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h 생활소식 마을상점생활관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 독서아카데미 #3 ] 황선우 & 김하나 여행이야기를 핑계로 두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이후 함께 쓴 신간 < 퀸즐랜드 자매로드: 여자둘이 여행하고 있습니다.>를 핑계로 두 작가님을 함께 모시고 그들의 여행과 일 그리고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안산 첫 북토크" 섭외를 위해서 연락을 하는 중에 '안산은 북토크로 방문한 적이 없는 지역이라 안산의 독자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라며 이 자리가 그들의 안산 첫 북토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한 번 마을상점생활관에 모시고 싶었던 작가님이었는데 이렇게 첫번째로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뿌듯한 마음으로 마련합니다. 일시: 2022.7.23 | 토요일 저녁 7시 | 총 1회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독서아카데미 #2 ] <우리가 서로를> 이병률 & 낯선사람들 드디어 이번주 토요일, 이병률 작가와 함께 아이슬란드를 다녀온 낯선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드디어!!! 여행과 일상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마련될 것 같습니다. 강의형식보다는 오붓하게 둘러 앉아 살롱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자리로 마련합니다. 여석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슬리퍼 질질끌고 동네에서 문화적 일상을 즐기는 경험이 만들어 지기를 바라며 준비합니다. 일시: 2022.7.9 | 토요일 저녁 7시 | 총 1회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생활북클럽 w.WRITER. 7월 최재원 작가 사이드 프로젝트er를 위한 북클럽입니다. 이번주 일요일 첫번째 자리가 마련됩니다. 첫 지정도서 <그냥 하지 말라>(송길영)로 진행이 됩니다. 지금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세상은 어떨까 를 이야기하면서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뺄 것과 더할 것을 대화 해 봅니다. 조금의 여석이 남아있어 바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생활관의 북클럽은 책을 핑계로 하는 대화클럽입니다. 읽고 오면 좋지만 못 읽었더라도 대화에는 문제없어요. 일시: 2022.7.10 / 7.24 | 일요일 저녁 7시 | 격주 | 총 2회 Host: 최재원 작가 지정도서: 1st.<그냥 하지 말라>, 2nd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인원: 최대 10명 생활花 당신의 일상에 꽃이 생활화 되기를 바랍니다. 화병꽂이 no.26 여름과 라탄은 잘 어울리죠? 라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대표님과 함께 재미있는 수업을 준비중이라 대표님이 엮은 화병에 과즙미 팡팡 터질 것 같은 꽃을 꽂았어요. 투명 화기가 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더운 여름이지만, 시원한 느낌을 사진만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또 얼마나 좋을지. 부디 단 한 분에게라도 그 느낌이 가닿기를. 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독서아카데미#3 황선우와 김하나 작가가 쓴 책 : 이런 이야기를 쓰고 있는 작가님들과 곧 만납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_서사음에디션 ( 김하나&황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2019 )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뜨거운 공감을 넘어 새로운 삶의 확장을 보여준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서사음 에디션. 각자 혼자의 삶을 잘 살아가던 두 여성이 한 집에서 함께 살기로 결심하고 살림을 합치고 서로 적응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결혼하지 않고도, 그렇다고 혼자 고립되지 않고도 다양한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음을 실제 저자들의 삶을 통해 보여주었다. 출간 당시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30 비혼 여성뿐만 아니라 기혼자들에게까지 큰 공감을 얻으며 뜨거운 사랑과 환대를 받았다. 유쾌하고 재치 넘치며 때론 날카로운 통찰력까지 담긴 글들은 함께 살기로 선택한 삶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 갈등과 화해, 그리고 무엇보다 성별을 떠나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서사음'은 '서울 사이버 음악대'의 약자로, 김하나가 우쿨렐레, 황선우가 리코더를 맡고 있는 음악 듀엣이다. 주로 두 사람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연주회를 여는데 이에 착안하여 '서사음 에디션'으로 출시되었다. 서로 합을 맞춰 연주를 하듯,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서로의 호흡만큼 두 저자는 충만하고 멋진 하루하루를 함께 채워가고 있다.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 황선우 지음 | 책읽는수요일 펴냄 | 2021 )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잡지 에디터로 일하며 누구보다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길어 올려온 황선우 작가의 일을 마주하는 마음과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해 단단해지고 넓어지는 삶에 관한 에세이. 저자는 우리가 일과 맺는 관계가 사랑과 닮았다고 말한다. 일방적으로 헌신하다가는 어느새 자기 자신을 잃게 되지만, 또 당연하게 여기다가는 권태에 빠지거나 도태되기 쉽다고 말이다.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도전 속에 자신을 던져놓음과 동시에, 그로 인해 깊은 몰입감을 느끼며 진짜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과 사랑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공통된 경험이다. 사랑이 그러하듯 우리는 일을 하는 동안 때로 실패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성숙해지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 각자 자기 삶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말하기를 말하기 ( 김하나 지음 | 콜라주 펴냄 | 2020 ) 말은 때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마이크를 쥐고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권력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무대에 올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들, 마이크를 쥘 기회를 가진 이들은 한정적이고, 거기에서 소외된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나 1인 미디어 시대로 접어든 지금은 "작은 마이크들이 무수히 많아진 시대이기도 하다. 세상이 내게 마이크를 주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더더욱 제대로 말하는 법을, 제대로 목소리 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김하나 작가는 정확한 발음과 편안함을 주는 목소리로 도서 팟캐스트 진행을 비롯해 다양한 강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뢰감을 주는 말하기로 수많은 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가 그간 고민해온 '말하기'에 관한 생각들을 이 한 권에 담았다. 빅토리 노트 ( 이옥선, 김하나 지음 | 콜라주 펴냄 | 2022 ) 46년 전 시작된 일기는 김하나 작가의 든든한 바위섬으로 자리 잡았고, “모든 시절의 제일 앞 장에 놓여 내 삶의 마지막 장까지 소중한 빛을 비추어줄”(본문 255쪽에서) 결실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한 아이의 사적인 기록이 어느새 씨앗을 퍼뜨려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Essay She said, 1인
1견 2묘와 같이 살아요. (2편-마지막) 내 타투 속에는 1묘만이
존재한다. 그런데 실제 나는 2묘와 함께 산다. 계획이라는 말은 갖다 버려야 하는 것인지 6월 말 우리 집에 새로운 고양이가 입주했다. 그의
이름은 소이. 영어 이름은 SOY, 원래는 ‘이 좁쌀만 한
게!’라는 말에서 따와 [소미]로 지었는데, 입에 착 붙질 않아 소이로 바꿨다. 소이는 배수로에서 구조된 4남매 중 가장 약한 개체였다. 네뷸라이저도 하고, 주사기로 밥을 먹고, 임보자분들의 케어를 가장 많이 받았던 녀석이지만 가장 미친 에너지를 소유한 녀석이기도 했다. (아, 그래서 이름을 ‘작은 미친 자’에서 따 소미라고 부르자 하기도
했다.) 이제 2개월 남짓 된 소이는 함께 살게 된 집의
모든 것들이 궁금하다. 모든 소리에 반응하고, 거대한 개와
고양이는 그저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에 불과한 상태다. 소이가 내는 소리는 아직 다 무시하고 있다. 아직 소담이 소리도 이해 못 했단 말이야 ㅜㅡ 체력보다는 순발력을
더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 고양이의 집사 나부랭이 되기는 나의 게으름 때문인지, 그 게으름으로 인한 무지
때문에 늘 걱정이 행동을 앞지른다. 소담이를 구조하고, 가족이
된지 어언 2년.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고양이에 대한 공부보다는 고양이 물건을 사들이는데 더욱 열심이었다.(소비만큼 즉각적인 만족감을
유발하는 게 또 뭐가 있겠어!!!) 그래서 뭐다? 고양이의
울음소리, 꼬리, 몸짓으로 소담이가 말하는 걸 전혀 알아챌
수 없다. 여태. (반성하자.) 유일하게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몇 가지가
있다. (갑자기 발라당 누워 출렁거리는 배를 보여주며)
“야아아아아아아오오오옹오옹”
“아이고, 우리 소담이 심심했구나?” 소담이의 세상 무엇보다
보드라운 뱃살을 만지며 나는 대답한다. 뱃살 위에 손을 얹고 아래 위로 왔다 갔다 손으로 쓸어주면 한참을
기지개 펴듯 쭉쭉 몸을 길게 만든다. 그리곤 적정 시간이 지나면 내 손 등을 가볍게 물고 다시 어디론가
총총 거리며 사라진다. (새벽 4시와 5시 사이에 침대로 걸어와 가장 예쁘게 앉아)”야아아옹, 야아아옹”
“소담아, 벌서 5시야? 알겠어. 기다려봐.” 나는 잠에서 덜 깬
상태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그때 바로 일어나 움직이지 않으면 소담이의 재촉하는 듯한 야옹거림이
한 번 더 시작된다.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켠 뒤 터벅터벅 거실로 나오면 소담이는 꼬리를 수직으로 세우고
내 보폭과 비슷하게 걸으며 곁을 지킨다. 요가에서 아기 자세가 있는데,
이 자세로 거실에 다시 쭈그리고 앉아 왼손만 타닥타닥, 소담이의 등 가장 끝 쪽과 꼬리
앞 부분 - 궁디팡팡이라 불리는 그 궁디-을 타작한다. 그러면 소담이도 식빵을 구우며 잠시 잠깐 내 곁을 지켜준다. 그
잠시가 지나면 이내 재촉한다. 재촉하는 이유는 단 하나, 영양제와
츄르 폭탄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등을 둥글게 말아 올려 정신을 가다듬고 한숨을
내쉰 뒤 좀비처럼 냉장고로 향해 영양제와 츄르를 꺼내 아주 이른 소담이의 조식을 준비한다. 소담이가
유일하게 츄르를 먹는 시간이라 어쩌면 그의 정확한 생체시계가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새하얀
접시를 원래대로 새하얗게 만들고 나면 나는 그릇을 치우고 어느새 거실로 나와 있는 소소에게 아침 인사를 건넨다. 소담이는 소이 덕분에
인간이 해주는 사냥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작은 고양이와 잡기 놀이를 하는 흥미를 얻었다. 합사를 실패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 일주일 만에 서로
그루밍을 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이제 2묘와 함께하는 삶에서 인간이 들어갈 자리는 좁아졌다. 소이가 조금
더 커서 401호에 대한 호기심이 식을 때쯤 사냥해 주는 인간이 그들의 빈틈을 노리면 된다. 1견과 함께하는 삶은 여전히 많은 인내를 요하고, 많은
웃음을 유발하고, 많은 걱정거리를 만들어주지만 존재만으로 의지가 되는 건 1인의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1인과 함께 하는 삶 역시 많은 인내를 요하고, 많은 웃음을 유발한다. 401호 생활에서 유일하게 같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때론 입력 오류로 언쟁을 하기도, 시간 초과로 포기를 하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나의 1견 2묘의 생활도 지속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1인과 삶을 함께 시작하고, 나의
세계가 확장되었고 1견이 생기면서 더욱 다채롭게 세상의
이면을 보는 눈이 생겼다. 어쩌다 보니 2묘까지 함께하게 되어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있는 시간은
줄었지만, 작고 귀엽고 앙칼진 생명체가 지키고 있는 집은 언제나 나를 부른다.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되어 준 1인 1견 2묘와
함께 하는 삶.
몸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풍요롭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게 확실하다. He said, 소설쓰기.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분명 학창 시절까지는 소설을 주로 읽었다. 영화감독이 되어야겠다는 어렴풋한 꿈 때문에 읽은 것도 있었고, 전공수업에 더러 소설책이 등장했다. 당시에는 사회과학과 관련된 책들은 너무 딱딱하게 느껴졌다. 사회생활을 하고부터는 반대로 소설이 너무 흐리멍텅하게 느껴졌다. 마케팅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문과생 출신으로 급하게 채워야 할 지식이 많았던 것이 큰 이유였던 것 같기도 하다. 흐리멍텅하게 돌고 돌아 느낌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듯 느껴지는 글보다는 지금 세상을 직관적으로 해석해주는 책이 더 필요했다. 그 이유로 책방을 열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소설은 배제했다. 소설을 읽어야겠다 생각이 든 것은 너무 딱딱하고 메말라가는 듯 느껴지는 감성 때문이었다. 함께 사는 파트너는 가끔 나를 소개할 때 AI 같다는 말을 한다. 메마른 감정 때문일지도 모르겠고, 어느 감정으로든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AI라는 말을 듣고 다시 예전 같은 촉촉한 눈망울의 감성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드문드문 소설을 들여놓고 읽으려고 펼쳤지만 대체로 읽다 만 채로 덮기 일쑤였고, 그리고는 다시 사회 과학 혹은 경제 경영 관련 업계 관련 책을 읽었다. 익숙한 것이 더 잘 읽히는 관성 때문인 듯 싶기도 했다. 다시 소설을 즐겁게 읽기 시작한 것은 북클럽 때문이었다. 생활 북클럽이라는 타이틀로 여럿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멤버가 돌아가면서 선정한 도서를 읽는 언리미티드 생활 북클럽을 하면서 낯선 책을 자주 읽게 됐다. 그중에 소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 4th 멤버는 아예 고전소설을 읽자는 것에 의견이 모아져 총 4권의 고전을 읽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었다. 그중에 <이방인>은 전공수업으로 읽었던 적이 었었고, <동물농장>은 2th 언리미티드 생활 북클럽에서 이미 한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었었다. 다시 혹은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보면서 그 맛을 느끼게 됐다. 거기다 매월 작가 한 명을 초대해서 진행하는 북클럽에서 6월 호스트였던 편성준 작가는 SF소설을 선정했다. 김영하의 <작별인사>였다. SF 장르의 맛을 느꼈다. 대화를 위해 무조건 읽어야 하는 북클럽 선정도서는 꽤나 빠르게 읽힌다. 은근한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고 생각하고 대화를 하다 보면 맛이 우러난다. 이제야 그 맛을 다시 찾은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딱히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이웃 책방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참여해보고 싶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안산에 있는 책방은 대체로 전업으로 운영하는 곳이 적기 때문에 혹은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우리와 다른 방향을 지향해서인지 프로그램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이웃 책방, 펨북에서 행BOOK학교 라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소설 쓰기 수업'을 모집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마침 개인 휴무인 화요일 저녁이라 미룰 이유가 없었다. 다만, ‘소설 쓰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데’ 이것만이 유일한 문제였다. 이번 주가 첫 만남이었다. 매주 화요일 9주간이나 지속되는 수업이라 얼마나 신청이 있겠어 싶었는데 웬걸 총 15명이나 된다고 했다. 책을 좋아하거나 더러 글을 쓰는 손님이 생활관에 제법 있기 때문에 낯익은 사람이 좀 있겠지 싶었는데 이것도 웬걸, 모두 낯선 이였다. 백발의 남성부터 앳된 소녀 같은 여성까지 꽤나 다양했다. 남성이 나까지 포함해서 4명이나 된다는 것이 가장 놀라웠다. 생활관에서 하는 클럽이나 워크숍에 남성이 신청을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에 당연히 모두 여성일 것이라 짐작했지만 웬걸. 역시 같은 안산에서 책방을 운영하지만 우리와 펨북의 바운더리가 꽤나 다르구나 싶었다. 사실 첫 만남은 어색함의 끝이었다. 오랜만에 호스트가 아닌 게스트로 참여하는 것이라 괜히 오지랖을 떨까 싶어 잠자코 있었다. 강사인 등단 작가는 어색함에 손을 떨며 반복적으로 코를 매만졌고, 참여한 이들은 어색함에 경직된 듯 말을 아꼈다. 아니더라도 최소한 공기는 꽤나 어색했다. 개인적으로 이럴 때는 얼마나 빨리 다들 입을 떼게 만들 것인가가 관건으로 생각한다. 다들 신청을 했다면 어느 정도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왔을 텐데 배려라는 이름으로 강요가 될까 말을 아끼게 만든다면 그 어색한 공기는 잘 깨지지 않는다. ( 그래서 생활관의 프로그램은 시작 때 인사를 길게 강요하면서 시작한다. ) 오랜만에 꽤나 어색한 시간을 느끼고 돌아왔다. 첫 시간은 그냥 서로 얼굴이나 익히고 앞으로 진행에 대해 언급만 하는 정도라 짧게 끝이 났다. 9주, 한 주는 여름휴가 때라 건너뛰니 총 기간은 10주다. 7월부터 9월 중순까지. ( 돈을 내고 듣는 수업도 꽤나 많은 인원이 중간에 이탈을 하는데 무료인 프로그램에 얼마나 많이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5명이니 그중 몇 명은 함께 가겠지.) 아무튼, 여전히 소설을 쓴다는 것에 생각을 해보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깊다. 한 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확장시켜 소설의 형태까지 다듬을 수 있는 그런 워크숍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소설을 써오면 그것을 함께 읽고 합평이란 것을 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8월 중순까지 짧은 소설을 한 편 써서 제출을 해야 한다. 아직은 난감하지만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 영화를 보다 대화를 하다 소설의 소재가 될 만한 아이디어를 찾는다. 일단은 편성준 작가님이 소개해준 초단편 소설을 먼저 읽어보려고 생각 중이다. ‘무리한 짓을 많이 할수록 인생은 풍요로워진다’는 나가오카 겐메이의 말처럼, 무리한 소설 쓰기 워크숍이 나의 생활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 줄지 기대하고 있다. 함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생활관점 보드를 입니다. 어떤 의견이든 전해주세요. 익명이니 자유롭게 써주세요. 다른 글에 댓글로 의견도 남길 수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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