의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며 그 시간을 마쳤다. 왠지 올 해는 영화로 대화하는 자리가 좀 더 늘어날 듯싶다. 역시 책에 더해 영화라는 매체도 대화하기 좋다. 최근 지난 회사의 후배가 소규모 영화관을 열었는데 우리도 영화관을 가지면 좋겠다 잠깐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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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7
[월간독서] 3월: <미키7 >
월간독서 2월을 마치고 투표에서 겨우 1표 차이로 이 책이 선정됐다. 아마도 <미키 7>은 봉준호라는 이름이 덧 붙지 않았다면 읽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책이었다. 다들 같은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자 생각을 했던 듯했다. 도서 선정 당시에는 봉준호의 <미키 17>의 개봉이 연기되었다는 기사만 났었는데 북클럽을 할 때에는 아예 내년 1월로 연기됐다는 기사가 났다. 책을 읽고 나면 곧 영화까지 이어서 볼 줄 알았는데 봉준호 감독이 그린 <미키 7>의 이야기는 꽤나 오래 기다려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책 내용 자체보다는 어떤 부분이 봉준호 감독의 관심을 끈 것일까, 어떻게 영화로 각색되어 나올까를 생각했다. 초반이 지루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지루하다던 앞부분의 세계관이 봉감독의 관심을 끌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책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건이 생긴다. 초반에는 우주개척지에 대한 설정과 유일하게 바이오복제가 가능한 업무를 맡은 미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위험도가 높은 일에 투입되어 죽어도 다시 복제되는 '익스펜더블'. 다시 복제되어 마지막 업로드된 기억까지의 미키로 재생산되어 나온 미키는 그래서 쉽게 죽고 죽더라도 아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다 미키 7과 미키 8이 함께 존재하는 사건이 발생되면서 극의 중반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재생산된 미키는 미키인가? 7-10년이면 모든 세포가 정말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는데, 지금 내가 그 전의 세포를 가진 나와 같은 나인가? 결국 나란 기억의 연속성인 건가? 뭐 그런 철학적 질문을 담은 이야기로 우리의 질문도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바이오복제가 가능해진 세상, 몸뚱이는 새로 만들 수 있고 기억은 클라우드화 된 세상에서 나는 무엇일까? 아마도 봉준호 감독은 이 문제를 중심으로 영화 <미키 17>을 만들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벌써 2025년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하나 생겼다.
*[월간독서] 4월 도서는 여전히 투표 중인데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밀란 군데라의 <우스운 사랑들>이 동률로 접전 중이다. 무엇이 되건 4월도 소설로 진행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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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진
그냥 생활, 생각
영화관에 간 까닭.
개인적으로 시대정신/ 집단지성 같은 딱 꼬집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말하기 뭐 한 사회적 연결성이 작동하는 무엇이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행동이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 그 결정으로 작게 연결된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도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란 SF적 얕은 믿음을 갖고 있다. 고기를 덜 먹는 행위를 하거나, 쓰레기를 잘 분리해 버리는 행위를 할 때마다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믿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영화관을 갔다. 마지막 영화가 언제였나 확인해 보니 2023년 12월 <서울이 봄>이었다. 이번에 본 <파묘>도 곧 1,000만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그 정도 화제성이 있어야 영화관에 갈 동력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나 같은 (요즘에는) 극장 안 가는 사람도 불러 들일 수 있으니 1,000만이 넘는 건가 싶기도 하다.
평소에 자주 영화관을 찾지 않다 보니, 내가 왜 영화관을 갔는지 생각하며 이 영화는 왜 요즘 화제인 거야를 두루뭉술 이어 붙여본다. <파묘>를 보고 나오면서 어떤 시대 결핍이 잘 맞아떨어진 것 아닌가 생각을 했다. 지난해 <서울의 봄>이 지금 현 정부의 무능이 미디어에 가려 흐릿한 채 남아 답답했던 감정을 실제 역사 속에서 수많은 무능력한 빌런 권력자을 통해 명징하게 드러내는 카타르시스가 있었다면 <파묘>역시 뿌리 뽑고 싶은 친일 잔재를 명징하게 뽑아 해결해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던 것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각자 개인적으로 재미있던 부분과는 다를 수 있다. 특히 <파묘>의 경우에는 1부와 2부로 나눈다면 1부의 오컬트적 서사와 2부 괴수영화 서사 중에서 2부가 좀 유치했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듣는데 그 유치했다는 부분이 나도 잘 알아채지 못 한 어떤 부분을 건드린 것이 현재 1,000만을 향해 갈 수 있는 동력이 아닐까란 생각이다.
돈 내고 보더라도 100%페이백을 받는 다던 영화 <건국전쟁>이 100만을 넘기는 시대에 반응하는, 표면적으로는 황정민의 연기 때문에, 정우성의 영웅적 서사 때문에 봤다고 하지만, 김고은의 신들린 굿 장면이 볼만했다고 괴수가 나오는 일본의 쇠말뚝 스토리가 별로였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시대에 반응하는 무엇일지도 모른다. 1,000만 명 중 한 두 명쯤은 같은 생각을 지금 나 처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럴거라고 혼자 괜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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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커뮤니티
좋은 대화와 다양한 관계를 위한 우리의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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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워크숍] 먼지차별: 말하기전에 생각했나요? (3월)
뜨거운 반응으로 진행했던 [먼지차별 워크숍]
함께 대화 할 3월의 멤버를 찾습니다.
| 진행 개요 |
- 목표 : 일상 속에서 알게 모르게 써온 차별어를 인식하고, 차별어에 대처하는 법을 익힌다.
- 일정 : 2024년 3월 15일/22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 회당 약 1시간 30분
- 준비물 : 필기구, 열린 마음
- 비용 : 2만원 (회당 1만원)
- 인원: 총 7명 (최소인원 3명 이상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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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북클럽] 새들의 모임 3월 GUEST.
함께 고전을 탐구하고, 그것에 비추어 우리의 모습을 탐구하는 북클럽, [새들의 모임]의 Guest를 모집합니다.
3월, [사랑]과 관련된 고전문학 여행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는 사랑과 관계된 요소들을 매일 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만, 정작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이라 명징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었는지요.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는 고전을 통해 사랑에 관한 탐구와 함께 사랑을 대하는 나 자신을 비추어보는 시간을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from. Host 에밴
3월 모임 일정
3/16(토) 오후 15:00 ~ 17:00 , 《 독일인의 사랑 》
3/30(토) 오후 15:00 ~ 17:00 , 《 사랑의 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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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클럽] 언리미티드: 4/4 GUEST모집
생활낭독회(酒경야독): 낭독은 핑계고.
아무런 정해진 것 없이 멤버끼리 만들어가는 ‘언리미티드 생활클럽'
그 마지막 자리는 책과 술과 대화가 있는 자리로 (기존 월요일에서 토요일 저녁으로 변경해) 마련됩니다.
그 자리에 함께 할 Guest를 모집합니다.
언리미티드 멤버가 민음사TV를 보고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얘기에
책과 술과 대화가 있는 자리만한 피날레가 없다는 의견이 모여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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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각자 함께 마시고 싶은 술 한 병(꼭 그럴듯한 술일 필요 없음)과 낭독해주고 싶은 책 한 권을 가져오시면 됩니다.
술을 나누어 마시고 돌아가면서 왜 이 책을 그리고 그 문장을 공유하고 싶었는지 이야기하면서 酒경야독의 밤을 즐겨주시면 됩니다.
*생활관호스트인 형진이 간단히 함께 먹을 것을 준비할테지만 술과 페어링한 먹을 것을 함께 가져오시면 더욱 따뜻하고 배부른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술과 책과 대화가 있는 토요일 밤을 함께 해요.
일정: 03.16토요일 저녁 7시 (아마도 2시간 이상 )
비용: 1만원
GUEST. 모집인원: 총 5명
진행: 책사장 형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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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력] 3월, 생활명상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놔둘 수 밖에 없었던 적 있나요?
내가 하는 여러 생각들로부터, 느끼는 작은 감정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적 있나요?
저는 요가를 삶에 들인 뒤 자연스럽게 명상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작은 것에도 동요하고, 생각들이 저를 압도하게 두는 상황을 스스로 조절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멍때리기’ 가 명상일까요? 명상이 아닐까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명상에 대해 안내를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생활명상, 이렇게 진행해요.
1. 명상에 대한 개념 정리
2.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명상 안내와 수행
3. 기록하고 나누기
host. 소정
요가와 명상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우주, 그리고 예술을 사랑합니다.
긴 시간을 내면의 집요한 투쟁 속에서 보냈고, 그 어떤 것도 풀리기는 커녕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후회와 자책 속에서 무력함에 빠져 뭉개는 시간들이 늘어났습니다.
어느 날 요가와 명상을 만났고, 어두운 수련실에 누워 사바아사나를 하던 그 순간, 그렇게 꿈꾸던 자유를 향해 한발 내딛게 되었습니다.
명상 수행자들은 해탈로 향하는 길 위를 아주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꾸준히 걸어 나가야 합니다. 저 역시도 새롭고 놀라운 경험과 ‘나’의 발견 속에서 매 순간 나아가는 중입니다.
내 안에서 외면하던 것들과 배척하던 것들을 용기내어 바라보고 끌어안고 있습니다.
그렇게 삶의 진실을 향해 꾸준히 한발씩, 느리지만 기꺼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3월 17일 일요일 아침9시 ~ 낮 12시
: 총 3시간 소요
: 최대 10명
(준비물 : 편안한 옷, 노트와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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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라고 합니다. 매년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마음 한 켠을 쓸쓸하게 했는데, 올 해는 안산의 10개의 공간과 함께 4.16을 기억하는 자리를 각자 마련하는 기획에 마을상점생활관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4월15일(월)에 생활북클럽을 하겠다고 주최측에 말씀은 드려놓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할지는 좀 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먹먹한 것만은 아닌 자리로 잘 고민해볼게요.
- 별일없이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맞이합니다. 여전히 목요일 하루 쉬어가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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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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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3. XX. 오전 x:xx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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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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