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두번째 | 32th 생활소식 이웃과 이웃이 함께 만날 수 있는 생활커뮤니티 8월의 일정을 소개합니다. ![]()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 x 마을상점생활관 vol.1 8월. 정명섭 작가 지식공동체 그믐( 장강명 작가& 김혜정 대표 )에서 꼭 소개하고 싶은 작가와 책을 선정하고 + 약 28일간 온라인 독서 루틴 기록 (최대 20명) + 단 하루의 오프라인 생활북클럽 (최대 10명) + 선정된 작가와 함께 만는 생활북토크까지. 그믐 온라인 독서 루틴 기록 8월 1일 - 27일, : 선정 도서의 읽은 페이지를 기록, 짧은 한 줄 감상을 기록 최대 20명 | 기간내 언제든 참여 가능 | 온라인만 참여가능 ![]() [ 독서아카데미 #4 ] 일기떨기 천선란 & 윤혜은 & 윤소진 소설가와 에세이스트 그리고 편집자. 글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해 서로 (조금은) 다른 일과 생활을 하고 있는 세 여자의 일 +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셋이 함께 이야기하는 첫 북토크로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 세 삶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다채롭게 나눕니다. 일시: 2022.8.14 | 일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생활[꽃] 워크숍 : 여름, 라탄을 엮고 꽃을 꽂다. 라탄 스튜디오 오브,비 (@_of.be) 서보은 대표님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서로의 분위기에 맞게, 충분히 모두 즐길 수 있는 워크숍을 준비했어요. 라탄 엮음을 위한 모든 재료와 꽃 꽂이를 위한 꽃과 가위, 화기 모두 준비되어 있는 워크숍입니다 원데이 클라스 : 8월 19일 금요일 오전 10시 (소요시간 2시간) : 8월 21일 일요일 오후 2시 (소요시간 2시간) 한 달 (주4회) : 8월 24일 - 9월14일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총 4회) ![]() 자연에서 식탁까지: 생활[텃밭]클럽 2기 | 가을 김장편 생활텃밭클럽은 2020년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와 빠르고 자극적인 배달음식, GMO식품 등으로 둘러 쌓인 세상에서, 내가 딛고 서있는 땅과 잘 맞는 토종 씨앗을 길러 먹는 삶을 경험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을 맛보며 텃밭의 매력에 헤어나오지 못한 둘이(윤동,수민) 남아 2022년 생활텃밭클럽 2기를 모집합니다. 일시: 2022.8.20 - 11.26(격주 토요일, 총 8회) | 토요일 오전 10시 Host: 김윤동&김수민 인원: 최대 6명 ![]() [ 독서아카데미 #5 ] <사생활들> 김설& <해외생활들> 이보현 차곡차곡 일상을 만들어 가는 <사생활들>김설 작가와 독일과 미국에서의 생활, 어쩌면 특별한 일상을 살았을 듯 싶은 <해외생활들> 이보현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르지만 같은 그 두 작가의 일과 생활 그리고 삶을 버티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일시: 2022.8.21 | 일요일 오후 4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 독서아카데미 #6 ] 정혜윤 PD/작가 그의 책을 읽다가 보면 공허한 말이 아닌 직접 만나 겪고 행동하는 그의 삶이 참 부럽기도 했고,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이 우리가 생각해야할 것이 이리도 많은데 하루 하루를 허투로 보낼 수 없다는 듯 보이는 그의 일과 생활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해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시: 2022.8.26 | 금요일 저녁 8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인원: 최대 50명 ![]() [ 문화생활관 ] 조준호(ZOZNO) <소파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 발간 기념 서점 투어 콘서트 3rd in 안산 2020년 1월, '시와'님이 공연 후 오랜만에 마련되는 전국 투어 공연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우쿨렐레와 퍼커션을 연주하는 싱어송라이터 2006년부터 전국을 돌며 거리 공연을 하며 버스킹 문화를 널리 알려왔으며, 2007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이후에는, '좋아서하는밴드', '바드', '우쿨렐레피크닉', '하림의아프리카오버랜드' 등 다양한 스타일을 밴드 활동을 하며 음악적 영역을 넓혀 왔다. 2018년부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음악으로 기록하는 '음악으로 쓰는 기행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한 곡씩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노래를 모아첫 번째 정규 앨범인 「소파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북」을 발표했다. 일시: 2022.8.27 | 토요일 저녁 7시 뮤지션: 조준호(ZOZNO) 기획: 정은주 인원: 최대 생활花 당신의 일상에 꽃이 생활화 되기를 바랍니다. 라탄 화병꽂이 no.30 한 주 잘 쉬고 돌아왔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 많은 곳들이 회색 아니면 흙탕물색이라 기분 전환을 위해 짙은 핑크를 선택해봤어요. 이번 주의 꽃도 오브,비 대표님의 라탄화병에 꽂았습니다.
미니 장미같은 스프레이 카네이션, 추억의 핸드폰과 똑같은 이름 블랙베리, 그리고 제가 애정하는 꽃 거베라.
짙음으로, 선명함으로 고단했을 마음이 조금 희석되었으면 좋겠어요. 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생활북토크 x 독서아카데미#6 8월 26일 금요일 저녁 8시 우리가 함께 만날 작가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 정혜윤 지음 | 위고 펴냄 | 2021 ) 부제: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나는 누구인가?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일부이다. 나의 가치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가치와 같다. 내가 살리고 전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나다." 내가 힘을 잃을 때 나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이다. (주문을 거는 것도 말이고 주문을 깨는 것도 말이다.) 현재의 나는 지금 전하려고 하는 이야기들의 일부이다. p.19 저마다 붙들고 살아가고 있는 혹은 붙들고 살아가야 할 단어와 말에 관한 책이다. 남도 외딴 항구의 어부, 뒤늦게 글자를 깨우친 할머니, 시장 야채장수 언니에서 9·11테러 생존자와 콜럼바인 총기 사건 희생자에 이르기까지, 정혜윤 피디가 만난 이들은 “인류가 지속되는 한 인간의 기억 속에 영원히 좋은 것으로 남을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은 가난, 우울, 슬픔, 끔찍한 재난에서도 이들을 살아 있게 만든 말에 관한 이야기, 회복과 재생에 관한 이야기, 각자 자신의 슬픈 세상에서 건져낸 기쁜 말에 관한 책이다. 정혜윤은 말한다. “우리가 곧잘 그 사실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지만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나 가장 좋은 이야기로 힘을 내고, 가장 좋은 이야기와 함께 여러 가지 압력에 맞서 싸우면서 따뜻하면서도 깊게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살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것이다. 현실을 살되 마음의 한쪽에 뭔가를 품고 현실의 일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저마다 이 문제 많은 현실의 ‘해결자의 목소리’가 된다면 기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여러 모습 중 가장 좋은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면 정말 기쁠 것이다.” 앞으로 올 사랑 ( 정혜윤 지음 | 위고 펴냄 | 2020 ) 부제: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 이야기 내가 내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는 중요한 문제다. 나는 발견되는 기쁨을 말하고 싶다. 자기를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 그것은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것이다. 사랑받을 만한 어떤 것을 가지고 있음이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것이다. 건강한 자기애는 감사와 사랑을 보낼 타인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좋지 않게 행동하면 슬퍼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사랑과 믿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다. p.189 『데카메론』의 형식을 빌려 열 가지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구 온난화 시대의 대하소설”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미친 아담 3부작, 살쾡이의 잊을 수 없는 운명을 그려낸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잔인한 공장식 축산과 유전자 조작 식물에 관해 폭로한 미셸 우엘벡의 『세로토닌』, 고독한 노동 한가운데에서 잠시나마 함께 있는 일의 온기를 느낄 있는 순수한 시간에 관한 존 버저의 이야기, 히틀러의 부대로부터 식물 종자를 지킨 바빌로프와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는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동물과 인간이 어떻게 잘못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나아가 우리에게 지금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아차리게’ 해준다. 저자는 말한다. “상상해본 적 없는 거대한 단절의 시기인 지금, 이 균열 속에서 좋은 무엇인가가 나와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리석음은 꽃피고 나쁜 일은 벌어진다.” 아무튼, 메모 ( 정혜윤 지음 | 위고 펴냄 | 2020 ) 부제: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혼자서 메모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메모는 재료다. 메모는 준비다. 삶을 위한 예열 과정이다. 언젠가는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삶으로 부화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메모할지 아무도 막지 못한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메모장 안에서 우리는 더 용감해져도 된다는 점이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더 꿈꿔도 좋다. p.67 "메모같이 사소한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CBS 라디오 PD 정혜윤은 되묻는다. 우리는 항상 사소한 것들의 도움 및 방해를 받고 있지 않냐고. 강아지가 꼬리만 흔들어도 웃을 수 있지 않냐고, 미세먼지만 심해도 우울하지 않냐고, 소음만 심해도 떠나고 싶지 않냐고. 그리고 덧붙인다. 몇 문장을 옮겨 적고 큰 소리로 외우는 것은 전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사소한 일'이란 말을 언젠가는 '자그마한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아무튼, 메모>는 메모는 삶을 위한 재료이자 예열 과정이라고 믿는 한 메모주의자의 기록으로, 비메모주의자가 메모주의자가 되고, 꿈이 현실로 부화하고, 쓴 대로 살 게 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메모장 안에서 더 용감해진 이야기이다. Essay He said, 기분 좋은 꿈. 생활관을 운영하면서 꿈꾸던 장면이 펼쳐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주 가끔. 물론, 기분 좋은 꿈 말이다. 언젠가 처음 그 기분을 느꼈던 것은 생활관을 오픈하고 한 해를 채 채워지기 전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 써놨던 글을 찾아보니 2019년 5월의 어느 날이었던 것 같다. 봄기운이 완연한 하루였고, 지금도 자주 보고 함께 작업도 했던 분이지만 그때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몰라 어렴풋하게 창작분야의 일을 한다는 것만 알고 있던 커플이 이 날도 와서 하루 종일 생활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커다란 빅테이블에서 앉아 작업을 하다가 서가를 둘러보다 책을 들쳐보기도 하고 그러다 잠깐 산책을 다녀오는 것인지 밖으로 나가 한참이 지나 되돌아왔다. 정오에 들어와 해 질 녁이 돼서야 짐을 챙겨 돌아갔다. 그 커플이 작업을 하는 중, 천안에 있는 한 대학교의 영상학과 학생들이 졸업작품으로 생활관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찍으러 왔다. 로컬과 환경을 키워드로 찍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촬영을 했는데 이날도 그중 하루였다. 나와 꽃사장을 인터뷰하고, 머물고 있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했다. 그들도 하루 종일 작업을 하느라 생활관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에는 ‘시지비언'이라고 부르던 생활관 초창기에 매일같이 오던 손님들이 있었다. (CGV 아르바이트 동료들이라 씨지비언이다.) 함께 오는 것은 아니었고, 몇몇이 같이 또 다른 친구들과 들렸다. 이 날도 그들 중에서 면접에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생활관이요"라고 했다는 손님이 왔다. 언제나처럼 같은 메뉴를 시켰고, 책을 한 권사서 친구와 함께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지금은 이름도 하는 일도 잘 아는 커플 손님이 찾아왔다. 당시에는 잘 모르고 어림짐작으로 영상이나 마케팅 쪽 인가? 생각했던 손님이었다. 평소와 같이 야외 테라스에서 머물다 돌아갔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생활관 앞에서 찍은 사진과 #주말마다출석체크 라는 글이 올라왔다. 마지막으로 ‘그린당’이라는 프로젝트 팀을 운영하는 무리가 찾아왔다. 당시에 두 번째 전시를 계획하고 있어 팀 전체가 함께 와서 생활관의 이곳저곳을 줄자로 재고 있었다. 여전히 빅테이블에는 작업을 하는 커플이 있었고, 천안에서 온 학생들은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책을 산 시지비언은 소파에 늘어져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었고, 야외 테라스에는 익숙한 커플이 소소를 스다듬고 있었고, 복층에서는 전시를 할 작가들이 이곳저곳 작품을 설치할 곳을 재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는 순간, 꿈꾸던 장면의 한 페이지 같이 느껴졌다. 최근에 그 같은 기분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 이번에는 한눈에 들어온 컷은 아니었고, 꽃사장이 전해준 이야기와 소소와 산책을 하면서 마주한 순간이 모두 한 겹으로 모아보다 느낀 것이었다. 세차게 비가 내렸다. 서울 곳곳이 물에 잠겼고,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용산도 광화문도 아닌 서초동의 한 아파트가 됐던 날이었다. 비가 많이 내려 한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픈부터 익숙한 손님이 들어왔다. 꽃을 사고 중고를 사고 음료를 시켰다. 익숙한 손님들이라 꽃사장은 안부를 묻고 짧은 대화를 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이날은 개인 휴무라 집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잠깐 내려가 보니 모두 익숙한 손님들이 빅테이블도, 소파도, 윙체어도, 차지하고 있었다. 오후에는 이번 달 말에 공연을 하기로 한 뮤지션인 조준호 님이 직접 앨범을 가지고 왔다. 문자와 메일과 택배 같은 비대면이 익숙한 시대에 문자는 “통화 가능하신가요?” 정도로 사용을 하고 배송은 “제가 직접 가지고 갈 예정입니다.”로 말하는 분이었다. 2년 전에 공연한 뮤지션 ‘시와'님도 그런 사람이었는데 우연찮게 비슷한 성향의 뮤지션을 만나게 됐다. 그와 대화를 하면서 눈을 보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통화보다는 직접 만나 대화가 더 편하고, 대화를 하더라도 눈을 보면서 듣는 사람이었다. 아무튼,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난 집으로 되돌아왔는데, 꽃사장에 말에 의하면 1층에 우리는 너무나 잘 알지만 그들끼리는 전혀 모르는 손님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고, 그중 한 손님이 비가 잦아들어 집으로 되돌아갔는데 나가서 얼마 되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자 그 서로는 모르는, 우리는 익숙한 손님들이 하나같이 동시에 “좀 더 있다 가시지"라며 창밖을 보며 걱정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줬다. 그런 얘기를 듣고 소소와 이른 산책을 나섰다. 보통은 함께 나서는데 이날은 비가 좀 잦아드는 기회를 엿봐야 했기에 혼자 조금 이른 산책을 나섰다. 한대 앞 역앞 번화가를 지나 건너 아파트 단지를 돌아오고 있었는데 맞은편에서 “안녕하세요"인사가 들려왔다. 마침 조준호 님의 공연을 제안한 분이 집으로 되돌아 가고 있던 참이었다. 아파트 입구에서 조준호 님과 만나 이야기했던 것을 전하고, 이 분은 공연 홍보를 위해서 장애인 협회를 찾아가기로 했다는 말을 전했다. 조준호님 공연이 일반 공연과 달리 낭독과 음악으로 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해 주기에 시각장애인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며 추진한 것이었다. 그렇게 뜻밖에 공연 홍보 회의를 길에서 하게 됐다. 비가 다시 세차게 내리기 시작해 짧게 얘기를 하고 돌아 나왔다. 문득 생각해보니 길에서 이름과 안면 정도만 있는 동네 이웃과 우연히 만나 공연 기획 얘기를 하는 경험이 흔할까. 세찬 비가 내려 소소도 나도 온통 젖어 되돌아왔지만 낮시간에 뮤지션과의 대화 그리고 오후 손님들끼리의 묘한 관계, 마지막으로 우연히 동네 이웃과 만나 공연기획 대화까지 모든 것이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2019년의 그 어느 날은 모두 아직 잘 모르던 상황에서 각자가 생활관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인상에 남았다면 이날은 그에 더해 좀 더 익숙한 관계로 인해 느낀 것이 컸다. 여전히 꽃사장과 소소 나 이렇게 셋이 운영을 하고 있는 생활관이지만 셋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운영을 하고 만들어 가고 있는 듯 한 느낌이다. 2022년 8월의 이 날도 꼭 기억에 담아둬야겠다. She said, 말하기. 요즘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키오스크가 놓여 있는 장소에 가면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주변에 있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제일 먼저, 많이 하는 말.
“어우, 우린 이런 거 할 줄 몰라. 나이 먹어봐. 눈도 안 보이고, 어려워. 좀 해줘.”
직원들은 바쁘지 않다면, 혹은 키오스크 전담 직원이 있다면 최대한의 친절을 긁어모아 도움을 준다. 하지만 난 이 장면이 유쾌하거나 자연스럽지 않다. 우선, 나이가 많다는 걸 무기 삼아 반말로 요구사항을 나열한다. 그리고, 몰랐던 키오스크 작동법에 대해 하나씩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하는 대신 노화를 핑계로 모든 것을 맡긴다. 극장이나 패스트푸드점이 대표적이다. 요즘은 식당에서도 종종 키오스크만으로 주문을 처리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이봐, 여기 나 이것 좀 해줘.”
와
“혹시, 바쁜데 미안하지만 이것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어떤 말을 듣더라도 상대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응당 도움을 주는 게 마땅하지만(정말? 지금도? 그렇다고??) 아 다르고 어 다른 말이라는 게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입 밖으로 나가는 음성 메시지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맨 처음 이 글을 쓰려고 했을 때 호기심 잃은 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볼까 했었다가 이내 말에 대한 것으로 바꾸었다. 호기심을 잃고 배우려 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 역시 노화의 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조심스러워졌다. 스스로 호기심을 잃는 것과 나의 과거에 근거한 조언이나 충고하는 것 자체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실은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다시, 말 이야기로 넘어와 이어가자면 이렇다. 내 작은 세계인 나와 파트너와의 삶에서 수만 가지의 대척점 중 하나는 말투다. 나는 매우 조심하는 성격이라 말도 조심스럽게 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혹은, 굉장히 둥글게 한다. 이제는 쿠션어 사용을 지양하지만 그래도 파트너에 비하면 많은 쿠션어를 사용하는 편이다. 반대로 파트너는 굉장히 직설적이다. 쌓아온 관계의 밀도에 차등을 두어 말하지 않는다. 즉, 나에게도 이성적으로(나쁘게 표현하자면, 쌀쌀맞거나 싸가지없거나 퉁명스럽게) 말하고 부모님께도 그렇게 말한다. 지금 와서 소용없는 얘기지만 연애할 때는 왜 이 사실을 몰랐나 싶지만...... 뭐, 그렇다. 그나마 우리가 헤어지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이유는 대화하는 것의 50% 정도는 서로 존대를 한다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최형진 씨, 소담 소이 물그릇 닦았어요?"
"여보, 오늘은 여보가 소소랑 산책 먼저 해줄래요?"
"오늘은 뭘 먹을까요?"
"건조기는 수건 모드로 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대부분 생활하면서 하는 얘기는 존대를 한다. 사회 이슈에 있어서는 서로 목에 핏줄 세우며 반말로 투닥거리지만 상황에 따라 존대를 한다는 건 적어도 불화의 씨앗을 아주 조금은 뿌리지 않게 된 것 아닐까? (아, 우리는 동갑입니다.)
말투에 대한 건, 말에 대한 건 쓰고 싶은 게 참 많다. 나는 1차원적인 것에 자극을 잘 받는 사람이라 손님들이 주문할 때 하는 말, 나와 대화할 때 하는 말투, 자기들끼리 하는 말 등을 관찰한다(라고 쓰고 평가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어떤 말을 했나 곱씹기도 많이 한다. 그러면서 반성도 하고 다음에는 어떤 표현을 쓸지에 대해 고민도 한다. "오늘 어땠냐?"
"오늘은 어땠어?"
"오늘은 좀 어땠어요?" 어떤 말을 어떤 상대에게 선택해 말할 것인가는 오롯하게 내 몫이다. 내가 건네는 말 한마디로 상대의 하루가 나빠질 수도, 좋아질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말 한마디를 내뱉을 때 조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말을 할까, 저렇게 표현해볼까 고민하다 뱉지 못한 말들이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꼭 하고 싶은 말,
"무탈하세요."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