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1 생활소식 마을상점생활관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 생활북클럽 Classic ] :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생활북클럽, 고전 두번째 :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 20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작품, <노인과 바다>를 읽고 대화를 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명료하고 사실적인 문장과 섬세한 시적인 표현이 탁월하다는데, 직접 읽어보고 함께 우리끼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감상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왜 고전, 고전하는지 알게 되는 생활북클럽, 클래식입니다. 일시: 2022.6.1 | 수요일 저녁 8시 | 총 1회 Host: 책사장 형진c 인원: 최대 6명 [ 생활북클럽 w.Writer ] 6월 카피라이터의 북클럽: 편성준 작가 얼마전 그의 에세이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가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과 함께, 배우 윤계상과 배우 정려원이 이들 부부의 역할로 확정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꽤나 핫해진 편성준 작가가 6월의 생활북클럽을 진행합니다. " 에세이가 드라마로 발전하는 경우는 적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배경 이야기 (감독과 작가 이야기)도 해드리고 싶습니다. " from. 편성준. 북클럽이지만 첫 도서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로 진행되어 북토크와 제작 뒷 이야기까지 다채롭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6월의 북클럽 입니다. 총 두 번의 자리를 이어 마련합니다. 일시 (총 2회) 1회: 6.12 일요일 저녁 7시 | 2회: 6.26 일요일 저녁 7시 Host: 편성준 작가 지정도서 : 1회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편성준 지음)(6.12) : 2회 <작별인사>(김영하 지음) (6.26) ![]() [ 생활북토크 ] #티징 대화보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북토크를 준비합니다. 한 해 우리가 들어볼 이야기의 주제는 [ 일+생활: 내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법] 입니다. 다양한 저자의 '일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 더 나은 세상과의 관계를 찾기 바라며 준비합니다. 그 첫번째 작가님은 <무과수의 기록>, <집다운 집>, <안녕한, 가>를 펴낸 무과수 (撫果樹) 작가입니다. 곧 자세하게 소개할게요. : ) 생활花 당신의 일상에 꽃이 생활화 되기를 바랍니다. 화병꽂이 no.21 크림 레몬빛 스토크와 공작초를 시장에서 보자마자 이렇게 꽂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은 화병에, 적은 꽃으로 귀엽게! 적은 꽃으로도 충분히 공간에 사랑스러움을 불어넣을 수 있어요. 제가, 꾸준히 보여드릴게요. 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6월 마을상점생활관에서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눌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 편성준 지음 | 몽스북 펴냄 | 2020 ) 타인의 기준에 맞춰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의 포기와 타협을 의미한다. 합리적으로 살 것인가, 실제로 어리석고 무모한 선택일지라도 마음 가는대로의 모험을 택할 것인가.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살며 남을 위한 글을 써오던 편성준 저자는 어느날 돌연 회사에 사표를 쓴다. 다니던 광고 프로덕션에서 자존감이 심하게 상하는 일을 겪고는 '이제는 회사를 그만 둘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것이다. 갚아야 할 빚과 고정 생활비를 생각하면 참고 꾸역꾸역 다니는 게 옳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저자가 꿈꾸는 삶이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카피라이터로서의 경력을 접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살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우연처럼 비슷한 시기에 출판사를 다니던 그의 아내 역시 회사를 그만 두었다. 대형 출판사를 그만둔 뒤 직접 출판 기획을 준비하던 중이어서 아내도 별다른 수입이 없는 상황이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는 부부의 퇴사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긴긴 인생을 즐겁게, '쉬지 않고 노는 것'에 관한 글이다. 저자는 '쉰다는 것과 논다는 것은 다른 얘기'라고 말한다. 그동안은 남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는 마음이다. 배우 윤계상과 정려원 주연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안녕한, 가 ( 무과수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021 ) 부제: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전하는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의 기록 이따금 허해지는 마음을 채워준 집의 위로 - 도시생활자 무과수의 일상 기록 집 안 혹은 집 밖의 풍경을 기록하고 일상에 영감을 주는 콘텐츠로 대중에게 ‘집의 위로’를 선사하는 에디터 무과수의 에세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생활의 면면을 포착해 만든 《안녕한, 가》는 사계절 플레이리스트처럼 여름, 가을, 겨울, 봄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소박하지만 단단한 생활력이 느껴지는 글과 사진을 통해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뜻밖의 위안을 전한다. 이상과 일상을 분리하지 않고 매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성실하게 쌓아 올린 ‘하루’의 힘을 믿는 그의 기록은 도시 생활자를 위한 진정한 ‘일상의 기술’이다. Essay He said, 몸을 부림 얼마 전에 혼자 쉬어가는 날, 집안을 온통 뒤집었다.
우리가 사는 집은 똑같은 크기의 작은 방이 두 개, 큰 방이 한 개 그리고 거실과 주방이 이어져 있는 구조다. 작은 방 하나는 옷방, 다른 하나는 침실이다. 그 두 방은 대체로 큰 변화 없이 그 역할을 지키고 있다. 언제나 집안 구조를 변경할 때 크게 달라지는 곳은 큰 방인 안방과 거실이다. 처음 우리가 함께 살기 시작했을 때, 신혼집을 꾸미기 시작했을 때 침실은 가장 작은 방을 선호했다. 잠을 자는 방은 아늑하고 아무런 군더더기 없이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으면 했다. 처음에는 TV도없었는데 침대에 누워 영화를 보다가 잠들던 기분을 느끼고자 잠시 tv를 설치했다가 지금은 다시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옷방은 아마도 붙박이장이 없었다면 이리저리 옮기며 여러 구조를 시험해봤을 텐데, 붙박이장을 옮기려면 업체에 의뢰해 몇 십만 원의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아예 뭔가 새로운 시도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거실에는 대형 테이블(지금 생활관에 있는 빅테이블)과 책장이 놓여있어 큰 서재처럼 꾸몄고, 가장 큰 방을 거실처럼, TV와 소파를 뒀다. 이후 거실과 큰 방은 그 역할을 몇 번이나 뒤바꿨다. 특히 생활관을 오픈하면서 우리의 가장 큰 서재가 생겨 더 이상 큰 테이블과 책장이 있는 서재가 필요 없어졌다. 가장 최근의 구조는 큰 방은 내 개인 서재로, 거실은 여느 집과 다름없이 TV와 소파 그리고 소담이의 캣타워와 화장실로 채워졌다. 얼마 전에 그 구조를 다시 뒤엎었다. 창문이 없는 큰 방에 덩그러니 책상이 있는 것 때문인지 좀처럼 책상에 앉아 있지를 못했다. 대체로 노트북을 들고 소파에 반쯤 누워 작업을 했다. 당근마켓에서 어느 변호사 사무실에서 쓰던 책상을 무료나눔 받으면서 커다란 (어느 사장실에 있을 법한) 책상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앞으로 그 책상에 앉아 집중해서 여러 작업을 할 마음에 모니터까지 마련했지만 좀 처럼 그 자리에 앉지 못했다. 그 핑계로 다시 구조를 변경했다. 큰 방에 있던 책상을 거실로 내놓고, 거실에 있던 TV와 소파를 책상이 있던 자리로 옮겼다. 큰 방 안쪽에 작은 거실이 생겼다. 그리고 거실은 나의 (사장님) 책상과 정민s의 작은 책상이 양쪽 벽에 놓이게 됐다 아마 누군가 이 집에 들어온다면 사장님 책상과 비서 책상처럼 보일만한 그런 모습이다. 이후 정민s는 책상에 앉아 있는 나를 볼 때마다 ‘사장님 결제 좀'이라며 농담하고 지나간다. 너무 과한 책상인가 싶기도 하다. 생활관에 자주 오는 손님은 알겠지만 우리는 생활관의 구조를 자주 변경한다. 언젠가 거의 초창기부터 오는 한 손님이 “ 궁금해서 그러는데 공간 구조를 변경하는 것도 오픈했을 때부터 생각하신 거예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얼마에 한 번씩 공간 구조를 바꾸자 서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구조를 옮겼다. 대부분은 북토크나 공연 같은 행사를 할 때마다 옮겼지만 그뿐 아니라 계절이 바뀌거나 새로운 가구가 들어올 때마다 옮겼다. 아무런 이유 없이 옮기기도 했다. “귀찮지 않아요?”라고 묻는 손님도 있었다. 귀찮은 것보다 더 힘든 건 지루한 것이다. 생활관의 구조를 옮기는 것이나 집안의 구조를 옮기는 것은 아마도 이 ‘지루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매일 같은 하루를 작은 반경에서 살아간다. 분명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어떻게 저렇게 살지? 어떻게 저렇게 반복되게 살지?’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 과거를 지나 지금의 반복된 생활을 찾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끝없을 듯한 넓은 세상을 찾아 다녔다. 그 때문에 지금의 작은 세상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4년 차다. 예전의 그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넓은 세계는 궁금하지 않다. 지금의 작은 세계의 밀도를 좀 더 잘 만들고 싶다. 그럼에도 가끔 지루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면 몸부림을 치게된다. 생활관을 아무 이유 없이 옮길 때면, 얼마 전처럼 집안 구조를 몽땅 옮기느라 하루를 보낼 때면 나도 모르는 지루함이 채워 졌구나 생각하게 된다. 함께 쉬어가는 목요일에는 생활관의 주방을 손보기로 했다. 딱 그것까지만. 그 정도까지만 하면 지루함이 비워질 듯싶다. 지루함을 비우고나면 생활의 밀도를 채워줄 호기심이 가득해지기를 바래본다. She said, 딸깍 참외를 먹었다. 올해 첫 참외는 4월 말에 방문했던 동료 플로리스트의 새로운 공간에서
후식으로 만났었고, 오늘이 두 번째다. 아삭한 참외도 좋아하고, 멜론과 비슷한 식감의 참외도 좋아한다. 길고 뚱뚱한 게 마치 나의
가족 소담이 같아 더욱 좋아진 참외.
나는 과일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엔 엄마가 남대문시장에서 늘 과일을 푸짐하게 사와 내가 원할 때도,
원하지 않을 때에도 예쁘게 담에 주셨다. 독립을 하고, 공동
경제 체제에 들어선 뒤로 나는 과일을 예전처럼 잘 먹지 않게 되었다. 나의 휴먼 파트너는 과일을 즐겨
먹지 않는다. 그리고, 나 역시 엄마가 혹은 누군가 깎아주는
과일을 먹는 것에 익숙해서 껍질을 칼로 벗겨내야 하는 맛 좋은 제철 과일들을 멀리했다. 마지막으로 과일을
잘 먹지 않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눈치 보지 않을 용기(까지;;;;)’가
없어서였다.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했던 사람이 화수분 같은 돈 줄이 끊기고(=퇴사) 모든 수입과
지출을 함께 오픈 및 관리해야 하는 상황(=결혼 및 동업)에
놓이면 이 ‘눈치’ 버튼이 눌린다. 이 버튼이 눌리면 함께 먹는 것,
함께 쓰는 것 이외의 모든 지출은 신경 쓰인다. 상대방은 눈치를 실제로 주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내가 일방적으로 보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과일을
사 먹을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경제생활 공동체 멤버 중 하나(유일무이)가 과일에 흥미가 없을 뿐.
그래서 나는 종종 프리랜서로
외부 작업을 마친 뒤 개인 정산이 되는 날이면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것들을 양손에 잔뜩 사 들고 오기도 하고, 몇
달째 위시리스트에 자리 잡고 있던 예쁜 쓰레기들을 사기도 하고, 평소에 후원하고 싶었던 단체들에 후원도
한다. 네발 달린 가족들의 예쁜 쓰레기 역시 이때 종종 구입한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 묻는다면 나의 소비를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동의를 구하는 행위가 싫기 때문이다. (아니, 그렇잖아. 내가 내 돈 벌어서 내가 사고 싶은 것 사겠다는 데, 왜 허락을 받아?? 근데, 동업은
그게 아니니까. 가족은 또 그렇게 칼로 야채 썰듯 싹! 하고
자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 행위가 왜 싫으냐? 부하
직원이 지출 증빙하는 것도 아니고, 팀원들 회식한다고 부장한테 법카 달라고 굽신거려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걸 하나하나 다 말하고 상대의 대답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게 싫은 것이다.(나는 통제광인가?)
집에 과일이 떨어지는
걸 절대로 용납하지 않던 엄마에게 가끔 푸념을 한다.
“엄마, 이게 그렇다? 내가 돈 버는 거 아니고, 같이 장사하니까 돈도 막 내 마음대로 못쓰겠더라. 그래서 나 과일도
잘 못 사 먹어. 최형진이 못 사 먹게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걔가 잘 안 먹으니까 내가 신나서 먹기가 좀 눈치 보이더라고.”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다.
“거봐, 정민아. 엄마가 뭐랬어. 여자고
남자고 자기 일이 있어야 해. 부부가 둘이 같이 장사를 왜 하니 왜.
둘 다 멀쩡한 회사를 왜 그만둬서 그 좋아하는 과일도 하나 제대로 못 사 먹어. 엄마 말
들었어야지.”
아차차. 말려들었다. 엄마의 ‘거봐 늪’으로. 늪에서 빠져나와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엄마의 말이 완벽히 맞는다고. 나도 자주 그 생각을 하니까. 체리를 눈앞에 두고 그냥 지나칠 때, 딸기향이 진동하는 계절이 왔을 때, 길에 깔린 참외에 파리들이 앉아
있을 때, 각종 복숭아들이 어여쁘게 바구니에 담겨 있는 걸 볼 때마다 생각한다.
아니, 생각했었다.
생각을 바꿨다. 나에게 소중한걸,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걸 계속할 거라고. 나는 여름이 되면 참외와 복숭아를 마음껏 먹기로 결심했다. 올겨울에는
크고 달콤한 딸기도 먹을 것이다. 며칠 전에는 오랫동안 위시리스트에 담겨 있었던 파타고니아 모자도 구입했다. 유일한 휴먼 공동체 멤버에게 허락이나 사전 알림 없이 나 혼자 선택하고 결정했다. 그동안 계속 켜져 있던 눈치 버튼(얘는 방전도 안되냐)을 스스로 꺼버렸다. 정말로 ‘딸깍’하고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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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