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8 Essay She said, 낭만이 밥 먹여주냐? 효율: 최소한 투입 (投入)으로주어진 또는 기대하는 산출을 얻는 것 투입과 비교된산출의 비율로 정해지면 그 비율의 값이 커질수록 효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주로 경영·산업·행정등의 분야에서 생산량의 증대, 질적 향상, 소요 시간의 단축, 노력의 감축, 만족도 및 사기 앙양 등의 목표와 관련된다. 그러나 너무 생산의 능률만을 강조하는 일은 집단이나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만족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배제할 수 없다. <출처 : 교육학용어사전 > 요즘 자주 효율성에대해 생각하게 된다. 일의 강도가 높아져 몸과 마음이 피로감에 휩싸이면 당연히 따라오는 걸과 값이다. 내가 하는 일은 효율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 최대한의 노력으로 최소한의 결과가 겨우겨우 나오니까. 꽃을 파는것도, 책을 파는 것도, 이 공간을 꾸려 나가는 것 모두비효율성의 집약체다. 그러면서 굉장히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 입으로 효율적으로 좀 살자고 떠들고 다닌다. 왜냐고? 내 삶의 대부분이 그렇지 못하니까 그렇게 해야만할 것 같아서 괜히 투정부리듯 포효하는 거지. 나는 어쩌다효율의 극대화를 외치며 또 그걸 비꼬는 사람이 되었을까? 아는 사람만 아는 “이렇게 하면 기분이 조크든요.”오렌지족(?) 인터뷰 영상이 갑자기 떠오른다. 나는그런 사람이다. 기분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람. 꽃집을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역시 그 마음에서부터 시작했다. 내 기분이 영 별로라서 뭐라도 해야겠는데, 그때 내가 꽃집 앞을 지나다가 뭐에 홀리듯이 들어가 꽃을 고르고 있었고, 그걸사서 들고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던 그 경험. ‘내 방 어디에둘까, 사진을 어떤 구도로 찍을까, 엄마한테도 주고 내일출근해 만나는 회사 동기한테도 줘야지’ 나의 기분을어둡게 만들었던 것들은 1~2만원의 돈으로 스르륵 사라져버렸다. 이렇게따지면, 어찌 보면 괜찮은 효율성 아닌가? 낭만을 돈 주고살 수 있고, 그 낭만으로 나의 수많은 날들 중 단 하루, 단몇 시간이라도 기분이 좋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아닌가? 우리 그렇게 퍽퍽하게 살아가고 있나? ( 생활관점레터 구독자 여러분, 제가 어버이날 시즌만 되면 조금 날카롭고 삐딱해집니다. 이해해 주세요. 왜냐고요? 어버이날에만 꽃을 사는 이 대한민국 꽃 문화가 너무 처절하게안쓰럽거든요. 그걸 어떻게 해서든 바꾸고 싶어서 생활화를 시작했는데, 이건 나 따위가 바꿀 수 없는 그런 것이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생활관을, 생활화를 운영하면서 효율보다 낭만을 따라 홀리듯이 걸어오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기분이 좋다. 그들이 책을 고르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꽃을 바라보는 눈빛을 마주하고, 손에 꼭 쥔 꽃을 들고 이리저리돌려가며 사진을 찍고, 입꼬리가 올라간 그 얼굴을 보고 있으면 효율성 따위는 기분의 어떤 카테고리로도 진입 불가다. 나는 오늘도나의 낭만을 찾아 집 밖을 나설 것이다. 그 낭만이 내 위장과 통장을 채워주진 못할지라도 ,내게 “기분 좋음”을 가져다줄 거라 믿으며. 낭만이 가져다준 기쁨과웃음을 차곡차곡 복리로 불려놓을 것이다. 낭만이 밥 먹여주냐고 ? 당연하지. 복리로 불려 놓은 튼튼한 내 감정들이 나를 바로 세우고, 그 힘으로 하루를 살아내고 그래서 돈을 벌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니까. He said, 좋은 책방2 동네책방으로 분류되는 곳들 중 책을 많이 파는 곳은 어떤 곳일까? 경주의 ‘어서어서’라는 책방은 품절이라는 좀처럼 보기 힘든 사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알게된 책방인데 그 이유는 책방 자체의 능력이라기보다는 경주라는 관광지에 다시 붐이 찾아왔고, 그 붐을 온몸으로 은혜받은 황리단길이란 지역적 위치 덕분이었던 듯싶다. ('어서어서'가 황리단길을 이끈것은 아닌 듯 싶다.) ‘책봉지’라는 약간의 (분별력을 만드는) 마케팅 요소를 넣긴 했지만 그렇더라도 어서어서가 관광지가 아니고 유동 인구가 적은 평범한 장소에서 책봉지를 만들어 담아줬다한들 품절은 고사하고 책방 유지를 고민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결국 교보문고의 위치적 특성과 닮아있는 지도. 다른 곳은? '스토리지북앤필름'이나 '땡스북스', '유어마인드', '인덱스' 같은 곳이 있다. 모두 해방촌, 홍대, 성수 같은 경주 못지않은 (어쩌면 오히려 더 큰) 번화가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권 이외 동네책방이 가장 많다는 제주도. 그 곳에서 살아 남고 있는 곳은 그와 다르지 않다. 일상이 아닌 특별함을 찾아서 오는 사람들의 도시. 특별한 순간이나 돼야 책을 살 마음이 든다는 말일까? ‘북바이북’이라는 책방은 관광지보다는 상암이라는, 미디어시티라는 장소적 특이성이 있었다. 책꼬리, 책맥, 강연과 문화 공연같은 것이 그 장소적 특이성에 미생물이 풍부한 거름 같은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초창기에는 지역적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이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광화문의 하나은행 건물로 이전해 지역적 색은 빠지고 오로지 직장인을 위한 책방으로 좀 더 수익적인, 영악한 책방으로 변했다. 그 때문에 수익적인 면은 더 좋아졌을수 있겠지만 예전만큼 관심은 받지 못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 외로도 몇 해전 부터 관심을 받은 ‘아크앤북'이라는 서점도 있는데 이 곳은 책방을 부동산 관점으로 해석한 느낌이다. 코엑스 같은 거대 쇼핑센터에 영화관과 서점이 반드시 있는 것 같은 관점이다. 사실 이 곳도 ‘어서어서'처럼 오픈 얼마만에 책 판매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뉴스로 접한 곳인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뉴스로 가장한 꽤나 과장된 홍보전단지를 본 것이라 의심하고있다. 아무튼, 결국 특별한 순간을 위한 장소가 되어야 그나마 책을 팔 수 있는 것일까 일상이 두텁게 스며들어 있는 장소는 그저 겉보기 좋은 장소가 될 뿐일까? 일상이 두텁게 (혹은 지루하게) 스며들어 있는 장소는 수익 좋은 책방, 서점은 만들어 질 수 없는 것 일까? 흔히 책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문학을 좋아한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책에서 단연 주류는 (문제집을 빼면) 소설이다. 생활관에 자주 오는 손님 중에도 책장을 두리번 거리다 “혹시 소설은 없어요?”라고 묻는 분이 간혹있다. 물어보면 자신은 소설책만 가끔 읽는 다고 한다. 생활관에는 소설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물다. ‘실제 삶이 담긴 책’을 큐레이션 해보자라는 첫 출발선이 아직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고, 나의 개인적인 관심사의 반영이기도 하다. 소설을 좋아하는데 인터뷰집이나, 사회학적인 책이나 에세이는 왜 읽지 않을까? ‘어? 난 다 읽는 데 ‘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대체로 책의 여러 분야 중에서 소설의 판매가 높기도 하고 높지 않은 시절에도 유지되는 고정 지지층이 존재한다. 특히 오래된 독자 중에 소설부분의 독자가 많은 듯 보인다. 소설을 읽는 사람은 왜 다른 책까지 넘어가지 않을까? 그럼 반대로 나 처럼 소설보다 인문사회분야의 책을 주로 보는 사람은 왜 소설을 잘 읽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면 ‘책’이라는 것은 모양(형식)만 같을 뿐 저자의 수 만큼 내용은 다양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난 다고 하더라도 모두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기는 힘들다. (결 정도는 비슷하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책이란 것이 콘텐츠라기 보다는 어떤 콘텐츠라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에 가깝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대체로) 같은 형식으로 담을 수 있는 ‘무엇'이기에 ‘나는 책을 좋아하다'라는 말은 ‘나는 글자로 된 형식을 좋아한다'라는 말일지 모른다. 그 형식을 좋아한다더라도 그 형식안에 담겨 있는 것이 무수히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가 생각하는 책이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나는 책을 좋아한다'라는 말은 ‘다양한 콘텐츠를 글로 담은 것을 좋아한다.’라는 의미로 써야 할 지 모르겠다. '무엇이든 편견없이 호기심이 가득 담아 읽을 수 있다'라는 의미로 써야 할 지 모르겠다. → 다음주로 이어집니다. 화병꽂이 no.18 매주 생활화에서는 집에서 꽂기 좋은 적은 양의 꽃으로 화병꽂이 한 작업물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낭만은 이 꽃 사진으로 하겠습니다. 함께 낭만을 찾아요 생활책 “ 노동은 더 이상 노동자가 느낄 수 있는 가치의 창조가 아니라, 주로 사회적 관계인 직업을 의미한다. 무직은 자신과 이웃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자유라기보다는 슬픈 게으름이 되었다. - 시장 의존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만족을 얻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나 그 노력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이 아니라 노동력을 자본과 결합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하여 얻는 만족이 아니라 생산을 지휘하는 사회관계에서 얻는 직장과 배경, 직책과 승진 등의 지위가 되었다. “ p.101 ⠀ “ 우리 사회의 대안은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가가 끼워 넣는 필요에 부딪힐 때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부정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p.104 아버지는 몸이 조금 안 좋아져도, 그 조금보다 더 안 좋아져도 결코 병원에 가시지 않는다. 이유는 ‘의사들은 돈만 밝히는 장사꾼들’이라는 것이다. ⠀ 며칠만 쉬어도 낫을 만한 것도 이 검사 저 검사로 돈을 받고 이 약 저 약을 처방을 한다는 불신에 기반을 하고 있다. 이런 얘기에 어머니는 “저 양반은 왜 저렇게 부정적이야”라고 못마땅해 하신다. 얼마 전에 갑자기 왼쪽이 마비 증상을 느끼시고 그때야 병원을 다녀오셨지만 그 의사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으신 듯하다. ⠀ 어머니의 말처럼 아버지는 부정적인 사고를 하고 계신 걸까? 불신하고 있는 신 건 맞지만 그것은 부정적보다는 비판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옳은 것 같아 보였다. 비판이 커져 불신이 되고, 그것이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 1978년, 급진적 사상가로 알려진 이반 일리치가 쓴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는 어머니가 읽었다면 ‘뭐 저렇게 부정적인 사람이 있어!’라고 할 만한 내용이다. ⠀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라고 제목이 쓰여있지만 실제 원제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들까? ⠀ 쓸모, 즉 유용함에 대한 정의에 대해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다. 나의 쓸모는 내가 아닌 사회에서 정의된 직업 리스트에서 찾아야 하는 세상이다. 그 직업 리스트의 상위권과 하위권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나의 쓸모는 결정된다. 그 리스트에 없는 노동은 ‘쓸모없음’ 즉 ‘상품성이 없다.’로 이어진다. ⠀ 경력단절,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워킹맘의 현실에서 꼭 나오는 단어다.⠀ 분명 이런 세태에 대해서, 남/여로 구분되어 한쪽에 치우치는 불합리에 대해서는 못마땅하지만 문득 이 ‘경력이 단절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 이 경력은 개인의 전문성에 대한 것일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갈증을 얘기하는 것일까? ⠀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아 고용이 되어야 하는 능력에 대한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음’이라기보다 ‘하고 싶은 고용이 될 수 없음’을 뜻한다. 나의 경력은, 나의 노동은 결국 누군가에게 고용이 되지 않는다면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 바탕이 깔려있다. 이것은 당연한, 자연스러운 걸까? 나의 쓸모와 유용함은 누군가에게 고용이 되어야 하고, 그 고용 내에서도 직책과 승진으로 평가받는 것이 당연한 걸까? 이반 일리치는 이 얘기를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로 풀어낸다. 사실 ‘전문성’ 혹은 ‘전문가’에 대한 본성과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 내용은 넷플릭스에서 나온 ‘결혼이야기’에서 잠시나마 맛볼 수 있다. ⠀ 그는 말년에 한쪽 뺨에 생긴 혹으로 고통을 받았지만 나의 아버지처럼 현대식 의료진단과 치료를 거부했다고 한다. 결국 92년 암 진단을 받았지만 여전히 병원은 가지 않았다. 2002년에 사망한 것을 보면 진단 후 10년간 지낸 것인데, 병원을 갔었다면 더 오래 살았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 예전에 읽은 <피로사회>보다는 읽기 수월했고, 이 문장은 무슨 뜻이지 갸우뚱할 때면 바로 뒤에 친절하게 ‘예를 들어보자’라며 말을 건넨다. 나의 쓸모를 찾고자 하는 분들과 스스로 배우기 보다 반드시 전문가를 찾는 분들이 꼭 한번 읽었으면 한다. 생활소식 마을상점생활관의 소식을 전합니다. [ 에세이스트의 북클럽 ] 일시: 2022.5.14 / 5.28 | 토요일 오전 10시 | 격주 | 총 2회 Host: 한수희 작가 지정도서: <여자 없는 남자들><어른 없는 사회> * <여자 없는 남자들> 도서 제공 인원: 최대 10명 생활북클럽 (classic): 이방인 일시: 2022.5.18 | 수요일 저녁 8시 | 총 1회 Host: 책사장 형진c 지정도서: 알베르 카뮈 <이방인> 인원: 최대 6명 함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생활관점 보드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레터에 대한 의견을 전해주세요. 익명이니 자유롭게 써주세요. 다른 글에 댓글로 의견도 남길 수 있어요. 👇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