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th 생활소식 이웃과 이웃이 함께 만날 수 있는 생활커뮤니티 8월의 일정을 소개합니다. ![]() [ 생활북클럽 w.WRITER. 8월 ] 박정훈 기자와의 북클럽 젠더/ 인권/ 세대 무겁게만 보이는 주제를 아주 사사롭게 대화할 수 있는, 조금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자리로 준비합니다. 일시: 2022.8.6 / 8.20 | 토요일 저녁 7시 | 총 2회 Host: 박정훈 기자/작가 지정도서 : 1st.<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도서포함 : 2nd.<그런 세대는 없다>*10%할인 구매가능 인원: 최대 10명 ![]() 선데이모닝 필사 클럽 8월 8월 7일부터 8월 28일까지 매주 일요일 아침 8시, 총 4회 진행되는 필사. 낭독 모임입니다. 일주일의 시작이 될 수도, 마무리가 될 수도 있는 일요일 아침 8시에 다 같이 모여 귀한 2시간 함께해요. 도서: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김승섭 지음) 일시: 2022.8.7 /8.14 / 8.21 / 8.28 | 일요일 오전 8시 | 총 4회 Host: 꽃사장 정민s 인원: 최대 4명 ![]()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 x 마을상점생활관 vol.1 8월. 정명섭 작가 지식공동체 그믐( 장강명 작가& 김혜정 대표 )에서 꼭 소개하고 싶은 작가와 책을 선정하고 + 약 28일간 온라인 독서 루틴 기록 (최대 20명) + 단 하루의 오프라인 생활북클럽 (최대 10명) + 선정된 작가와 함께 만는 생활북토크까지. 그믐 온라인 독서 루틴 기록 8월 1일 - 27일, : 선정 도서의 읽은 페이지를 기록, 짧은 한 줄 감상을 기록 최대 20명 | 기간내 언제든 참여 가능 | 온라인만 참여가능 ![]() [ 독서아카데미 #4 ] 일기떨기 천선란 & 윤혜은 & 윤소진 소설가와 에세이스트 그리고 편집자. 글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해 서로 (조금은) 다른 일과 생활을 하고 있는 세 여자의 일 +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셋이 함께 이야기하는 첫 북토크로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 세 삶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다채롭게 나눕니다. 일시: 2022.8.14 | 일요일 저녁 7시 | 총 1회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생활[꽃] 워크숍 : 여름, 라탄을 엮고 꽃을 꽂다. 라탄 스튜디오 오브,비 (@_of.be) 서보은 대표님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서로의 분위기에 맞게, 충분히 모두 즐길 수 있는 워크숍을 준비했어요. 라탄 엮음을 위한 모든 재료와 꽃 꽂이를 위한 꽃과 가위, 화기 모두 준비되어 있는 워크숍입니다 원데이 클라스 : 8월 19일 금요일 오전 10시 (소요시간 2시간) : 8월 21일 일요일 오후 2시 (소요시간 2시간) 한 달 (주4회) : 8월 24일 - 9월14일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총 4회) ![]() 자연에서 식탁까지: 생활[텃밭]클럽 2기 | 가을 김장편 생활텃밭클럽은 2020년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와 빠르고 자극적인 배달음식, GMO식품 등으로 둘러 쌓인 세상에서, 내가 딛고 서있는 땅과 잘 맞는 토종 씨앗을 길러 먹는 삶을 경험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을 맛보며 텃밭의 매력에 헤어나오지 못한 둘이(윤동,수민) 남아 2022년 생활텃밭클럽 2기를 모집합니다. 일시: 2022.8.20 - 11.26(격주 토요일, 총 8회) | 토요일 오전 10시 Host: 김윤동&김수민 인원: 최대 6명 ![]() [ 독서아카데미 #5 ] <사생활들> 김설& <해외생활들> 이보현 차곡차곡 일상을 만들어 가는 <사생활들>김설 작가와 독일과 미국에서의 생활, 어쩌면 특별한 일상을 살았을 듯 싶은 <해외생활들> 이보현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르지만 같은 그 두 작가의 일과 생활 그리고 삶을 버티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일시: 2022.8.21 | 일요일 오후 4시 | 총 1회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 독서아카데미 #6 ] 정혜윤 PD/작가 그의 책을 읽다가 보면 공허한 말이 아닌 직접 만나 겪고 행동하는 그의 삶이 참 부럽기도 했고,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이 우리가 생각해야할 것이 이리도 많은데 하루 하루를 허투로 보낼 수 없다는 듯 보이는 그의 일과 생활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해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시: 2022.8.26 | 금요일 저녁 8시 | 총 1회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 문화생활관 ] 조준호(ZOZNO) <소파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 발간 기념 서점 투어 콘서트 #3 in 안산 " 장마로 비가 퍼붓던 날, 준호님의 음악을 가까이에서 들은 적이 있어요. 비로인해 날도 어둡고 기분도 가라앉았는데, 준호님의 다정한 말솜씨와 따뜻함이 담긴 음악을 들으니 그날이 마치 화창한 휴일로 확 바뀌는거에요.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주의 고됨을 풀어주는 따뜻한 음악을 공유하고 싶어서요 :) 마을상점생활관에 문을 두드리게 된 건 이웃들이 멀지 않은 곳에서 공연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서울은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그에 비해 안산은 상대적으로 만남의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 모처럼 이번 저녁엔 멀지 않은 곳에서 따스한 시간을 즐기고 느긋하게 귀가하셨으면 좋겠어요. 집으로 가는 길이 멀지 않으니, 공연의 여운을 간직한 채 밤산책을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 from. 이웃 기획자 정은주 일시: 2022.8.27 | 토요일 저녁 7시 뮤지션: 조준호(ZOZNO) 기획: 정은주 인원: 최대 50명 생활花 당신의 일상에 꽃이 생활화 되기를 바랍니다. SUMMER VACATION 이번 주는 꽃시장 여름 휴가 기간으로 꽃이 없어요. 대신, 모르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생활화작업실의 SNS계정을 알려드리는 것으로 대신해요. : ) 다음주에 만나요.🌸 👇 이미지 클릭 (혹은 터치) 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생활북토크 x 독서아카데미#5 8월 21일 일요일 오후 4시 함께 만날 두 작가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생활들 ( 김설 지음 | 꿈꾸는인생 펴냄 | 2021 ) 부제: 일상을 이루는 행동, 생각, 기억의 모음 지극히 평범한 일상, 그 안에 숨겨진 작은 즐거움들 어디에 말할 만큼의 좋은 일이나 나쁜 일 없이 하루하루가 비슷한 모습으로 흘러가는 게 누군가에겐 권태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이 아무 일 없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깊은 안도감이 된다. 긴 아픔과 눈물의 시간을 지나온 사람은 ‘평온하면서도 조금은 지루한 날들’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오늘, 오늘과 비슷할 내일을 선물로 여기며 누릴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설 작가가 그렇다.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는 시간이 선물임을 알게 한 건 지나온 세월과 경험이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부모 역할의 부재와 가난, 결혼생활의 어려움, 암 투병 등 고군분투한 세월이 길었다. 약하고 불쌍해 보이는 게 싫어 강한 척, 괜찮은 척하다 보니 외로움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인생의 고통이기만 하지는 않았다는 걸 나이 오십이 되어 느꼈다. 그 세월 덕분에 아침마다 고요히 차를 우리고, 정해진 날 수영을 하고, 식물을 돌보고, 고양이의 발톱을 깎고, 동네 천변을 걷는, 그렇고 그런 하루하루가 눈물겹도록 행복해졌으니 말이다. ‘사생활’이라고 하면 대개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상상하기 마련이나, 그런 것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녀의 사생활은 지극히 평범하고 좋아하는 것들은 매우 소박해서, 어느 이야기 앞에선 ‘그게 그렇게나 좋다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그래서 더욱 그녀가 느끼는 ‘오늘의 행복’이 나의 행복과 가깝게 느껴졌다. 나에게도 남들은 결코 다 이해할 수 없는 행복감의 근원이 있고, 진심을 담아 아주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참 별것 아닌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가 글을 열며 건넨 고백은 내 고백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건 큰 기쁨이 아닌 아주 작은 기쁨들인지도 모른다고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아프고 민망한 지난날과 평온한 오늘이 한데 섞여 결국 기쁨과 소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이, 고난의 길 위에 있는 이들에겐 그 길 끝의 평온을 기대하게 만들고, 사는 게 지루한 이들에겐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 작은 즐거움들을 발견해 삶의 재미를 되찾도록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해외생활들 ( 이보현 지음 | 꿈꾸는인생 펴냄 | 2022 ) 부제: 내 나라를 떠나 사는 것의 새로움과 외로움에 대하여 여행의 마음으로 왔다가 생활자의 시선을 갖게 된 순간들의 기록 ‘해외’라는 말이 붙으면 왜 일단 설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를 이유로 들기엔 머쓱하다. 시절과 상관없이 늘 그래 왔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SNS에서 만나는 이국적인 풍경의 사진들에도 쉽게 마음을 뺏긴다. 내 나라를 떠나 사는 게 어떤 건지도 모르면서 종종 해외생활을 꿈꾼다. 유럽 여행 중에 몇 번 불편한 경험을 했다. 거의 비슷한 패턴인데, 한 무리의 백인 남자들이 다가와 말을 걸거나 노래를 부르는 식이다. 반응을 했다간 곤란한 일이 생길 테니 조롱이나 모욕임을 알면서도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양 늘 앞만 보고 걷는다. 한번은 숙소로 돌아와서야 참았던 숨을 몰아 내쉬며 친구와 웃었다. 그 상황에서 웃음이 나온 건 끝내 별일은 없었고, 무엇보다 단순한 해프닝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행 중이고, 며칠 있으면 내 나라로 돌아가니까. 그러니 그 같은 일이 적어도 당분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반복해서 겪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내가 동양인이라는 사실 하나로 매일 지나는 길에서, 누구라도 나를 그렇게 대할 수 있다는 건 결코 웃을 수 없는 일이다. 집 밖을 나서는 일에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고, 수치와 공포감을 털어낼 방법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스스로를 지켜 낼 수 있다. 이것이 여행과 생활의 차이이다. 어떠한 사건이 반복되면, 그것이 곧 생활이 된다. 해외여행에서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여질 일이, 해외생활에서는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 해외여행자의 설렘으로 타국에 들어섰다. 하지만 해외생활은 해프닝이 아니라,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과 연속성을 지닌 사건들로 이루어진 것을 곧 알게 되었다. (p.13) 저자는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십여 년을 살았다. 어느 면에선 내 나라보다 편하고, 언어와 인종을 넘어 마음을 나누는 친구도 여럿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소수의 행패였지만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하고, 언어의 장벽에 부딪혀 좌절감을 맛본 적도 많다. 응원과 신뢰를 보낸 이에게 배신도 당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고마운 이들이 곁에 있었다. 인종차별을 당한 저자에게 대신 사과하고, 어눌한 발음 속에 담긴 진심을 알아주며, 큰 사건에 휘말린 저자를 위해 발 벗고 나선 현지인 친구들, 그리고 한결같은 응원과 지지로 저자를 붙들어 준 가족들. 이 책은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다시 말하자면, 여행의 마음으로 왔다가 생활자의 시선을 갖게 된 순간들의 기록. 십 년이 넘는 시간을 작은 책 한 권에 담기란 어려운 일이다. 무수한 사건들을 추리고 정리하고 다듬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드러나는 건 저자가 꼭 말하고 싶은 무엇이다. 저자는 책의 시작 부분에서 이를 “이방인 감정 관리법”(p.13)이라고 명시한다. 그의 말대로 27개의 에피소드는 사람과 사람 사이, 도시와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감정과 그 감정을 다루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그 감정 관리법에 ‘이방인’이라는 전제를 붙였지만, 나는 내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두려움에 맞서는 법, 외로움을 이겨 내는 법, 나의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법, 다름을 인정하는 법, 바닥을 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법 모두 해외생활 경험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이니 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해외생활을 꿈꾸거나 곧 다가올 해외생활을 준비하고, 해외생활 중인 누군가는 좌절과 극복 사이를 지나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 스스로가 가장 든든한 ‘나의 지지자’가 되어 줄 수 있기를, 그들 곁에 좋은 친구가 꼭 한 명은 있기를 바란다. 저자가 책에 담은 바람도 결국 그것이 아닐까. Essay She said, 아무튼, 꾸준히 수영 마지막으로 수영을 한
지 20년 만에 수영장을 다시 찾았다. 나의 수영 역사를 여기서 얘기하자면 저 옛날 옛적 국민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서울 시청 근처에서
규모가 큰 제과점을 운영하던 엄마는 부유했지만 내가 ‘장사하는 집 자식’이라고 무시당할까 봐 유명한 사립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그 학교는 지금 현재 강남으로 이전했지만, 내가 다녔을 적엔 명동성당
뒤편에 계성여고와 함께 자리 잡고 있던 계성 초등학교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복을 입었다. 친구들 대부분은 지금은 무너져 없어진 삼풍 백화점 주변의 아파트에 살아서 예쁜 무지개색 스쿨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고, 나는 집과 학교가 가까워 늘 걸어 다녔다. 그때는
걸어 다니는 내가 창피했고, 스쿨버스를 타던 친구들이 부러웠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6년 동안 여름에는 주 1회의 수영을, 겨울에는 주 1회의 스케이트를 모든 학생들에게 가르쳤다(수영하는 것보다 겨울에 스케이트 타는 것을 더 좋아했던 나는 글쎄 내가 김연아가 될 줄 알았다니까. 점프해서 턴! 하는 것도 했다고!!).
나에게 교실을 벗어나 다 같이 (나는 못 탔던) 스쿨버스를
타고 수영장이나 스케이트장으로 가는 건 언제나 신나는 일이었다. 엄마의 자격지심 덕분에 나는 제법 근사한
조기교육을 받은 셈이다. 그렇게 나의 첫 수영은 7살부터 12살까지 계속 강제로 이어졌다. .(나는 지금은 없어진 위계질서를 혼돈에 빠뜨린 “빠른~~년생”이다.) 그 후, 말로만 듣던 남의 얘기인 위장전입에 성공한 나는
강남 8학군 속에 포함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며 남들과 똑같은 입시 위주의 삶을 살았다. 수영이고 뭐고 학교에서 하는 체육시간 이외의 운동은 아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살았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결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수능에서 인생의 쓴맛을 처음 경험했다. 자존심이었는지
오기였는지 모르겠지만, 원서를 넣었던 4개의 대학에서 모두
떨어지고 나서 재수를 하는 대신 ‘난 사회에서 요구하는 그 껍데기뿐인 대학을 가지 않겠어!’ 라고 마음먹었다.(한 학교에서 대기 2번이었는데 단 1명만 등록 포기를 하는 바람에 나는 대기 1번으로 결국 그 학교도 떨어졌다. 그게 그렇게나 두고두고 아쉽다) 대학에 합격한 고등학교
단짝 친구들이 부럽긴 했지만 나는 대학 대신 “일”을 택하겠다며 호기롭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단짝 친구들도 대학
입학 전 시간이 남아 용돈도 벌 겸 함께 일을
시작했다. 하루 9시간 정도 일하면서 적은
나이에 비해 큰
돈을 벌고 매일매일 친구들과 먹고 마시고 놀았다. 놀고, 먹고, 마시지만 말고 우리 이제 어른이니까
운동도 해보자는 친구는 근처의
수영장 얘기를 꺼내며 자연스럽게 수영을 다시 하게 되었다. 함께 일했던 우리는 업무의 강도가 센 일을 끝내고 피곤했지만, 친구가
전부였던 스무 살이었으니 함께라 괜찮았다. 유니폼을 재빠르게 락커에 벗어 두고 출근할 때 함께 챙겼던 수영가방까지 잊지 않고 그날 있었던 일 얘기를 하면서 험담도 하고 헛소리도 하면서
초저녁 푸른빛이 남아있을 때 파란 바닥 위에 일렁이는 락스향이 가득한 물이 채워진 수영장으로 향했다. 나는 그렇게 초등학교
졸업 이후 6년 만에 다시 수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풋풋한 짝사랑도 동시에 시작되었다. 뻔하지만 내 짝사랑
상대는 수영 선생님. (아니, 스무 살에 스물다섯 살 어깨
딱! 벌어진 수영 선생님이 내 눈에 안 들어올 리 없잖아!) 변태적인
기억력을 끄집어내서 얘기하자면 건국대 축산학과 과대표였던 선생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왜 그의
타이틀은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그 덕분에 아주아주 (나
혼자만의)달콤한 수영 시간을 보냈다. 고된 알바
끝에도 수영에 빠지지 않았던 단 하나의 이유라면 이유랄까?(친구들아 미안하다.) 몇 달간 즐거운 수영이었지만 그 (나만의)달달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필 수영을 배웠던 경험 때문에 친구들보다
먼저 중급반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잠깐이지만 수영을 배울 수 있게 해준 엄마가 야속했고,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내 몸이, 눈치도 없이 물을 휘휘 가르며 나갔던 순간들이
싫었다. 모든 상대에게 사랑에
빠지기 좋은 나이, 나도 그런 스무 살이었지만 중급반 선생님에게는 도통 마음이 가지 않았다. 달콤했던 물 속에서의 말랑하고 시원했던 시간은 혀끝으로 핥아 없어진 막대사탕의 하얀 종이 막대처럼 축축하고 밋밋하게 끝이
났고, 평형을 배워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을 땐 싫은 선생님 앞에서 개구리처럼 다리를 쩍쩍 벌려야 하는
게 괜히 수치스러워 그 날로 수영을 그만뒀다. 그리고 대학을 들어갔다 나는 그 뒤로 실내
수영장에 단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작년 즈음인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에세이를 읽다가 작가님들 모두 수영을 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뒤로 다시 수영이라는 단어가 내 머리에 자리 잡았다. 내가 사는 집에서 걷기에 딱
좋은 거리에는 수영장이 없다. 조금 먼 거리라도 등록 경쟁률이 높아 두어 번 정도 등록 실패로 이어지자 그냥 포기했다. 대신 집 가까이에 생긴 요가원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렸다. 마음이
평안한 상태가 좋았지만, 자꾸만 무기력에 빠져 또 새로운 이벤트를 찾고 있는 나를 지켜보던 나의 파트너가
근처 사설 수영장 이야기를 꺼내준 덕분에 위치를 검색 하고 그 길로
수영장으로 달려갔다.(걸어갔다.)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주 3회 새벽 6시 강습을 신청했다. 그렇게 나는 20년 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초 여름 무과수님의
북토크에서 무과수님이 꾸준함을 묻는 독자의 질문에 한 답이 기억난다. “꾸준히의 기준이 뭐죠? 매일매일? 아니면 한 달?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시 시작하고, 또다시 시작하면
그게 꾸준함이라고 생각해요.” 꾸준함이 그렇다. 이렇게나 상대적이다. 나만의 꾸준함의 기준이 있으면 된다.
내가 꾸준하게(?) 수영을 해왔던 것처럼. . He said, 이웃 편집자와 섭외. 다음 주에는 네번째 [생활북토크 x 독서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열린다. 천선란 윤혜은 윤소진, 글 쓰는 세 여자가 함께 만드는 팟캐스트 <일기 떨기>의 세 작가와 함께 한다. 사실 한 프로그램에 동시에 셋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 셋의 일정이 맞아야 하고(공간의 일정도), 행사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세금이 지원되는 무료 문화 프로그램 정도 일지 모르지만, 그 자리에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주인공인 저자에게는 일종의 일이다. 작년에 만났던 임경선 작가의 말에 따르면 적절한 분배로 글쓰기와 외부행사를 유지해야 그나마 ‘전업 작가'라는 생업이 완성된다고도 한다. 그러니 특히 세명을 동시에 부르는 것은 그만큼의 각각의 일당을 분배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명한테 갈 수도 있는 그 일당이 셋으로 나뉜다는 뜻 이기도 하다. 적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참가비를 받을 수 없는 조건의 사업인 경우에는 참가비로 부족한 비용을 충당할 수도 없다. 이럴 때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관계다. 가끔은 기획적으로 (참여할 수 밖 없는 자리로 만들어) 풀기도 하지만 보통은 관계에 의한 것이 많다. 윤소진, 그는 이 팟캐스트를 함께 하는 유일한 (아직) 작가가 아닌 편집자다. 몇 해전 어느 출판사 SNS에서 생활관이 자세히 소개된 적이 있다. 동네 책방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만든 것이었는데, 그 출판사와 연이 있던 것도 아니라 의아했다. 그 소개된 여러 사진 속에 맥주와 와인을 확인하고 그 게시물이 올라오기 전 어느 날 맥주와 와인을 마시던 누군가가 떠올랐다. 둘 중 하나가 이 출판사의 담당자겠거니 가늠할 뿐이었다. 이후로 몇 번 더 인사를 나눠 그게 윤소진 편집자였던 것을 알게 됐고, 생활관과 이웃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문예 착장을 전공했고 출판사 편집자라는 것도, 생활관에서 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던 예령 작가의 절친이라는 것도 그렇게 조금씩 알아갔다. 독서아카데미 두 번째, 이병률 작가와의 자리도 윤소진 편집자의 덕이 컸다. 이름이 알려진 저자는 사실 섭외가 쉽지 않다. 일정을 미리 꽤나 채워 살기도 하고 그 시간을 내어주는데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간다. 특히 이병률 작가는 곧 새 책 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섭외를 한 것이라 더욱 쉽지 않았을지 모른다. 결국 관계 덕분이었다. 윤소진 편집자를 비롯한 함께 책을 쓴 그의 여행 메이트의 첫 북 토크를 돕고자 참여를 결정할 수 있었으리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연사가 아닌 사회자로 부탁을 했다. 아무튼, 그 자리가 마련되는 날 조금 일찍 온 소진 편집자와 잠깐 대화를 하다가 천선란 작가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됐다. 최근 20쇄였던가? 꽤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는 얘기였는데 처음 그냥 업계 이야기로 생각하다 “혹시 천선란 작가 잘 아세요?”라고 물었다. “저희 같이 팟캐스트 하거든요, 같은 학교를 나와서" 이 대화가 네 번째 자리가 성사된 첫 단초였다. 천선란 작가는 6월의 북클럽을 진행한 편성준 작가가 강력 추천한다며 최근에 읽은 소설 중 꽤 인상이 깊었던 소설이라는 얘기를 해 이미 관심이 있던 작가였다. 그 당시에도 여럿 작가를 섭외 중이어서 천선란 작가를 검색해봤지만 국내 유명 작가 에이전시인 블러썸 크리에이티브라는 곳에 이미 소속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곤 섭외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소속이 있는 작가의 섭외는 에이전시를 통해서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에이전시라는 것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가장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켜 수수료를 챙기고 소속 아티스트에게도 금전적 이익을 최대로 끌어올려주는 뭐 그런 것이니 우리 같은 동네책방과 이해가 맞기란 쉽지 않다. 작년에도 이 에이전시에 소속된 몇 작가를 섭외해보려고 했지만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한 작가에게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한 지원사업의 전체 예산에 버금가기도 했다.) 거기다 예스 24에서 2022 젊은 작가 투표에서 앞도적 1위라는 것을 확인하곤 섭외가 쉽지 않겠는데 싶어 접었다. 그래서 제외된 작가였는데 직접 컨텍이 가능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실 그날 윤소진 편집자와의 대화에서는 천선란 작가 섭외를 부탁하는 것으로만 얘기를 하고 넘어갔다. 며칠 뒤 “우리 같이 팟캐스트 해요"라는 말이 떠올라 검색을 해봤다. 천선란 작가와 윤소진 편집자는 알고 있었고, “같이 하는 한 명은 얼마 전에 책도 나와서- "라고 윤소진 편집자가 함께 소개했던 분은 윤혜은 작가였다. “가볍게 읽을 만한 책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물어오면 꼭 소개하는 아무튼 시리즈의 최근 책 ‘아무튼 아이돌'을 쓴 작가이자 망원동에 위치한 <작업책방씀>의 운영자였다. 책상에 앉아 작업을 하면서 팟캐스트 <일기 떨기>를 첫 회부터 듣기 시작했다. 글 쓰는 세 여자의 일기를 한 회당 한 편씩 돌아가면서 전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서 대화를 하는 컨셉이었다. 일기 워크숍도 만들어 본 적 있는 우리에게 딱 맞는 그런 콘텐츠였다. 여기서 왜냐고, 뭐가 딱 맞냐고 물어본다면 ‘일기 같은 사사로운 것들이 제대로 잘 채워지고 적당히 공유가 된다면 일상이 좀 더 풍부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사로운 것들이 삶을 지탱해주는 큰 부분인데 그에 비해 많이 절하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팟캐스트를 듣다 윤소진 편집자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세 분을 모두 섭외해 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비용은 최대한 긁어보니 이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논의 부탁드립니다.’ 세 명에게 한 명의 저자 몫을 나누어 주기에는 너무 부족해 보여 다른 프로그램에서 변용할 수 있는 예산을 미리 찾아 계산을 해보고 제안을 한 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좋다는 답이 왔고, 일정을 협의했다. 그 일정이 다음 주 일요일 8월 14일이다. 윤소진 편집자의 관계적인 것이 큰 몫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셋이 함께 한다는 것이 각 저자에게는 일보다는 조금 더 즐거운 어떤 것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셋이 함께 공저로 책도 낼 수 있다는 얘기를 슬쩍 듣기도 했는데, 두 작가는 이미 책으로 알려져 있으니 차치하고, 윤소진 편집자의 글을 기존 독립출판물과 일기 떨기의 일기로 들어본 독자이자 구독자로서 최소한 에세이스트로도 꽤 큰 활동을 하지 않을까, 그 출발선을 지금 곁에서 보고 있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나중에 유명해져도 꼭 잊지 말고 섭외당해주셔야 해요.’ 당부를 해야겠다.
이웃으로 그가 있다는 것이 꽤나 든든하다. 분명 윤소진 편집자 같은 또 다른 이웃이 더 있을 텐데, 기다리면 천천히 연이 닿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함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생활관점 보드 & 롤링페이퍼를 오픈합니다. 어떤 의견이든 전해주세요. 익명이니 자유롭게 써주세요. 다른 글에 댓글로 의견도 남길 수 있어요. 👇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