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rd
하늘이 참 이뻤던 좋았던 한 주,
백 스물 세 번째 생활관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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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간)정산
지난 한 주의 생활관 이야기를 짧게 모아 전합니다.
*전문은 맨 아래 블로그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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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
5월 31일 금요일
(오늘의 글은 투덜거림과 부정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전염성이 있으니 취약하신 분들은 건너띄기....)
또, 또 마음이 급하다. 아침 수련을 선택했다는 건 시간의 압박을 견디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 없다.(누구를 향해?!) 다행히 숲 도반이 태워줘서 밥을 후루룩 마시고, 맹물 샤워를 하고, 세탁기를 돌려놓고, 고양이들을 살피고, 물그릇까지 닦고 다시 채워주고 출근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걸 50분 안에 해결한 나 자신아 칭찬한다.......
6월 1일 토요일
아침에 생활관에서 조용히 일기를 쓸 계획이었다. 새로운 일기장에- 그러다 마주한 텃밭클럽 멤버들. 그렇다, 오늘은 텃밭러들이 오는 날인데 단지 시간을 모르고 있었을 뿐....그렇다.....
예전의 나였다면 나의 시간을 방해받은 기분이라 짜증이 났었을법도 한데 나는 그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정민 마이 변했네)
6월 2일 일요일
독박 운영 3일차에 접어든다. 오늘은 아침 7시에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선데이모닝 필사클럽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새벽 6시 20분부터 움직여 소소 산책을 짧게 마치고 전날 일부러 꺼두지 않은 따뜻한 커피 머신을 만지며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
6월 3일 월요일
생활관에 두 번째 인턴이 오는 첫날이다. 우 인턴이 작년 겨울에 왔었는데, 해가 바뀌고 볕이 뜨거워지는 계절이 되어 또다시 새 식구가 들어온 것이다. 나와 형진도 몰랐다. 이렇게 빨리 인턴이 생길 줄은.
6월 4일 화요일
원래대로라면 쉬었어야 했다. 쉬어야만 했고, 쉬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쉴 수 없다. 쉬지 못하는 구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생활관 2층의 철거부터 또 다시 나와 형진(정확히 말하면 형진 혼자)이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6년전 생활관을 준비할 때에도 거의 대부분을 직접 했다. 6년이 지났다고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통장의 잔고도 여전히 여유롭지 못했으니까.
6월 5일 수요일
아침에 수련을 하고 점심에는 미팅 일정이 있는, 오픈 전부터 빡빡한 일정이다. 그런데 갑자기 미팅이 또 잡혀서 요가복을 입고 미팅을 했고, 그 옷 그대로 마감까지 했다. 그런 하루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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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진
그냥 생활, 생각
생활관의 또 다른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6년 전 그때처럼 막연한 그림만 가지고 기존에 사용되던 공간을 하나하나 치워가면서 그 막연한 그림을 조금씩 선명하게 그려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여전히 막연하다. 생활관 건물 2층의 공간에서 매일매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무실로 쓰던 공간이라 보통의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천정을 하나하나 뜯어가면서 생활관 같은 노출 콘크리트 천정으로 만들까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를 생각한다. 아무래도 노출 콘크리트의 텅 빈 공간으로 시작을 할 것 같다. 6년전 그 때 처럼 불안함을 잊으려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6년 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걱정보다 기대가 컸다. 아무것도 모를 때가 가장 용감하다. 이제는 조금 안다. 그럴듯하게 공간을 꾸미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기대하는 무엇이 쉽게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을 6년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새로 꾸미는 공간은 '몸'에 대한 공간이다. 1층 생활관은 '정신'을 통한 관계였다면 2층은 '몸'을 통한 관계로 기획하고 있다. 정민이 심취해 있는 요가 그리고 아직은 낯선 현대무용/ 발레/ 연기/ 춤 등등 무엇이든 몸을 통한 관계를 만드는 공간이기를 바라고 있다. 아직은 막연해 어떻게 만들 것이라는 말을 내놓지 못한다.
'몸을 통한 관계를 만드는 공간이에요.'라고 말하면 '몸을 통한 관계요?' 좀 야릇한 미소를 건네기도 한다. 생활관도 앞으로 달라질 예정이다. 류인턴이 잠시 합류했듯, 몇몇 우리와 함께 할 분들을 모셔올 예정이다. 대부분 기존에 알고 있던,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하던 분들이라 손님과 공간운영자의 관계에서 서로 함께 일을 하는 관계로의 전환은 조금 걱정이 된다. (아직 함께 하기로 승락을 받은 것은 아니긴 하다. ) 그대로 두면 좋을 관계를 괜히 망치는 것 아닐까? 우리가 잘 운영할 수 있을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지금 달라져야 한다는 간절함에 조금씩 밀고 나아가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2층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레터에 담을 듯싶다. 더 나은 생활관이 될지 아니면 망해버릴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하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망하더라도 기록은 남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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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공간을 준비한다. 형진이 말했던 것처럼 망하더라도 기록은 남아야 하니,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사무실로 오랜시간 공간의 색을 입었던 곳, 가구들이 빠지고 텅 빈 곳에서 우리는 요가 워크숍도 기획했고, 생활장이라는 마켓도 열어봤다. 맨발로 공간을 누비기도 했고, 신발을 신고 공간을 이용해 보기도 했다. 무엇이라고 하고 싶은 공간이어서 덜컥 하겠다고 했고, 이제는 '이게 될까?' 라는 생각은 깊은 곳에 넣어두어야만 한다.
역시나 적은 예산으로 최소한의 것들로 최대의 효과를 누려볼 수 있길 기대하며 철거를 시작했다. 타일을 뜯어보니 시멘트 마감이 깔끔해서 노출로 해도 공간감도 생기고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다시 돈. 우리는 돈이 없으니 우선 몸빵을 하기로 하고 형진이 열심히 먼지를 마시며 일주일간 고생했다. 나는 휴무 없이 가게를 지키고, 형진도 휴무 없이 2층을 지켰다. 레터를 발송하기 전날인 목요일에도 우리는 각자가 해야 할 일을 했다.
내일은 사장실과 탕비실로 쓰였던 공간의 가벽을 철거하기 위해 철거 업체에게 견적을 받기로 했다. 원래의 계획이라면 이것 역시 우리가 하는 것이었지만, 돈으로 시간을 사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쓰는 쪽을 택했다. (견적을 받아 봐야 하겠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돈 쓰는 일, 머리 쓰는 일, 사람 만나는 일, 기획하는 일이다. 형진은 1층의 생활관은 본인의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내가 계속 이야기 하고 다녀서 그런지 그는 요즘 2층은 내 주도로 공간이 기획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닌다. 너무나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공간을 준비하면서 나 역시 성장하길 바라고, 우리와 함께 해주는 멤버들 역시 그들에게도 길이 열리는 문, 아니 문고리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 주 레터에는 조금 더 휑- 하게 비어있는 2층의 사진을 전하며 나는 어떤 글을 또 쓰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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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커뮤니티
좋은 대화와 다양한 관계를 위한 우리의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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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북클럽 ]
고전북클럽/ 새모임: 6월
6월의 도서 :
1st. 《 밤으로의 긴 여로 》 (유진 오닐)
2nd: 《 면도날 》 (서머싯 몸)
함께 고전을 탐구하고, 그것에 비추어 우리의 모습을 탐구하는 북클럽, [새들의 모임]의 6월 멤버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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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하단 것은 지루했습니다.
평범한 인생은 지루한 인생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재밌고 행복하고 특별하게 인생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평범함은 특별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지루하다 생각했던 평범함을 할 수 있는 최대한 길게 지속시키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하루의 절반 이상의 시간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땀과 시간을 바치고 있었었습니다.
또한 누군가에겐 평범함이란 너무나도 쉽게 주어지는 것이었으나,
어떤 이에겐 태어날 때 부터 영원히 허락되지 않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고싶거나 혹은 살고있나요?
내가 생각하는 평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평범하게 살 수 없다면 나는 삶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고전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삶의 방식을 비추어보고자 합니다."
from. Host 에밴
6월 모임 일정
6/8(토) 오후 3:00 ~ 5:00 , 《 밤으로의 긴 여로 》
6/22(토) 오후 3:00 ~ 5:00 , 《 면도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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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클럽 ]
생활철학클럽: 파일럿 (6월/2회)
지난 해 [생활질문워크숍]으로 진행했던 철학적 대화의 자리를 2024년에는 본격적인 철학클럽으로 진행을 합니다.
사회와 일상에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많은 사건과 생각들을 철학적인 관점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는 자리로 마련합니다.
6월은 약 4개월간 진행되는 [생활철학클럽]을 미리 맛 볼 수 있는 자리로
철학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개념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총 두 번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철학적 생활을 위한 커뮤니티, 생활철학클럽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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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세계관이 아니다.
만일 철학이 세계관이라면, 우리는 철학을 하나의 잘 구성된 지식의 체계로서 소유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2,500년의 철학사 안에서 철학은 여전히 그러한 소유를 비껴갑니다. 그것은 철학의 문장들이 본래적으로 지식의 체계를 목적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철학은 그렇게 세계관으로 혹은 지식체계로 묶어낼 수 없습니다.
철학은 철학함이며, 사유의 길이다.
20세기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철학을 ‘길(Weg, way)’이라 부르고, 자신의 철학을 ‘숲길(Holzweg)’에 비유합니다. 여기서의 숲길은 숲 가운데 그림 같이 펼쳐진 오솔길을 말하지 않습니다. Holzweg은 벌목(holzen)하며 만들어지는 길(Weg)을 말합니다. 그 길은 처음부터 있던 길이 아닙니다. 그 길은 숲에서 헤매고 더듬거리는 모습을 간직하는 길, 나무를 쳐내면서 비로소 드러내는 길입니다. 철학은 그와 같이 운동(움직임)의 과정에서만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무엇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철학에서 어떠한 세계관과 체계적인 지식을 기대하기 보다, 오히려 그 움직임에의 참여를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도는 스스로 그리고 함께 사유함 외의 무엇이 아닙니다. 그러한 사유함은 철학의 지식보다 본래적인 철학, 철학이란 이름보다 앞선 이름, ‘철학함’을 말합니다.
from. host 임정석 (철학)
6월 : 생활철학클럽 Pilot.
회차별 주제
6/10 : 철학클럽을 위한 기초놓기
6/17 : 순수 생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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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몰토크 인 안산 ]
[ SMALL TALK IN ANSAN ]
2024년 한 해 안산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이웃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들과의 스몰토크를 통해 지역 | 생활 그리고 영감을 얻기를 바라며 크지 않은 작은 자리를 지속적으로 기획하려고 합니다.
그에 더해 작게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잡담처럼 편하게 주고 받는 경험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준비합니다.
#2 AP coffee&Bakery 이일환
두번째 스몰토크는 종종 만나 대화는 나누어 봤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도 참 궁금한 (전)써니데이서비스 대표님이자 지금은 (현) AP 커피&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이일환 대표님입니다. 써니데이서비스 때 멀리서 본 그는 글을 쓰시는 분인가? 음악을 하셨던 분인가? 지적인 바이브에서 뿜어져 나오는 출처가 참 궁금했던 분이었습니다. 그가 진행하는 음감회를 들어며 이런 고퀄의 워크숍을 하는 분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러던 분이었습니다. 이후 종종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실적인 삶과 이상적인 삶을 오가는 모습에, 지적인 바이브 아래 깔린 현실적 고뇌를 발견하며 적지 않은 자극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와 함께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1세대 인디음악 씬에서 활동을 하다 기자로 PD로 생활을 했고, 우연히 정착하게 된 안산에서 음악과 공간을 페어링하는 운영자인 이일환 대표님과의 자리에 초대합니다.
일시: 2024. 6. 16 (일) 오후 7시
장소: 마을상점생활관
비용: 1만원
*AP의 대표 시그니쳐 베이글을 제공합니다. 함께 맛있는 베이글을 먹으면서 대화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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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 재단과 함께 북토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럿 단체와 함께 하는 것인데, 어떤 책과 저자와 만나는 자리로 마련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세월호 관련 분들과의 연결감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사항이 정리되면 소개할게요.
- 이번 주도 여전히 금/토/일 책사장 형진은 없이 운영이 됩니다. 주말 동안 정민과 류인턴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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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늦었지만) 6주년 축하드려요, 자주 가진 못해도 생활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도 있답니다. 새로운 해마다 축하 인사를 드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덧붙여서, 류인턴님도 환영합니다:)
24. 6. 3. 오후 11:51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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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고마워요. 올 해 유독 많은 분들께 축하를 받았던 것 같아요. 저희가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있다니 앞으로 더 열심히 잘 운영해볼게요. 류인턴도 잘 부탁드립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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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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