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소식
생활커뮤니티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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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풍성함을 더욱 채워줄 생활커뮤니티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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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선데이모닝 필사]클럽
10월 9일부터 10월 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아침 8시, 총 4회 진행되는 필사. 낭독 모임입니다.
일주일의 시작이 될 수도, 마무리가 될 수도 있는 일요일 아침 8시에 다 같이 모여 귀한 2시간 함께해요.
도서: <이럴 거면 혼자 살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 최민지 지음/ 남해의봄날 펴냄/ 2022 )
*생활관에서 도서 구입 시 10% 할인 15,000-> 13,500)
일정: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약 2시간 소요)
2022.10/9 , 10/16, 10/23, 10/30
비용: 4만 원(회당 1만원)
인원: 총 4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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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의 소설과 문학의 관점을 알 수 있는 생활북클럽 + 생활북토크:
2022년 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카지노 베이비』 강성봉 작가
등단 혹은 문학상에 대한 여러가지 곱지않은 시선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문학상은 그 시대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그 시대상은 사회만이 아닌 문학계의 시대상이기도 합니다. 2022년 가장 따끈한 수상작, 카지노 특구에서 나고 자란 ‘전당포 아이’의 성장 소설 『카지노 베이비』를 함께 읽는 온/오프라인 북클럽과 함께 강성봉 작가와 함께 만나는 자리까지 이어 마련됩니다.
8인의 문학계 심사위원이 바라보는 시대상 그리고 강성봉 작가가 그려내는 시대상을 함께 가늠해보며 나의 시대적 관점과 이웃의 시대적 관점도 함께 나누어보는 시간으로 마련하려고 합니다. 그 자리에 우리 이웃을 초대합니다.
강성봉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원주에서 자랐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3년간 잡지 기자로 일하며 시장과 동네, 바닷가와 산골 사람들의 일상을 취재하러 다녔다.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만드는 출판사 편집자다.
일정 & 진행 내용
Off-생활북클럽
10월 23일(일) 저녁 7시
: 지금의
최대 10명 | host. 책사장 형진C | 장소: 마을상점생활관
Off-강성봉 작가 북토크
10월 29일(토) 저녁 7시
: 잡지 기자로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드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2022년 갓 등단한 그의 따끈따끈한 그의 일과 생활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장소: 마을상점생활관
비용 : 무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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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아카데미 ] #13 THIS WEEK
2022년 [ 일+생활: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법 ] 소설가 장강명
" 건설회사 직원에서 신문기자, 그리고 소설가가 되기까지 두 번의 이직을 거치며 일과 생활,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 제가 했던 생각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소설가가 제 마지막 직업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그 이유도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from.장강명
문학 생태계를 위한 [그믐]으로 여러번 함께 언급했던, 장강명 작가와 만나는 자리가 드디어 마련됩니다. 일과 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관점을 이웃에게 나누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10월 초 출간 예정이었던 에세이집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출간과 함께 만나자고 일정을 잡았지만 출판사 사정으로 출간 일정이 밀려, 책은 없지만 그동안 YES24에 연재한 그리고 다양한 매체에 연재한 그의 일과 생활의 관점을 모아 전합니다.
신청과 함께 적어주신 질문으로 장강명 작가님과 함께 준비해겠습니다.
장강명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연세대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다른 작품들로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심훈문학대상, SF어워드 우수상 등을 받았다.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등을 썼다. 뜻 맞는 지인들과 지식공동체를 지향하는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www.gmeum.com)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시: 2022.10.07 | 금요일 저녁 8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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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아카데미 ] #14 NEXT WEEK
2022년 [ 일+생활: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법 ] 독립출판작가 손현녕
독립출판계 작가님 한 분 정도는 꼭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기왕이면 생활관 이웃이 가장 많이 찾는 책의 작가님이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책이 많이 팔리는지 주의깊게 카운트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현녕 작가님의 책은 유독 '팬'이라고 자처하는 분들의 구매가 많았습니다. 생활관에서 책을 판매하면서 이웃에 관심의 모아진 책의 저자를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줄 곳 했는데, 꼭 그런 자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자리를 마련합니다. 지금까지 생활관에서 마련했던 작가님 중에 (육로로는) 가장 멀리서 오시는, 부산에서 오시는 손현녕 작가님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손현녕 ( @momentary_me )
『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순간의 나와 영원의 당신』 『나를 더 사랑해야 한다. 당신을 덜 사랑해야 한다.』 『이토록 안타까운 나에게』 『너무 솔직해서 비밀이 많군요』 등을 펴냈다. “낯선 지역의 낯선 음식을 좋아합니다.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소리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은 손을 좋아합니다. 겨울날 새벽 공기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옷깃을 맞대고 포옹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여름의 모슬포를 좋아합니다. 종종 아무도 없는 바다에 누워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청소기 소리를 싫어합니다. 죽고 싶다는 말을 싫어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죽고 싶지 않습니다.” 부산에서 글을 쓰고 있다. 한낮의 광안리를 좋아하고, 한밤에 온천천 달리기를 좋아한다. 돌고 돌아 마지막 눈 감는 곳은 부산이었으면 한다.
일시: 2022.10.15 | 토요일 저녁 7시
<독서아카데미> 사업일환으로 무료 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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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북클럽
10월 사회를 이해하는 총 2번의 자리를 함께 할 이웃을 모집합니다.
+ 특별한 북토크도 함께 초대합니다.
지난 9월 생활[+철학]에 이어 [사회+]생활로 10월 북클럽을 준비합니다.
생활의 철학을 찾아 가다보면 결국 우리는 사회와 떨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모두 다 아는 그 결론에 도달하는 듯 싶었습니다. 사회 속에서 어떻게 섞여 생활을 하며 또 그 속에서 어떻게 나를 잃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그 선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가 우리가 평생을 걸쳐 찾는 삶의 의미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사회를 이해하는 기준 혹은 시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 사회를 찾아가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1st.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 도대체 공정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래서 정의라는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수많은 대화의 주제를 담은 첫번째 책으로 시작합니다. 다양한 관점이 오가며 나의 관점도 타인의 관점도 흔들어 다시 재조정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준비합니다.
2nd <한 줄 사회학 > (노명우)
사회학은 사회를 다루는 학문이지만 사회 전체를 다룰 수도 어쩌면 세상물정 모르는 학교 안 만의 학문일지도 모른다는 그의 얘기에 끌려 관심을 갖게 된 노명우 사회학자의 이야기를 통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한 줄의 사회학이란 것은 수많은 시간과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자연스럽게 사회 속에서 만들어 진 속담을 통해 학교 안의 학문적 사회학 해설을 붙여 세상을 바라보는 옅고 넓은 시각을 제안합니다. 두번째 책으로 가볍고 다양한 이야기를 오갈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 스페셜로 두번째 북클럽 2주 뒤 노명우 사회학자와 만나는 자리까지 초대합니다.
일시: 2022.10.19 / 11.02 | 수요일 저녁 8시 | 격주 | 총 2회
Host: 책사장 형진C
지정도서: 1st.<공정하다는 착각>, 2nd <한 줄 사회학>
인원: 최대 10명
비용: 56,000원 > 20,000원
* 인문360의 [우리동네 인문책수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도서가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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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책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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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첫 날, 읽기 시작한 소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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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2022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맥없이 망해가는 세계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우리를 위한 성장과 치유의 서사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카지노에서 태어나 카지노에 버려진 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의 희로애락과 도시의 흥망성쇠
이 소설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휘몰아치던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쓰였습니다. 지음은 탄광 위의 도박장, 그러니까 산업화 시대의 기반 산업 위에 올라탄 투기와 유흥 산업의 기이한 구조, 침체된 상황에서도 투자 활기만은 넘쳐나던 팬데믹 당시의 사회 분위기, 그리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승일로의 위태로움을 반영하는 동시에 환기하려고 만든 공간입니다. 다만 그러함을 비판하기보다는 그러함에도 끈질기게 제 길을 찾아 나아가는 생명력에 주목하고자 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하늘이라는 아이와 더불어 지음이라는 땅입니다._‘작가의 말’에서
“지키는 게 어려운 거야” 카지노 베이비, 세상에 서다
《카지노 베이비》는 과거 탄광촌이었다가 카지노와 리조트 단지로 바뀐 고장 ‘지음’의 풍상을 ‘전당포에 맡겨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다. 지음은 과거와 현재, 토박이와 외지인들이 뒤섞인 곳으로, 랜드가 있는 지장산 기슭은 웨스트부다스, 지음교회를 중심으로 한 읍내는 이스트지저스로 불린다. 그 사이에 모텔촌과 전당포들이 모여 있는 슬립시티가 자리한다. ‘나(동하늘)’는 아기 때부터 슬립시티의 전당포에 맡겨진 열 살 즈음의 아이다. 전당포 주인을 할머니, 그 딸과 아들을 엄마와 삼촌으로 여기며 자랐다. ‘나’는 출생의 비밀을 우연한 기회로 하나둘 알아가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카지노 베이비’가 되었는지 정체성을 찾아간다.
3부로 구성된 소설은 ‘나’의 기억과 회상, 상상을 통해 지음과 지음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1부 <전당포 가족>은 ‘나’의 가족과 그들이 사는 도시 ‘지음’ 이야기다. 열 살이 넘은 ‘나’는 출생 신고도 되어 있지 않고 학교도 다니지 않는 ‘그림자 아이’다. ‘나’는 전당포 주인을 할머니, 그 딸과 아들을 엄마와 삼촌으로 부르며 가족처럼 살고 있다. “랜드가 무너진다!”고 외치고 다니는 삼촌, 불안증에 시달리는 엄마, 이 가족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은 억척스럽게 도시에서 살아남은 할머니뿐이다. “아무리 시간이 금이래도 전당국에 맡길 순 없지, 로렉쓰라면 몰라도”라고 말하는 ‘동영진 여사’는 노름꾼은 노름꾼처럼 생각하고 전당포 주인은 전당포 주인의 일을 하면 된다고 ‘나’를 가르친다. ‘나’는 자신이 왜 전당포에 맡겨졌는지 궁금해하지만, 그 이유를 알려주는 어른은 주변에 없다. 그런 ‘나’에게 범바위골 박수 할아버지는 자기 안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말할 뿐이다. 한편 ‘나’는 거듭 지음이 물에 잠기는 꿈을 꾸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장면들을 본다. 실제로 전당포 거리의 도로엔 구멍이 뚫리고 거리에 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광업소가 있던 지장산 중턱에는 카지노가 들어섰다. 산을 깎아 골프장을, 인공 눈을 뿌려 스키장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리조트에서, 어른들은 카지노에서 각자의 게임을 즐겼다. 하루에도 수만 명이 몰려들어 랜드의 호텔과 리조트는 미어터졌고, 기회를 놓칠세라 지음에 땅을 사뒀던 외지인들은 랜드로 올라가는 길목에 아파트와 모텔, 싸구려 리조트를 지었다. 광부 사택과 포장마차 거리는 슬립시티와 전당포 거리로 바뀌었으며 그곳에 꿈을 저당잡힌 사람들은 지음을 이스트지저스로, 지장산을 웨스트부다스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음 땅의 이름은 천천히 지워지고 “지음이 흔들린다! 랜드가 무너진다!”라는 외침만 남게 되었다._87~88쪽
2부 <카지노 베이비>는 ‘나’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스피드전당포 주인 용 사장과 엄마의 전화 통화를 우연히 엿들은 것이 계기였다. ‘나’는 그 이야기들이 다 진실인지 혼란에 빠진다. ‘나’는 꿈에서 자꾸 보았던 카지노의 전경을 확인하고 싶어져 용 사장에게 카지노를 구경시켜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카지노를 방문한 날, 랜드에 큰 지진이 발생하며 건물이 무너진다. ‘나’는 꿈속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침내 깨닫는다.
나는 그날 밤 이야기를 듣고 세 번 놀랐다. 첫째, 어쩌면 내 이야기일지 몰라서. 둘째, 생뚱맞게 염 목사님의 이름이 튀어나와서. 나만 빼놓고 다들 아는 걸까? 평소 할머니는 염 목사님을 “목사가 아니라 뿌로커”라고 부르곤 했는데 그것과도 관련이 있나? 뿌로커가 뭐냐고 묻자 할머니는 “돈이 부르면 워디든 가고, 돈이 시키면 뭔 일이든 하는데, 그게 돈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말하는 눔들”이라고 했었다._127쪽
3부 <할머니의 유산>은 ‘나’가 할머니를 통해 듣게 된 가족과 지음의 이야기다. 할머니는 지진 후 아수라장이 된 지음에서 ‘나’를 찾느라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붕괴된 카지노 건물에서 ‘나’를 발견함과 동시에 쓰러진다. ‘나’는 병실 할머니 곁을 지키며 할머니가 들려주는 가족의 내력, 나아가 전당포와 지음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다. 한때 석탄을 캐기 위해 오르던 길이 이제는 도박을 위해 오르는 길이 된 풍경을, ‘새마을 대운’이 끝나고 ‘올림픽 대운’을 거쳐 ‘월드컵 시대’까지, 그 역사의 음화가 할머니의 입으로 소상히 밝혀진다. 이로써 그간 알고 있었거나 상상했던 것, 기억하고 있던 것들의 빈틈을 채워나간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나’와 엄마, 삼촌은 할머니가 남긴 유산을 찾아 함께 떠난다.
이제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면 어디선가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니는 안 본 것도 아주 본 것처럼 얘길 하네.” 그건 칭찬도, 감탄도, 빈정거림도, 꾸짖음도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할머니는 당부했다. 나에게 벌어진 일들을 알고 나서도 분노하지 않거나 스스로 불쌍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되면 그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라고. 언젠가 정말로 그런 때가 되면 이 길에서 시작된 이야길 해봐야겠다. 그저 혼자 걷기 시작했을 때는 그 길이 끝날 때까지 계속 걸어가는 거라고 할머니가 그랬으니까._295쪽
문제적 상상력, 진진한 캐릭터, 넓고 깊은 서사의 힘 재난의 시대를 거쳐 이윽고 마주한 치유와 성장의 이야기
돈 때문에 전당포에 맡겨진 아이에서 출발한 《카지노 베이비》는 한 아이의 성장담을 통해 현시대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기어이 희망을 지켜내는 서사로 완결된다. “할머니의 일터가 ‘올림픽’ 다방에서 ‘월드컵’ 전당포로 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의 역사는 개발 자본에서 투기 자본으로 전화해온 자본주의를 고스란히 반영한다.”(서영인 문학평론가) 소설은 인간 욕망의 금자탑이 우뚝 솟는 과정과 결국은 무너지는 모습까지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간다. 다양한 인물 군상이 재난을 마주하는 각기 다른 반응들도 그 재미가 진진하다. 아이의 시선으로 묘사되는 어른들의 복잡다단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흡입력을 발휘한다. 나아가 소설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애정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생명력을 선사한다. 카지노 랜드는 결국 흔들려 무너져내렸지만, 도시가 붕괴한 뒤에도 그들은 절망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삶의 기반이 무너져내렸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닌, 앞으로 그들이 살아나가야 할 붕괴 이후의 삶이기 때문이다. “끈질기게 살아가면서, 두 발을 딛고 선 그곳이 넓은 땅이든 좁은 땅이든, 평평한 땅이든 가파른 땅이든, 멀쩡한 땅이든 부서진 땅이든 상관없이.”(296쪽) ‘나’가 마지막에 “지음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삶을 향한 그러한 용기 덕분이리라. “우리는 모두 지금 시대가 어떤지에 대해서만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개발과 탐욕에 취한 우리가 지금 어떤 꼴이 되어버렸는지에 대해서도. 이제 무엇을 중시해야 할까.”(양경언 문학평론가) 그다음을 물어야 하는 때, 《카지노 베이비》가 오롯이 설득해낸 이 낙관의 장면은 그래서 더욱 미덥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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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said,
자유롭고 싶어.
나의 욕망들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모든 유혹들을 이겨내고만 싶다.
새벽 5시에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야식을 먹으며 스맨파를 보고 싶은 그 유혹을 멋지게 뿌리치고 밤 10시가 되면 침대에 누워 30분 정도 책을 읽다 스르륵 잠들고 싶다. 침대에서 책을 읽기 위해 30만 원이나 하는 템퍼 베드 웨지를 사고 싶은 마음을 제거하고 싶다. 고양이들이 나를 깨우기 전에 제일 먼저 401호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조용히 평화롭게 커피를 내려 마시고 싶은 마음과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은 게으름의 망령이 늘 다투고, 늘 게으름에게 승리를 빼앗긴다. 늦잠이라는 달콤하면서 동시에 치명적인 흠을 갖고 있는 걸 만나면 24시간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내 시간이 더 이상은 내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유튜브로 이미 5번 넘게 본 것 같은 스맨파 메가크루 미션 - 저스트 절크 편을 왜 꼭 늦음 밤 또다시 봤었어야만 했는지 어떤 욕망에게 물어봐야 할까? 여섯 번째 보는 영상에서도 또 감탄을 하며 시계를 외면하고, 시간을 무시했다. 역시나, 자려고 눕기 전 시계를 보니 새벽 1시다. 알람이 잘 켜져 있나 확인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하- 이따 새벽에 일어나서 수영하러 가면 결국 오늘 잠 4시간밖에 못 자는데 괜찮을까? 꽃시장 다녀왔다가 독박운영하는 날인데?’ 이 생각은 곧 새벽 수영에 빠지는 생각의 합리화에 길을 훤히 열어 준 셈이다. 그렇다. 오늘의 시간은 내 것이 아니었다. 야식과 늦잠을 세트메뉴로 시간과 맞교환 한 셈이다.
시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시간을 한 번쯤은 지배하고 싶다. 근무하는 시간은 빨리 가도록, 쉬는 시간은 더디 가게 맞춰놓고 살고 싶다. 조금 일하고 많이 벌고 더 많이 쉬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시간을 지배해서 나의 털 가족들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흐르도록 하고 싶다. 아, 이런 이것 역시 욕망이었다니. 허무하고 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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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왔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두번째 '타문화의 집밥: 이집트 편'이 진행됐다. 원래는 작년에 만났던 미얀마에서 온 생엉씨를 염두해뒀는데 안산을 떠나 남쪽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 새로운 문화와 인물을 수소문을 해야했다. 이번에도 '안산시 글로벌 청소년센터'의 팀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처음 만난 파트마씨와 그 가족을 알게 되었다.
세 명의 이집트 난민을 소개해주셨는데 파트마씨가 한국어와 영어가 그나마 가능하다고 했다. 거기다 멀지 않은 한대앞 역 건너 같은 '이동'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가 가장 적합해 보였다. 하지만 첫 통화에서 그나마 가능하다고 한 한국어가 소통이 가능한 것 까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오히려 영어를 선호했다. 짧은 영어로 통화를 하고 첫 미팅을 했고, 다행히 집밥 프로그램을 이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왜 한국을 선택했을까? 한국에 온지 8년이 됐지만 왜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을까? 아랍문화권은 어떨까? 궁금한 것이 많았다. 10인분의 이집트 집밥이 차려졌고, 10명의 게스트가 하나 둘씩 들어왔다. 심야책방이란 지원사업으로 기획을 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돈을 받을 수 없다. 물론 모든 지원금은 집밥을 차리는 호스트에게 가긴 하지만 게스트에게도 뭔가를 요청하고 싶었다. (우리는 관계만 얻어 가기로 했다.) 그래서 집밥이니 그들의 집에 초대된 것 처럼 집들이 처럼 선물을 하나씩 챙겨와달라고 부탁을 했다. 호스트에게는 비밀로, 깜짝 선물처럼 하고 싶었다. 밥을 나누어 먹기전 그 선물을 증정했다. 다양한 선물을 쇼핑백에 담아 전해졌다. 슬쩍 보니 아이들도 함께 온다는 것에 온다는 얘기에 다양한 과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로 시작이 됐다.
음식뿐아니라 그 나라의 초대문화도 알 수 있는 자리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손님과 함께 음식을 만든다고 했는데, 이번 이집트는 온전히 호스트가 대접을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심지어 각 손님들에게 음식도 그릇으로 나눠 준다. 파트마의 첫째 아들인 야신에게 '집에서 언제나 저렇게 하시냐'고 물었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사회적인 문화같았다.
밥을 먹느라 긴 얘기를 하지 못 했다. 디저트까지 먹고나서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파트마와 남편 '아쉬프'는 카이로의 한 대학에서 만났다고 했다. 아쉬프는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타입이었고, 파트마는 학구적인 타입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만나 결혼을 했고, 둘은 외국계 은행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아마도 중산층 이상아니었을까 가늠만 해본다.) 그러다 난민이 된 것은 이집트의 정치적인 혁명이 벌어졌고, 활동적이던 아쉬프는 집에서 반대당의 정치모임을 자주 열었기 때문에 떠나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고 한다. 이전 다른 난민의 얘기를 몇 번 들어봤을 때 대체로 가장 빨리 선택할 수 있는 비행기가 한국편이라서 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그들도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당시 6살이었던 첫째 야신의 교육 때문에 한국을 택했다고 했다. 미국이나 영국을 갈 수 있었지만 그 나라들 보다 한국이 아이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했다. 좀 특이한 이유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는 2년만 지내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기에 가능했다. 2년만 있으면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한국어도 배울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많은 것이 이해가 됐다. 지금은 먼지를 뒤집어 쓰며 매일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울 시간이 없다고 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어 수월한 대화는 아니었다. 아쉬프도 파트마도 한국어를 할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은 소소를 좋아했다. 막내는 되돌아 가면서 '소소 내일 봐!'라면서 인사를 했다. 언제든 환영하겠다고 했지만 언제 올지는 모르겠다.
집밥으로 한국의 난민을 만나면서 정말 수많은 다양한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미디어에서 보는 그런 평면적인 이야기가 아닌 한 명 한 명의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다. 함께 자리했던 게스트, 이웃도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한 명 한 명의 사람으로 '난민'이 아닌 파트마, 아쉬프 처럼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생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택했던 이유 중에 좀 새로운 것이 있었는데, 한국 사람들은 모르지만 한국은 아랍문화와 정말 많이 닮았다.'라는 말이었다. 카페 테이블에 올려 둔 물건을 건들지 않는 것, 길을 가다 다친 사람을 보면 돕거나 신고를 하는 것 같은 문화는 아랍문화권에서도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 미국과 영국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 새로웠다. 타문화의 집밥 다음 집밥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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