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번째 | 35th 생활소식 생활커뮤니티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9월에 뭐하지? 하는 당신을 위한 생활커뮤니티 ![]() 생활[+철학]북클럽 (총 2회. 9월) 생활을 만든다고 할 때, 어떻게 생활을 만들어야 할지 어떤 생활이 좋은 생활인지, 나는 어떤 생활이 맞는지 어렵기만 합니다. 너무나 다양한 남들의 생활을 여기 조금 저기 조금 기웃거리다 결국 나의 생활은 어때야 할지 갈길을 잃고 남들 하는 데로 따라가는데 급급해지기 십상입니다. 결국, 나만의 생활철학의 부재가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그 생활철학을 바로 만들 수는 없더라도 시작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질문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두 권의 책을 골랐습니다. 당신의 생활 철학이 만들어지는 초석이 되는 두 권이기를 바라며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시: 2022.9.14 / 9.28 | 수요일 저녁 8시 | 격주 | 총 2회 지정도서 : 1st.<게으름에 대한 찬양> : 2nd <존엄하게 산다는 것> 인원: 최대 10명 Host: 책사장 형진C *우리동네인문책수다 지원사업으로 도서 제공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 x 마을상점생활관 vol.2 9월의 작가, 김의경을 읽다. “가난을 소재로 글을 쓰지만 글은 가난하지 않았으면”사색하는 가을을 함께할 9월의 작가로 그믐이 김의경을 추천합니다. 김의경은 등단작 “청춘 파산(2014)”, “쇼룸 (2018)“, 콜센터 (2018)”, “코스트 베네핏 (2022)”에 이르기까지, 담담하지만 깊이있는 시선으로 녹록지 않은 우리 시대 청춘들의 삶을 이야기 해 왔습니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는 이야기들은 자칫 암울한 현실의 막다른 서사처럼 보이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은 위로와 공감을 건넵니다.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여전히 눈부신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의경 작가의 “청춘파산”을 추천합니다. From. 그믐 장강명 x 김혜정 일시 : 2022.9.1 - 29, 온라인 독서 루틴 기록 (온라인 그믐모임방) *신청시 링크 전달 : 2022.9.24(토) 저녁 7시 생활북클럽 : 2022.9.30(금) 저녁 7시 생활북토크 [ 독서아카데미 #8 ] 김예지 x 배윤슬 '대체로 어떻게 그 일을 선택하셨어요?' 정도의 물음을 가지고 만나는 두 작가이지만 그 때의 시선과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후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그 시선을 먼저 겪은 김예지 작가와 몇 해 뒤 겪고 있는 배윤슬 작가의 대담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망설이는 이웃을 위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응원을 하며 지내지만 정작 만난 적은 없다는 두 작가의 첫 만남의 자리에 초대합니다. 월드프리미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세상에 한번도 없었던 그런 북토크의 자리입니다. 이웃과 친구를 초대하세요. 꼭 전하고 픈 이야기가 있는 자리로 준비합니다. 일시: 2022. 9. 3 (토)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마음병 책처방] <마음병에는 책을 지어드립니다.> 이상우 한의사/작가 특별히 준비한 추석 선물이라고 해야할까요? 명절 증후군으로 여럿 마음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전주에서 책처방을 하는 한의사 이상우 작가님과 만나 책처방을 해드리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책방을 운영하지만 여전히 책을 추천하는 것은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책처방을 이미 10년째 하고 계시는 책처방 전문 한의사를 모셨습니다. 추석 다음날이지만 여전히 연휴인 시기에 마련되는 자리니 만큼 마음병 있는 가족과 부모님과 혹은 명절을 가족 없이 보내야 하는 모든 이가 함께 저녁 먹기전 들려 마음병 치료를 받고 남은 연휴를 잘 보내기를 바라며 자리를 준비합니다. 일시: 2022.9.11 | 일요일 오후 4시 <지역서점문화활동지원>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독서아카데미 #9 ] 진로심리학 이항심 교수 < 일 + 생활: 내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법>을 준비하면서 사실 가장 처음에 소개를 하고 싶었던 자리를 드디어 마련합니다. 진로심리학이란 학문도 새로웠지만, 학문적으로 일과 생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어느 지점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는 사실에, 그렇다면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작가의 <일과 생활의 관점>을 듣기 전에 학문적으로 연구한 지금 사회의 일에 대한 관점을 알아두며 시작을 하려고 준비했지만, 작가보다는 교수로 업을 하고 있어 학기 말과 해외 학회 일정으로 꽤나 미뤄져 봄에 얘기를 나누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드디어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시: 2022.9.17 | 토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독서아카데미 #10 ] 정멜멜 사진가 여행과 사진이 취미인 사진가. 자연스러운 것, 아름다운 것, 때로는 무의미한 것을 담고 있다.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 texture on texture〉의 소속 작가이며 프린트 매체, 단행본, 웹 매거진, 기업의 광고 작업, 인터뷰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타인의 삶 2』, 『레투어RETOUR』에 작품을 실었다. - 피사체의 가장 빛나는 부분을 포착해 자연스러우면서도 반짝이는 화면으로 담아내는 정멜멜 작가는, 요즘 여러 아티스트들과 매체, 브랜드가 가장 협업하고 싶어 하는 사진가다.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금 소속된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를 열고, 사진을 전업으로 하며 부업으로 빈티지숍을 운영하기까지, 일과 삶에 대한 고민과 결심,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책에 담지 못 한 사진을 통해 함께 나눌 예정이다. 일시: 2022.9.25 | 일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그믐]에서 추천한 9월의 작가 김의경의 자전 소설 <청춘파산>을 소개합니다. 20대에 신용 불량자, 30대에 개인 파산자가 되어 버린 인주 막다른 청춘 한가운데에서도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눈부신 젊음의 분투기 청춘파산( 김의경 지음 | 민음사 펴냄 | 2014 )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청춘파산 』은 김의경 작가의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어머니의 사업 부도로 신용 불량자, 개인 파산자가 됐던 작가의 인생이 오롯이 들어가 있다. 사채업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오래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나가야 했던 작가의 이야기는 『청춘파산』 이라는 제목으로 일단락됐다. ‘청춘’이기 때문에 파산을 견딜 수 있었던 작가는 실제로 10여년 만에 파산을 면책 받았고, 문학상 수상으로 그동안의 고단한 삶을 위로 받았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 10년간 습작생활을 해온 김의경 작가는 ‘소설’의 맛을 알게 된 후 꿈이 생겼다. 좋아하는 글을 쓴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수십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힘들지만은 않았다. 14번의 도전 끝에 서른 다섯이 된 올해(2014년), 첫 책 『청춘파산』을 펴냈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날도 작가는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블랙 컨슈머의 황당한 주문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바로 전해든 수상 소식에 “이게 복선이었나?” 자문했다. 15년 만에 일을 쉬고 있는 김의경 작가는 “상금이 떨어지면 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주인공 인주는 20대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30대에 개인 파산자가 됐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소설에는 일부분 개인적 체험이 포함됐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경험한 것인가? 아르바이트는 90% 정도가 내가 직접 해본 일이다. 실화가 얼마나 반영됐다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수치상으로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50% 이상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소설을 읽고는 “이거 의경이 이야기네?”라고 했다. 대강은 알고 있는 이야기이고 책이 어둡지는 않으니까 재밌게 읽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아주 친한 친구는 슬퍼서 일주일간은 책을 못 읽었다고 하더라. 엄마는 “그래서 네가 나한테 돈 한 푼, 안 달라고 했구나”라고 하셨다. 가족들이 다 각자 사는 게 바빠서, 서로가 어떻게 사는지 잘 알지 못했다. 책을 보고 아신 것 같다. 요즘 일상이 궁금하다. 콜센터 아르바이트는 계속 하고 있나? 수상 소식을 듣고 일주일 정도 일을 더 하고 그만 뒀다. 두 달 정도 저축한 돈으로, 일을 안 하고 빈둥빈둥 거리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면서도 불안하다.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현실이 좋다(웃음). 요즘은 닥치는 대로 만화, 소설, 드라마 모든 걸 보고 있다. 사람들이 상금이 다 없어지기 전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라고 해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전집을 샀다. 나중에 역사 소설도 써보고 싶다. 누군가에게 『청춘파산』를 선물한다면? 소설을 쓰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희망을 준다는 생각까진 못했는데, 몇 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나도 힘을 얻었다. 청춘들에게만 선물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청춘기를 지낸 40, 50대 독자들이 읽는다면, 지나간 청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빚 때문에 힘든 무기력한 청춘들, 삼포세대가 읽는다면 조금이라도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작품을 어떤 소재로 쓸지는 모르겠지만, 첫 번째 작품을 잊지 않고 쓸 생각이다. YES24 2014년 인터뷰 중 - 어머니의 사업 부도로 20대에 신용 불량자가, 30대에 개인 파산자가 된 주인공의 위태롭고 치열한 젊은 날을 그린 소설 『청춘 파산』이 출간되었다. 신용 불량자 신분으로 인해 일자리라고는 아르바이트밖에 구할 수 없고, 사채업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가방 속엔 온갖 종류의 가발을 넣어 다녀야 하며, 빚 독촉 서류들에 대항하기 위해 밤새워 파산법을 공부해야 하는 서른셋의 백인주. 빚과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수많은 청춘의 얼굴인 백인주는 작가 김의경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작가는 소설 속 인주처럼 열일곱 솜털 같은 나이에 집안의 부도를 겪으며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몰렸다. 사채업자들의 방해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은커녕 한 군데에서 일하는 것조차 힘들었던 작가는 주어진 삶에 가장 알맞은 형태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글을 썼다.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거치면서 깨닫게 됐다. 세상에 빚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빚처럼 널려 있다. 빚의 덫에 걸려든 사람들에게 이 소설이 아주 작은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머리 위에 거대한 빚을 이고도 주눅 들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끝내 꿈을 찾아 가는 백인주의 이야기는 작가 김의경의 이야기와 겹치며 고단한 마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해 줄 것이다. - 심사평에서 『청춘 파산』은 ‘2014년, 아르바이트생 구보 씨의 일일’로 읽힌다. 서울특별시 곳곳의 동네 이름으로 짠 목차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주인공은 매일 봉고차를 타고 다양한 거리에서 상가수첩을 돌린다. 분초를 다투며 상가수첩을 나눠 주는 현재의 날렵함과 각 동네에 얽힌 지난날 아르바이트의 추억담이 교묘하게 겹쳐 울림을 만든다. 빚더미에 앉은 주인공에게 날아드는 공문서들을 고스란히 제시하면서, 프리터 삶이 결코 즐거운 낭만이 아니라 힘겨운 현실임을 상기시킨 대목도 좋았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폭죽처럼 등장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잘 만드는 작가, 그 장면들을 맵시 있게 엮어 삶의 기쁨과 슬픔을 치열하게 담는 작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은희경(소설가), 장은수(문학평론가), 김탁환(소설가) Essay She said, 용기 내가 쓰는 글은 소설도
아니고 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필력이 대단하거나 솔직 담백한 에세이도 아닌 그냥 텍스트 덩어리다.
라고 자조적으로 써놓고
난 뒤 그럼에도 시간을 내서 나의 글을 꼬박 읽어내려가는 생활관점레터 구독자들이 있을 텐데, 그분들의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흡수하면서도 텍스트 덩어리라는 폄하는 서로에게 못할 짓이다. 아니 하면 안 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 세상에 넘쳐나는 글쟁이들 속에서 나도 한자리 차지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떠올리는 생각의 파편들을 모아서 나와 비슷한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일. 나는
그 일이 하고 싶은 것이다. (그게 글쓰기 아냐? 그게 그
말이잖아;; 정신 차려)
요즘 (다시) 읽고 있는 황선우 작가의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와 집안일할
때 고막 메이트 ‘여둘톡’에서 반복되는 말 중 하나. “용기”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전 읽었던 나의 최애 작가님, 나의 사랑 한수희 작가님 블로그에서도 발견한 “용기”라는
단어. 이렇게 반복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내 눈에 띈 단어는
글로 풀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게 분명 지금 나의 상황 어딘가에서 떠다니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내가 얼마나 용기가 없는지에 대해 쓰려고 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낸
용기는 10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것이었다. 그 뒤로 나는
늘 비겁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결정 뒤에 숨어서 불평과 불만을 나열하며 혹은 남탓을 하며 그럭저럭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살고 있다.
“아, 너무 피곤해. 좀 제대로 쉬고 싶어.”
가게 문을 닫고 쉴
용기가 없다. 그 결정과 함께 따라올 마음속 작은 잡음이나 걱정들을 미리 짐작하고 겁낸다. 그러고는 또다시 결정을 미루고 나를 블렌더에 각종 과일을 넣고 스무디라도 만들 것 처럼 갈아 넣고 일을 한다. 나는 어떤 맛을 내고 싶기에 자꾸만 나 자신을 블렌더 속에 넣을까? 도대체
잘 쉬기 위해, 가게 문을 닫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위해서는 어떤 용기가 필요할까?
“잘 모르겠는데? 진짜, 잘 모르겠어. 너는
어때?”
실은 알고 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결정했다. 하지만 상대의 의견에 따라 언제든 나의 생각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 내가 표현하는 생각들에 반대하는 사람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마주할 용기가 없다. 과거에 비하면 훨씬 열린 태도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여전히 나는 가면을 쓰고, 갑옷까지 입고 중무장 한 채로 살아간다.
나는 비겁한 겁쟁이다.
He said, 문단과 대중 소설 쓰기 워크숍을 이미 8주째 듣고 있다. 처음 15명이라던 참여자는 줄고 또 줄어 가장 최근의 워크숍은 단 두 명이었다. 페미니즘 책방 <펨>에서 강사인 남성 작가와 중년의 남성분 그리고 나까지 남성 셋이서 워크숍을 하고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책방에서의 프로그램은 대체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분명 시작은 그 압도적인 여성비율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면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높아졌다보다는 그 중년의 남성과 내가 버티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아진 비율이긴 했다. 8주간 매주 진행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8주 중에서 한 주는 여름휴가로 건너뛰었으니 총 9주 진행이 되는 것이다. 꽤나 긴 일정도 문제긴 하지만 이미 8주가 흘렀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여전한 것도 문제인 듯싶다. 점점 사람이 줄어들면서 “죄송해요 저 오늘 참석하지 못해요"라는 문자를 받을 때나 아무런 답 없는 불참석의 경험이 어떤 것인지 잘 아는 동종업계라 빠질 수가 없던 것도 있고, 기왕 시작한 거 끝까지 가자라는 괜한 오기도 있었다. 아무튼 그래서 8주 중에 단 한 주만 건강문제로 빠지고 모두 참여를 하고 있다. 다음 주면 이제 마지막 9주차다. 단편 소설을 써야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장황한 설정을 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아 초고라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강사인 소설가는 등단한 소설가다. 대학과 대학원을 문예 착장으로 졸업을 했고, 한 대형 신문사의 신춘문예로 등단도 했으니 정식 코스를 밟은 소설가로 볼 수 있었다. 인원이 줄어들면서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러 들을 수 있었다. 문학상은 얼마를 받고, 문단계에서 원고 청탁으로는 얼마를 받으며, 지금의 문단계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생활이지만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그 세계에 대한 이야기라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아한 지점이 간혹 어쩔 때는 많이 있었는데 생활관에서 만난 작가와는 조금 다른 방식의 삶처럼 느껴졌던 지점이었다. 그가 간혹 내뱉는 ‘문단 소설’ 혹은 ‘문단계'라는 구분이 귀에 들어온 건 얼마 전에서였다. 문단계와 대중계를 다르게 구분하는 듯했다. 문단계는 등단과 문학상 그리고 평론가와 학계가 쳐놓은 단단한 울타리가 있는 세계처럼 보였다. 작년에 임경선 작가 북토크를 준비하면서 ‘비등단 작가는 대중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얼마 전에 만난 정명섭 작가도 그와 비슷한 말을 했다. ‘등단을 하지 않았으니 많은 작품을 선보일 수밖에 없다.’ 정도의 이야기였다. 그로 가늠해보면 임경선, 정명섭 같은 대중계의 작가들은 대중과의 접점이 가장 중요한 자유시장경제에 속해 있는 듯 보인다. (당연한 것 아닌가?) 대체로 비등단인 대중 작가를 섭외하기 때문에 등단 작가는 만날 일이 없었다.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작가로 사람을 모을 자신이 없었다.) 등단 작가인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대중에게 선택받는 글을 쓰는 것은 애초에 관심사가 아닌 듯 느껴졌다. ( 처음부터 관심사가 아니었던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대중은 책을 읽지 않으니 포기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 소설가의 밥벌이는 문학지나 신문사의 원고 청탁과 문학상 같은 상금 그리고 학계와 국가에서 지원하는 수업의 강의나 레지던스 같은 지원사업이 주를 이루는 듯 느껴졌다. 사실 비등단 작가가 말하는 등단작가의 지위는 작가 협회 같은 원로 문학계 인사들이 주무르는 국가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정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같은 글이지만 그 목적이 다르다는 것이 의아했다. 누구에게 읽혀야 하는 것인가가 다르다는 것이 의아했다. 어쩌면 문단계는 무형문화재 같은 것일지 모른다. 문학이라는 것의 순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높여 한국의 문학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대중보다는 그 문학적 지위를 판단하는 어르신들(강사 작가가 그렇게 호칭을 했다.)이 더 중요한 것일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면 견고히 순수 문학만을 문학으로 취급하는 그들 나름의 이유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 나름의 이유가 문학적 소양을 갖춘 대중을 만드는데 얼마나 기여를 할까? 문학적 소양을 갖춘 수준 높은 국민이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긴 할까? 문학의 존재 이유까지 더듬더듬 올라가야 할 것만 같다. 얼마 전 한 작가와 대화를 하다가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오면 어떻게 될 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들었다. 노벨문학상이 나오면 한국의 문학적 위상이 올라가고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더 많은 돈이 문학계에 풀릴까? 그의 생각은 그 정반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숙원 사업인 한국에서 드디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으니, 이제 목적을 이루었으니 문학계에 지원되던 돈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비등단 문학계에 존재하는 분이라 그렇게 얘기를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될까? 문학계에 지원되는 돈이 줄어들면 어르신들의 울타리가 무너지고 많은 능력 있는 작가들이 수준 높은 문학적 소양의 길로 대중을 호객할 수 있을까? 이미 대세는 웹소설로 넘어갔다고 하던데, “책에서 웹소설로 넘어갈 수 있지만 웹소설에서 책으로는 넘어갈 수 없다.”라는 얘기도 들었다. 책방을 운영하지 않았으면 그러든지 말든지 생각했을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견고한 울타리의 문단계는 선일까 악일까? 문학의 목적은 뭘까 쉽지 않다. 등단 작가를 좀 더 만나봐야겠다. 등단 작가인 9월에 만날 김의경 작가는 어떻게 생각할까 사적으로 물어봐야겠다. 흥미롭다 문학계라는 곳.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