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9 Essay He said, 좋은 책방3 책은 왜 읽을까? 나에게 책이란 것은 다양한 삶을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고, 모르던 세계를 간접 경험해보는 수단이다. 그래서 인터뷰집을 주로 읽고 에세이를 포함한 개개인이 쓴 삶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모르던 세계를 알고자 하는 지적 허영심을 품고 있으니 인문, 사회, 과학도 좋아한다. 소설을 덜 읽는 이유는 흥미를 위한 장치들로 인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너무 에둘러 쓰여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장치가 말하고자 하는 바일지도 모르겠지만) 감정을 느끼는 것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관점을 알고 싶어 하는 나에게는 조금 길게 느껴진다. 아마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나와 같은 관점보다는 어떤 감정을, 어떤 스토리를 접하고 즐기는지가 중요한 관점 아닐까 생각한다. 즐길거리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것인가 문자로 볼 것인가 차이지 않을까 싶다. 영상으로 편하게 볼 수 있음에도 글로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상상의 확장으로만 생각했다. 대체로 그렇게 얘기를 하기도 하고, 고정된 이미지를 전하는 영상보다는 글로만 전하는 것이 상상의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뇌를 스스로 굴릴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 점 말고도 다른 점을 발견했다. ‘고요함'. 머리를 비우듯, 명상을 하듯 멍하니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란한 무언가에 현혹되는 것도 아닌 그 ‘고요한 인풋’은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서만 느껴지는 듯했다. 최근 북클럽 준비 때문에 소설을 읽고 있는데 그 ‘고요한 인풋'을 느끼고 있다. 아무튼, 이런 행위를 만드는 책이란 것을 파는 좋은 책방은 도대체 어떤 걸까? 어떤 사람을 모을 수 있을까? 그 어떤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것도 일단 주위에서 모아야 하는 오프라인 지역 책방에게는 긁어모아서 얼마나 될지, 그리고 그 긁어모은 사람들이 즐거운 소비를 할 수 있을지가 기대와 수익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모을 것인지, 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잔뜩 가득 책이 쌓여있는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에 비해 나을 수 없다. 잠깐 호기심만 머물다 흩어질 뿐이다. 다양성의 관점으로 고객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유지를 해야 하는 작은 책방 입장에서는 좋은 책방, 서점이 아닐 수 있다. 그것이 언제나 문제다. 기다렸다는 듯 다가오게 만드는 책방. 우리가 이웃하고 싶은 그 ‘어떤' 사람들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이것이 명확하고 어느 정도 파이가 형성되어있고, 그 파이 속 사람들이 즐거운 소비를 할 수 있고, 그들의 즐거움이 은은하더라도 퍼져나가야 비로소 어느 정도의 기대가 있는, 수익이 있는 책방이 될 수 있다. 매년 그들이 리셋되는 듯 한 기분이 드는 마을상점생활관은 좋은 책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내에는 그리 많지 않은 듯싶은데,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을 보면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마블 같은 판타지에 열광을 하는 흔히 너드 혹은 오타쿠 정도로 취급되는 사람들이 책 하나 피규어 하나에 열광을 하는 책방(만화가게)이 나온다. 모두를 만족시킬 생각은 애당초 없고, 열광하는 그들만을 위한 장소다. 판매자는 그 너드의 최선봉에 있는 듯 모르는 것이 없다. 드라마 상이라 자세히 볼 수는 없지만 판매자인 주인은 그 물건들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면 눈이 반짝반짝거릴 듯하다. 그런 곳이 좋은 공간, 책방일까? 하나의 장르를 너무나 좋아하는 손님이 방문을 해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 가득하고, 운영자에게 물어보니 그 운영자는 눈이 반짝반짝 거리며 작가와 세계관에 대해서 자동 재생되는 그런 공간. 문제는 그들을 긁어모으면 몇이나 될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문을 열어야 하고, 그 매일매일 문을 열었을 때 운영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익이 생겨야 하는데 그 매일매일 그들이 올 수 있을지 온다고 하더라도 운영비와 생활비를 충족시켜줄 만큼 소비를 해줄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나마 모집단이 많은 서울 중심가에 조금이라도 다양한 시도의 공간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그 많은 상점, 공간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책방, 아직은 모르겠다. 본인은 잘 읽지도 않는 소설을 파는 사장이 운영하는 소설 전문점은 별로인 것만은 확실할 듯싶다. 그래서 우리는 소설 전문서점은 되지 못 한다. 다양한 관심사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궁금해하고 어느 정도의 지적 허영심을 유쾌하게 들어내며 이해되지 않는 것에 “제 생각에는”이라며 주저 없이 말하면서도 현란한 것뿐 아니라 고요한 시간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그 어떤 분들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찾아 헤매고 있다. She said, 어떤 게 멋진건데요? 동종업계 종사자(이하 동료라고 쓰겠다)를 만나 서로 짊어지고 있던 응어리들을 50L 쓰레기봉투를 "호있짜!" 하고 들어 올려 갖다 버리듯 배설하다가 역으로 받았던 질문 하나. “정민 씨가 말하는‘멋진 플로리스트’ 가 정확히 어떤 거예요? 궁금해요.” 이런. 할 말을 잃었다.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멋있는 사람, 멋진 사람 타령만 했지 구체적으로 내가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뚜렷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껍데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하등하게 취급했던 나 자신이 결국에는 그 열광을 막연하게 시샘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생각이 대화를 하는 내내,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글을쓰는 지금도 나를 괴롭혔고 괴롭히고 있다. 어떤 사람이 멋진 사람일까? 어떤 플로리스트가 멋질까? 언제든 웃으며 할 말다 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때론 말을 하지 않아야 할 때를 잘 아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태도와 마음은 그렇다. 또 겉으로 보이는 외적인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잘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멋지다고 느낀다. 지금의 나는 몸 관리는 아예 짊어지고 있던 응어리들과 함께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야식을 생활화하고 있고, 운동은 나의 소소와 산책하는 게 전부인걸. 몸뚱어리가 이리도 비루하니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아웃핏도 따라갈 리 없다. 일상을 좀 더 풍요롭게 하자고 외치면서 정작 나는 몸에 지방들만 풍요롭게 하고 있다. 깨끗하게 다려진 셔츠와 면바지 차림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잘 정돈된 옷을 입고 온화하게 웃으며 꽃을 만지는 플로리스트.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언뜻 보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꽃 일이라는 게 물 위에 떠 있는백조의 발 같다고나 할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서 손가락의 지문 사이사이에는 컨디셔닝으로인해 초록색 물이 들기 일쑤고, 가시에 찔리거나 ( 마음이급할 땐 ) 가위로 꽃의 줄기 대신 손가락을 자르는 일도 부지기수다. 꽃을들고 작업하는 쪽의 손목은 늘 시큰거리고 소.도매의 구분이 없어진 화훼업계 때문에 마음도 시큰거린다. 내 브랜드를 자기들이 선택했으면서, 내가 을이 되는 상황도 언제나당황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멋진 플로리스트란 어떤 걸까? (누가나 꽃일 하라고 등 떠밀지 않았음 주의. 내가 하고 싶어 한 일임을 잊지 말자.) 레터의 글을 보내는목요일, 생활관이 일주일에 한번 쉬어가는 목요일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생겼다. 내가 답을 구하는 날, 그때까지 레터를 쓰고 있다면 꼭 그 답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화병꽂이 no.19 매주 생활화에서는 집에서 꽂기 좋은 적은 양의 꽃으로 화병꽂이 한 작업물을 공유합니다만,,,,, 어버이날예쁘게 꽂힌 꽃들을 또 한 번 공유해봐요. ( 예쁜건 같이 봐요, 우리 ) 깊이가 있는 화기에 높고 풍성하게 꽂은 카네이션은 지난 주의 소박한 카네이션과는 또 다른 매력이있죠. 활짝 핀 카네이션이 때론 작약보다 예쁘게 보이기도 해요. 생활관점 레터 구독자들도 카네이션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세요. 생활책 2022년 독서아카데미 지원사업 "올 해는 다양한 북클럽을 하자, 북클럽 맛집이 되자"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마을상점생활관을 가득메운 '북토크'도 살짝 그립기도 했는데요. 그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큰 도서관이나 문화재단 같은 곳이나 신청을 하는, 꽤 많은 저자를 섭외해야하는 독서아카데미 사업이란 것을 신청을 해두었습니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런데 선정 발표가 밀리고 밀리더니 선정목록 제일 위에 (마을상점)생활관이!! 이제 6월부터 10월까지 총 15번의 저자와의 만남 그러니까 북토크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두둥! 거의 매월 2-3번의 북토크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데요. 기획안을 제출했을 때의 '섭외목록'이 있긴 하지만, 모든 저자 분들과 협의된 것은 아닌지라 우리 관점레터 구독자들은 어떤 작가와 만나보고 싶은지 궁금해요. 알려주시면 제일 우선적으로 섭외를 해보려고 해요. : ) 작가가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만나보고 싶은 분을 알려주세요. 잘 주선해볼게요. (BTS이런 건 안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익명게시판에 남겨주세요. 생활소식 마을상점생활관의 소식을 전합니다. 생활북클럽 (classic): 이방인 고전을 함께 읽어보는 북클럽입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어보고 도대체 1942년에 나온 책이 왜 아직도 유명한거야? 를 함께 고민해봅니다. 대화를 위한 북클럽입니다. : ) 일시: 2022.5.18 | 수요일 저녁 8시 | 총 1회 Host: 책사장 형진c 지정도서: 알베르 카뮈 <이방인> 인원: 최대 6명 함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생활관점 보드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레터에 대한 의견을 전해주세요. 익명이니 자유롭게 써주세요. 다른 글에 댓글로 의견도 남길 수 있어요. 👇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