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네번째 | 34th 생활소식 생활커뮤니티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이번 주말에 뭐하지? 하는 당신을 위한 생활커뮤니티 8월 26일 금요일 [ 독서아카데미 #6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PD/작가 그의 책을 읽다가 보면 공허한 말이 아닌 직접 만나 겪고 행동하는 그의 삶이 참 부럽기도 했고,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이 우리가 생각해야할 것이 이리도 많은데 하루 하루를 허투로 보낼 수 없다는 듯 보이는 그의 일과 생활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해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시: 2022.8.26 | 금요일 저녁 8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8월 27일 토요일 [ 문화생활관 ] 조준호(ZOZNO) <소파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 발간 기념 서점 투어 콘서트 3rd in 안산 우쿨렐레와 퍼커션을 연주하는 싱어송라이터 2006년부터 전국을 돌며 거리 공연을 하며 버스킹 문화를 널리 알려왔으며, 2007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이후에는, '좋아서하는밴드', '바드', '우쿨렐레피크닉', '하림의아프리카오버랜드' 등 다양한 스타일을 밴드 활동을 하며 음악적 영역을 넓혀 왔다. 2018년부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음악으로 기록하는 '음악으로 쓰는 기행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한 곡씩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노래를 모아첫 번째 정규 앨범인 「소파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북」을 발표했다. 일시: 2022.8.27 | 토요일 저녁 7시 뮤지션: 조준호(ZOZNO) 기획: 정은주 예매: 30,000원 8월 28일 일요일 [ 독서아카데미 #7 ]정명섭 작가 백화점 샐러리맨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고, 백화점 내 커피전문점이 좋아보여 바리스타로 전업, 하필(?) 파주출판단지 내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일하게 돼 여럿 작가와 출판사 사람들을 만난 것을 계기로 9년의 바리스타 일을 접고 작가로 또 다시 전업을 했다는 정명섭 작가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는 출판계의 다이소라고 불립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기도 하고 (역사와 추리는 기본, 공포, 어린이 청소년 문학, 인문서와 에세이도 씁니다. 시 빼고 다 쓴다는) 15년간 100권이 넘는 책을 쓴 다작가라 불리게된 닉네임이라고 합니다. 그는 100권을 쓰기 위해서 1,000번 이상의 거절과 무시를 당했다고 하니, 그의 전업은 그냥 한번 해볼까 정도가 아니라 심지 굳은 노력의 결실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흥미진진한 그의 삶과 만나는 자리에 초대합니다. 일시: 2022.8.28 | 일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9월 생활커뮤니티 1차 라인업 공개 우리의 가을 일상을 채워줄 생활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 x 마을상점생활관 vol.2 9월, <청춘 파산> 김의경 작가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거치면서 깨닫게 됐다. 세상에 빚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빚처럼 널려 있다. 빚의 덫에 걸려든 사람들에게 이 소설이 아주 작은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from. <청춘 파산> 김의경 일시 : 2022.9.1 - 29, 온라인 독서 루틴 기록 (온라인 그믐모임방) *신청시 링크 전달 : 2022.9.24(토) 저녁 7시 생활북클럽 : 2022.9.30(금) 저녁 7시 생활북토크 [ 독서아카데미 #8 ] 김예지 x 배윤슬 같은 듯 다른 두 작가가 함께 만나는 첫 자리를 마련합니다. 세상의 시선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삶을 만들어 가고, 그 삶이 낯설어 다양한 매체에서도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루 하루 노동이 주는 거짓없는 삶을을 받아 들이면서 살아가는 두 작가를 함께 만납니다. 서로에게 응원을 주고 받으며 지내지만 정작 만난 적은 없다는 두 작가의 대담을 통해서 청소일과 도배일을 하면서의 이야기 뿐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세상에 관심을 받았던 그 후의 삶의 이야기도 함께 나눕니다. 일시: 2022. 9. 3 (토)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마음병 책처방] <마음병에는 책을 지어드립니다.> 이상우 한의사/작가 특별히 준비한 추석 선물이라고 해야할까요? 명절 증후군으로 여럿 마음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전주에서 책처방을 하는 한의사 이상우 작가님과 만나 책처방을 해드리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책방을 운영하지만 여전히 책을 추천하는 것은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책처방을 이미 10년째 하고 계시는 책처방 전문 한의사를 모셨습니다. 추석 다음날이지만 여전히 연휴인 시기에 마련되는 자리니 만큼 마음병 있는 가족과 부모님과 혹은 명절을 가족 없이 보내야 하는 모든 이가 함께 저녁 먹기전 들려 마음병 치료를 받고 남은 연휴를 잘 보내기를 바라며 자리를 준비합니다. 일시: 2022.9.11 | 일요일 오후 4시 <지역서점문화활동지원>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독서아카데미 #9 ] 진로심리학 이항심 교수 < 일 + 생활: 내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법>을 준비하면서 사실 가장 처음에 소개를 하고 싶었던 자리를 드디어 마련합니다. 진로심리학이란 학문도 새로웠지만, 학문적으로 일과 생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어느 지점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는 사실에, 그렇다면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작가의 <일과 생활의 관점>을 듣기 전에 학문적으로 연구한 지금 사회의 일에 대한 관점을 알아두며 시작을 하려고 준비했지만, 작가보다는 교수로 업을 하고 있어 학기 말과 해외 학회 일정으로 꽤나 미뤄져 봄에 얘기를 나누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드디어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시: 2022.9.17 | 토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독서아카데미 #10 ] 정멜멜 사진가 여행과 사진이 취미인 사진가. 자연스러운 것, 아름다운 것, 때로는 무의미한 것을 담고 있다.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 texture on texture〉의 소속 작가이며 프린트 매체, 단행본, 웹 매거진, 기업의 광고 작업, 인터뷰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타인의 삶 2』, 『레투어RETOUR』에 작품을 실었다. - 피사체의 가장 빛나는 부분을 포착해 자연스러우면서도 반짝이는 화면으로 담아내는 정멜멜 작가는, 요즘 여러 아티스트들과 매체, 브랜드가 가장 협업하고 싶어 하는 사진가다.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금 소속된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를 열고, 사진을 전업으로 하며 부업으로 빈티지숍을 운영하기까지, 일과 삶에 대한 고민과 결심,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책에 담지 못 한 사진을 통해 함께 나눌 예정이다. 일시: 2022.9.25 | 일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9월 가장 먼저 만날 두 작가의 비슷한 듯 다른 두 책을 소개합니다. 과연 일이란 무엇일까? 남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관점으로 일을 선택해 삶을 만들어 나가는 두 작가의 책을 먼저 전합니다. 저 청소일하는데요? (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2019 ) “남의 시선을 어떻게 이기나요? 저는 이기지 못했어요. 이겼다기보단 견뎠어요. 마음으로 이기고 싶었지만 사실 이기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신경은 쓰였지만 견뎠던 것 같아요. 아니라고 말한다고 정말 신경 안 쓰이는 게 아니란 걸 여러 번 겪으면서 말이죠. 근데 어떡해? 난 계속하고 싶은걸. 그래서 전 이김보다 견딤을 택했어요. 이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선택을,하지만 이기질 못한다면 자신의 판단에 믿음을 가지고 견뎌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어쨌든 결론적으로! 시선 때문에 포기하진 마세요! " <저 청소일 하는데요> 누가 보기에도 보편적이지 않은 '청소일'은 저에게 보편적이지 않은 '삶'을 선물해줬습니다.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작가는 27살 나이에 청소 일을 시작했다.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기에, 꿈만 쫓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꿈과 생계를 모두 가능하게 해줄 직업으로 '청소'를 선택했다. 생계와 꿈 사이에서 고민하다 직업으로 꿈을 이룰 수는 없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청소 일은 저자 본인에게도 낯선 직업이었다. 타인이 만든 편견뿐 아니라 저자 스스로 만든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그러나 힘들 것 같고, 괴롭기만 할 것 같은 낯선 직업이 오히려 저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주었다. 남과 다른 경험들 속에서 생각이 자랐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들은 특별한 이야기가 되었다. 꿈꾸던 그림 그리는 일도 계속할 수 있었다. 결국 꿈에도 한발 더 가까워 진 셈이다. 이 책에는 지난 4년간 저자가 경험하고, 느꼈던 삶의 여러 순간들이 담겨 있다. 피하고 싶은 상황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그 시간들을 돌아보며 이렇게 이야기 한다.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를 읽다보면 다름은 틀린 게 아니었음을, 다르기에 더 행복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말이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 ( 배윤슬 지음 | 궁리 펴냄 | 2021 ) 부제: 까마득한 벽 앞에서 버티며 성장한 시간들 "2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경험했다. 펜스 너머로만 보았던 ‘건설 현장’에 들어가 난생처음 보는 환경에서 일을 했다. 지어져가는 아파트 안에서 시멘트벽을 벽지로 채워가며 몸을 써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롭고 낯선 직업에 도전한 내게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내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숨기지 않고 내비치는 사람도 있었다. 비슷한 일을 한다는 이유로 SNS를 통한 관심과 응원을 받기도 했으나 지저분한 옷을 입고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시와 차별을 받기도 했다.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꾹 참고 다시 벽 앞에 서며 버텼다." 174면 <쳥년 도배사 이야기> 건설 현장에서 시작된 새로운 도전, 도배 일을 통해 만난 또 다른 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여기 매일 아침 새로운 벽 앞에 서는 청년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벽들에 자신만의 정성스런 손길로 벽지를 바르는 도배사로 일해왔다. 그의 원래 전공은 사회복지학,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였지만 조직문화에 불합리한 면들을 목격하고 회의를 느끼며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업(業)을 찾아나섰다. 퇴사를 결심한 후 다양한 직업들의 면면을 탐문해 나갔다. 내가 정말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내가 나 스스로를 혹은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일, 내가 오래 버틸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 생활에 취약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으면서도 매 순간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청년 도배사 이야기』는 건설 현장 그중 ‘도배’라는,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제대로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모습을 지난 2년간 꾸준히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도배를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또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 주변의 시선보다 자기가 좋아하고 만족하는 일을 찾는 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청년 도배사는 오늘도 새로운 벽 앞에 서 있다. Essay He said, 미뤄진 기록들.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작년만 해도 간혹 건너뛰는 날이 있었는데 올 해는 어쩐 일인지 매일 아침에 전날을 되돌아보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는 시간을 잘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에 만났던 윤혜은 작가는 10년간 매일 썼다는데 (심지어 지금도 여전히 쓴다는데) 그냥저냥 하다 보니 그렇게 10년을 채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루틴이 만들어졌음에도 계속 미루기 일쑤인 것은 #생활기록관이란 태그를 붙이는 생활커뮤니티 프로그램의 기록이다. 어찌어찌 사람들을 모아 진행은 하고 있는데, 그것을 기록하는 것은 미루다 그다음 프로그램을 하고 그러다 보니 계속 미루기 일쑤다. 회사를 다녔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대기업의 임원이지만 승승장구까지는 아니고 그럭저럭 품위유지를 하고 있는 그가 나의 직속상관이었을 때 “ 너는 아이디어도 좋고, 기획도 진행도 다 너무 좋은데 마지막 결과 보고가 부족해"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었다. 어떤 프로젝트가 끝나면 마지막 내가 잘했다는 티를 내야 하는 결과 보고까지 완결이 돼야 나의 위치를 정해줄 윗사람들이 알아줄텐데, 언제나 그것이 부족했다. 프로젝트만 잘 끝내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마음이었던 것도 같다. 그 프로젝트의 끝이 결과 보고에 있다는 것을 그때는 가닿지 못했다. 아무튼, 그 조언을 듣고 한 동안은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결국 그것을 몸에 세기는 것 까지는 못 한 듯 싶다. 지금도 #생활기록관을 미루고 또 미루는 것을 보면 말이다. 지금은 윗분들이 없는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 이웃이 있다. 그들에게 ‘저희가 이렇게 재미난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를 전해야 다음에 모집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텐데 그것을 가닿게 하는 것이 언젠가의 그 결과 보고처럼 부족한 듯 느껴진다. 지금 이 글은 [심야책방]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는 <타문화의 집밥> 그 첫 번째, 콩고 민주공화국의 집밥 프로그램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쓰고 있다. 7시 30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 10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그 때문에 배윤슬 작가와 김예지 작가와 함께 줌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늦어버려다. (결국 집밥 진행 중에 생활관 2층에 올라가 짧게 해치워 버리고 말았다.) 집밥프로젝트는 역시 관계는 뭔가를 같이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 자리었다. 콩고 민주공화국에서 난민으로 온 뮤리엘과 미셸도 자신들이 집에서 먹는 밥을 소개한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던지 텐션이 꽤나 올랐다. 참여하는 분들도 대체로 우리와 익숙한 분들이라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아직 9월의 집밥을 정하지 못했는데, 오늘의 생각으로는 [심야책방] 지원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해볼 만한 기획인 듯 싶다. (그만큼 분위기와 반응이 좋았다는 얘기.) 안산에는 꽤나 많은 외국인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수소문 해서 작년에는 여행 프로그램도 했는데, 문제는 한국어가 유창한 난민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미얀마 쌀국수를 꼭 소개하고 싶다던 미얀마 난민 생엉씨는 아랫 지역으로 이주를 했다. 8월과 9월은 이미 몇 번 만난 적 있는 나라의 집밥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바로 다음달부터 새로운 분을 찾아야 한다. 언제나처럼 어찌어찌 찾을 것이다. 기록을 미룬 그 첫 단추는 일기떨기 세 작가 천선란x윤혜은x윤소진 작가 북토크 부터였다. YES24 한국 미래 문단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 천선란 작가가 참여한 자리라 평소보다 조금 더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한 두 작가가 있어서 그런지 모두 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속 얘기를 꺼냈다. 웬만하면 혼자서 떠들어야 하는 자리보다는 (비용 문제로 쉽지는 않지만) 친한 작가끼리 함께 진행하는 자리를 선호하게 됐다. 혼자 와서 얘기를 해야 하는 북토크는 대체로 작가들도 약간의 부담을 안고 시작을 한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주 경험하는 작가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은 아닌 듯싶었다. 누군가와 함께 했을 때 분명 그 편안함 속에서 자연스럽게 더 깊은 속 내를 꺼내놓는 경우를 더러 경험한 후에야 알게 됐다. 거기다 셋이서 함께 하는 북토크 자리였으니 얼마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 속 내를 꺼냈을지는 함께 자리한 우리들의 기억에만 남기기로 하고. 그다음에 미룬 것은 들시리즈의 두 작가 <사생활들> 김설 작가 x <해외생활들> 이보현 작가였다. 바로 지난주 일요일에 한 북토크였다. 그 둘은 서로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먼저 어느 곳에서 함께 북토크를 한 것을 확인하고 제안을 해 진행이 된 것이었다. 북토크 후에 얘기를 들어보니 첫 번째 북토크 때는 서로의 이야기의 분배를 잘 못 해서 아쉬웠는데 두 번째인 이 자리는 전 보다 더 좋았다고 했다. 정 반대의 성격의 두 작가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꽤나 자극이 된다. 당장 눈앞에서 양 극의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보면서 나의 취향과 태도를 조금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에는 김설 작가의 꾸준한 일상보다는 이보현 작가의 적극적 야심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자극이 됐다. 그 처럼 뭐든 새롭게 시도하는 그런 자극이 지금 나에게 조금 더 필요하게 느끼는 듯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박정훈 기자와 함께 한 북클럽도 기록하지 못했다. 북클럽, 보통은 독서모임이라는 자리에서 피해야 할 두 가지 주제가 젠더와 정치라던데, 딱 그 두 가지만 가지고 대화를 한 자리였다. 이 북클럽을 통해서 역시 개인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관한 대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 덕분에 9월과 10월에 진행할 북클럽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책은 이미 정해 지난 레터에 소개했으나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해 이건 다음주 레터부터 모집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주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삼일 연속으로 생활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결국 미뤄진 기록 리스트가 더욱 늘어 난다는 뜻이다. 다음 주부터는 틈틈이 ‘생활관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답니다.’를 티 낼 수 있는 글을 남겨야겠다. 그러면 언젠가는 ‘바로 마감이 되었습니다'라는 안내를 할 수 있는 그런 날도 오지 않을까. 언젠가는 말이다. She said, 자기결정권 연애를 막 시작한 친한 동생이 고민 상담을 해왔다. 연인과 잠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오는 고민이었다. 상대가 진도 빼는(?) 속도가 너무 빨라 당혹스러워 자기 속도에 맞춰달라고 이야기했지만 되돌아온 건 어린애 취급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온갖 욕을 하고 싶었지만, 남의 연인 흉은 함부로 보는 것도 옳지 않으니 최대한 사회적 자아를 모아서 내 경험담과 과거와 현재의 내 생각을 이야기해 줬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빠르다고 느꼈고 그렇게 느낀 것에 대해 상대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멋있다고 말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서투른 나 자신이 괜히 부끄럽고 답답해 상대의 요구대로 맞춰주기에 급급했기에 지금 이 동생의 행동이 멋있을 수밖에 없었다.)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육체적 관계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불타올라 뜨거운 시간을 보낸다면 그야말로 땡큐지만, 언제나 이렇게 쌍방이 뜨거운 건 아니니 거기에서 늘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부디 친한 동생의 연인이 눈치를 챙기고 서로에게 맞는 적정 속도를 찾아가기를 바란다. (남자들아 부디, 제발 say no를 들으면 NO!로 알아들어라!)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하니 가장 먼저 성적 자기 결정권이 떠올라 위의 에피소드를 함께 적긴 했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 이 있느냐. 스스로 결정하려면 사실 내가 나의 판단을 믿느냐, 나의 결정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생각이 선행되려면 많은 경험에 근거한 나만의 빅데이터를 쌓은 뒤 스스로 결론을 도출해 내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행복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결정된다.” - 생각의 비밀 | 김승호 (김승호 작가님의 말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스스로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 많아지면 그것 자체로 일상을 위협받기도 한다. 과부하가 걸려 모든 걸 외면하게 되는 경험을 한 나로선 이런 태토를 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의도를 갖고 저 말을 했는지 충분히 알 것도 같다.) 사실, 내가 자기 결정권에 대해 쓰게 된 이유는 정말로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결혼 초기에 샀던 주방 용품 중 무인양품에서 구입한 하얀색 플라스틱 싱크대 설거지볼이 너무 낡아서 아무리 닦아도 새하얀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케아에서 산 새하얀(청소도 잘 안 하면서 그렇게 하얀색 물건을 좋아한다.) 플라스틱 설거지 건조대도 시간의 때를 벗겨내기 어려워 주방의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하루에 두세 번의 설거지를 하면서 더 이상은 하얗지 않은 그 물건들을 볼 때마다 우리의 결혼생활 같기도 하고(굳이??) 게으르고 지저분한 내 원초적 습성이 다 탄로 나는 것 같아 불편했다. 고춧가루가 섞인 음식을 먹을 때면 설거지볼은 늘 붉은색이 되었고, 잠깐 게으름을 부리면 건조대에는 물때가 여실히 드러났다. 시어머님이 우리 집에 오실 때마다 잔소리를 유발하는 물건이기도 했다. 그때는 그냥 다 넘길 수 있었다. 나의 생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하얀 느낌만 나는 물건들을 쓰임도 다 하지 않았는데 버리고 다시 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게 어느 날부턴가 내 시선을 끌고, 내 신경을 건드렸다. 이 물건들로 하여금 나의 치부가 드러나는 느낌도 들기도 했으니까. 그러다 살림의 고수인 언니네 놀러 갔다가 주방 모서리 벽을 차지한 반짝거리는 스테인리스 건조대를 보았다. 조명 덕분에 그 건조대는 더 반짝거렸고, 깔끔함 지수는 늘 가득 채워져 있는 언니의 물건이라 더더욱 물 때 하나 없이 매끄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언니, 저거 건조대 뭐야, 왜 저렇게 깨끗해?” “내가 자주 닦기도 하는데, 저 건조대가 내가 써본 것 중에 제일 관리하기 편하더라.” “나 정도의 게으른 인간도 저걸 쓸 수 있을까?” “야, 너네 집 그 하얀 플라스틱보단 나을 거다!" 아, 역시 언니도 이미 우리 집에 와서 그 하얀색 같은 그 무언가의 색을 띠고 있는 그 물건을 보았구나. 언니와 헤어진 뒤 스테인리스 건조대를 검색하고, 같은 듯 다른 두 브랜드의 제품을 비교하고 고민한 뒤 구매를 결정했다. 절대적인 조건을 비교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의 상황에 맞는 상대적인 요인들을 비교했다.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나름의 많은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들 하나하나에서 결정을 해야 하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전에는 귀찮았던 이 과정들이 이제는 재미있다. 물론, 이렇게 산 물건들은 실패할 확률도 적다. 생활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 어쩌면 자기 결정권 이야기와 연결 짓기엔 너무 사소한 것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나는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행위들이 더 나아가, 사람들과의 관계나 일 또는 생활들을 이루는 덩어리들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짜장면 먹을래 짬뽕 먹을래?’의 질문에 더 이상은 ‘아무거나’라고 답하지 않는다.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