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6 웹에서 보기 Essay 01.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는데?? Vol.2 달라지기로 결심한 뒤, 내일을, 다음
달을, 내년을, 5년 뒤를 계획하며 살기로 작정하고 1월을 살아냈다.
지난 1월은 방탕하게 지나온 날들을 처절하게 응징이라도 할 듯한 마음으로 참회와
반성의 모드로 아주 체계적으로 (때론) 기계처럼 잘 살았다. 어두컴컴한 새벽에 하루를 시작하고, to do list의 체크박스에
“V” 표시를 하는 재미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퀘스트 형 인간이었다.
내가 변한 것을,
내가 결심한 것을,
돈을 많이 많이 벌어서 새로운 곳에 집을 짓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거라는 이야기를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다. 정말로 1-2명 빼고는 다 비웃거나, 비현실적이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가장한 기 죽이기)을 해댔지만 나는 듣고 싶은 말만 더 정확하고 깨끗하게 기억하는 셀프 메이드 필터가 있기 때문에 좌절하거나 나의
결심을 변경하지는 않았다. 근데 기분은 나빴다. 누가 조언
필요하댔냐?????
스스로 변한 것을 나열하자면 은근 자랑 같지만, 자랑이다.
겸손하게 딱 하나만 쓰자면, 1월의 끝자락에
2월 예산을 짰다는 것. (아, 하나로는 부족한데,,,,,,,,)
돈 좀 아낀다, 합리적이다, 알뜰하다
하는 사람들은 콧방귀 낄 정도의 것이겠지만 나는 내가 너무 대견해 내 어깨를 어찌나 많이 쓰다듬었는지 모르겠다.
(나를 오래 알아 온 사람이라면 다음 달 예산을 짰다는 얘기를 들으면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처럼 눈이 동그랗고 맑아질 텐데.)
라고 쓰고서 시간이 조금 흘렀다.
아, 아무래도 나는 죽지는 않을 것 같다. 완벽히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설날에 받은 세뱃돈을 무기로 예쁜 쓰레기를 벌써 2개나 샀기 때문에 나의 목숨은
금방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중 하나는 내 예산 목록에도, 심지어
내 위시리스트에도 없었지만 대단히 매력적인 그것은 바로 필사의 질을 높여 준다는 북 스토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메이드 인 재팬 물건인데 오늘 도착 예정이라 글을 쓰면서도 몹시 기다려진다. (돈 쓰던 근성
어디 안가-_-) 충동구매는 역시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데 제격이다.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너무 좋아서.
갑자기 사람이 완전히, 완벽하게 바뀌면 진짜로 죽을지도 모르니까 아주 조금씩
내 속도에 맞게 바뀌기로 합리화를 하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는 중이다. 아직 2월 뒤의 날짜가 두 자릿수가 아닌 것에 마음을 쓸어내리며 시간이 많으니 만회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1월의 그 불같이 타올랐던 나의 의지와 욕망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아니 작아지지는 않았고 선명도가 조금 탁해진 느낌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문맹이라면
ㄱ, ㄴ부터 배워가면 되는데 금융 문맹은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몰라서 2월 내내 길을 헤매고 있고 새벽에 일어나는 시간도 1시간이나 뒤로
밀렸고, 퀘스트 형 인간이고 나발이고 나는 그냥 생각이 몸을 지배하는 인간이라는 걸 깨달았을 뿐. 스스로 답을 구하는 데는 미숙해서 언제나 도움의 손길을 찾아 헤매는 것은 그것대로 영 탐탁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좋은 금융멘토가 생기길 바란다. 인생 중반에
와 있는 지금 나의 귀인은 어디에 계시려나.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는 그 걱정을 귀인과 함께 다시 해보고 싶다.
나의 금융 귀인, 어디 계세요? Essay 02. 사회적 맷집 새해 첫 북클럽을 오픈했다. 이번에는 지난해는 건너띄었던 [ 생활북클럽:언리미티드 ]라는 총 5회짜리 북클럽이다. 2020년에는 총 7회짜리로 운영을 했다. 단 두 기수를 진행을 했는데, 한 회차로는 만들 수 없는 유대감이 북클럽이 끝날 때 즈음에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그 유대감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낯모르는 사람들이 모였고, 다시 연결고리 없는 상태로 넘어가면 다시 낯모르는 사람으로 흘러간다. 그럼 어떤가, 얕게 아는 정도지만 내가 사는(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중에 나와 관심사가 맞닿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떤 소속감이 생길지 모른다. 아무튼, 북클럽을 다시 시작했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들 한다. 2021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4.5권이다. 생각보다 많은가? (2019년은 7.5권이었다.)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 오디오북, 웹 소설까지 독서로 포함이 된다. 그럼에도 4.5권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이런 조사까지 살피지 않아도 대체적으로 알고 있다. ‘볼게 얼마나 많은데 책이라니’ 이를 반영한 듯 독서를 하지 못하는 이유의 두 번째가 ‘다른 매체 콘텐츠 이용’(26.2%)이다. 첫 번째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라는데 두 번째가 더 솔직하게 읽혔다. 세상에 바로 자극을 채워 주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데, 거기다 그 콘텐츠마저 지루할까 싶어 숏폼이라는 10-15초짜리, 더 짧고 바로 반응할 만한 자극으로 진화하는 중인데 책이라니. 거기다 책을 읽고 대화를 하는데 돈까지 내야하는 북클럽이라니. 시대를 역행해 가는 것만 같다. “궁극적으로 아날로그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보다 훨씬 깊은 방법으로 사람들을 연결시켜준다. 그렇게 물리적인 공간 내에서 실시간으로 형성된 유대감은 개별 언어나 단어나 상징만을 사용하는 우리의 소통 능력을 초월한다. 사람들은 보드게임 ‘카탄의 개척자‘를 하기 위해 카페 스네이크 앤드 라테스에 가고 MBA학위를 받기 위해 토론토 대학교 인근의 캠퍼스로 가지만 사실은 게임이나 학위보다는 그곳에서 형성되는 간접적이고 유익한 사회관계가 목적이다. 그런 사회관계는 온라인에서는 형성할 수 없다. 디지털이 줄 수 있는 것은 현실 세계의 풍성함을 흉내 낸 모사에 불과하다. 물론 그 모사는 끊임없이 개선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뮬레이션일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의 반격> 이 시대 역행에 바로 최대 인원인 4명이 신청을 했고, ‘혹시 여석이 생기면 연락 주세요'라는 한 명의 대기자까지 있었다. 언제나 ‘글쎄?’라고 생각했던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 생활북클럽:언리미티드 ]는 이번까지 세 번째 모집이다. 이런 자극이 판치는 환경에서 굳이 책으로 대화하는 모임에 참여를 하는 걸까? 위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독서량은 소폭 올랐다고 하는데 그 이유 때문인가? (모두 20-30대로 추정하고 있다.) 어쩌면 ‘사회관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공기같이 당연했던 그 관계와 대화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주위를 둘러보니 학교, 직장 같은 협소한 관계뿐이라면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아야 그 ‘사회관계'를 넓힐 수 있다. 문제는 적합한 커뮤니티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운동, 취미 같은 어떤 ‘교육(가르침)'이 바탕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혹은 아예 어떤 단체 같은 꽤 질척일 것만 같은 관계를 찾아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을 때 선택권은 줄어든다. 그 줄어든 선택권 중에 남는, 오래된 전통을 가진 모임은 ‘북클럽'이다. 관심있는 책을 읽고 생각하고 대화를 하면 된다. 아마도 시대 역행에도 신청을 한, 대기를 한 그들은 그 줄어든 선택권을 찾다 고른 것 아닐까 싶다. 지난주 일요일 0회, 그러니까 오리엔테이션 정도의 첫 번째 자리가 있었다. 책 없이 앞으로 어떻게 책을 정하고 방식을 정할지 의논하는 자리다. 거기다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어떤 멤버가 있는지 알아가는 자리기도 하다. 낯선 사람과 첫 만남은 언제나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그 어색함을 한순간에 날려줄 그럴만한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나에게는 없다. 대화와 대화 사이 빈틈을 조금 좁히는 그 정도의 역할뿐이다. 어쩌면 가장 어색해하며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지도 모르겠다. 이번 첫 만남에서도 그런 듯 싶었다. 모든 대화가 끝나고 내려오니 (2층에서 진행했다.) 정민s는 “너만 얘기하는 것 같던데"라며 언제나처럼 말 수를 줄이라는 듯한다. ‘처음이니 소개할 것이 많으니 그랬던 거지’, 그의 조언을 외면한다. 다들 북클럽에 참여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전 두 번의 모집에도 멤버 모두 처음이었다. “독서모임이 좋다고 하는데 근처에는 찾을 수가 없어 못하다 이번에 신청하게 됐다.” 대부분 이런 말을 한다. 흔할 것 같지만 흔하지 않다. 연간 독서량 4.5권인 시대에 북클럽 자리를 마련하고 모집하는 용기를 내는 곳은 많지 않다. 거기다 모인다는 것 자체가 민폐인 듯 느껴지는 코(로나19)시국 아니던가. 이런 낯선 첫만남이 너무 어색해 참을 수 없는가? 뭐든 처음은 낯설다.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처음은 낯설고 어색하기 마련이다. 익숙함은 (당연히) 편하다. 그 익숙함만 경험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 낯섦을 마주해야 할 때 우리는 취약해진다. 덩치 큰 공격형 권투선수가 유리턱(Glass Jaw)을 맞고 한 방에 나가 떨어지 듯 낯설어진 세상을 직면하게 될 때 한 방에 (무기력하게) 나가떨어질 수도 있다. 경험이 없으면 맷집이 약할 수밖에 없다. 당장의 낯섦을 호기심으로 바꿔본 경험을 가진 개인이 좀 더 사회적 관계를 다양하게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그럴수록, 맷집이 좋을수록 사회적 관계가 다양한, 좀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언제나 처음은 낯설다, 하지만 낯섦 속에서 기대를 한다. 사회적 맷집을 키울 수 있는 작은 시도를 하기 바란다. 그런 경험을 시도할 수 있는 곳이 많기를 바란다. 코(로나19)시국이 지나면 많아지려나? (가끔은 게스트로 참여하는 클럽(모임)이 그립다.) 기대해본다. 생활책 첫 번째 북클럽 주제는 ‘일'이다. 올해 생활커뮤니티 프로그램의 키워드를 ‘직업+생활'로 정한 터라 기분 좋은 우연이었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나의 워너비로 생각하는 인물에 대한 책(자서전, 평전, 에세이)을 골라 읽어 오기’다. 워너비라고 말은 하지만 어렴풋한 이미지만 가지고 있어 정작 어떤 삶을 살았고 왜 성공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에 대한 각자의 가치관까지 알아볼 기회로 마련된다. 일(work)적으로 나의 워너비는 누구일까?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사라지는 수많은 성공한 기업가를 고르고 고르고 있다. 고르고 고르고 있는 책 중 세 권을 골랐다.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크록의 <사업을 한다는 것>과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슈독>, 마지막은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파도가 칠 때 서핑을>이다. 이 셋의 공통점은 모두 각 업계와 관련 없는 일로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레이크록(맥도널드)은 영업인이었고, 필나이트(나이키)는 회계사였고, 이본 쉬나드(파타고니아)는 등반가이자 대장장이였다. 궁금하지 않나, 어떻게 일을 만들었는지. *아래 소개하는 생활책은 온라인생활관에서 10%할인된 금액으로 구매가능합니다. <사업을 한다는 것>
(레이크록 지음, 센시오 펴냄, 2019) CEO의 서재 시리즈로 펴낸 책이라 표지만 봐서는 맥도널드 창업자의 자서전이란 것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표지만 봐서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사업에 대한 가르침을 담은 건가 싶기도 하다. 거기다 앞장을 펼치면 손정의는 사라지고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의 글이 길게 나온다. 맥도널드의 창업자 자서전으로는 더 이상 호기심을 끌기 쉽지 않아 내린 출판사의 선택인 듯싶다. 아무튼, 레이크록은 52세에 처음 프랜차이즈업에 도전을 했다는 것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 영화로도 있다. ‘더 파운더' ) 하지만 그의 이야기에서 관심을 끈 대목은 프랜차이즈 파트너와의 관계다. (영화는 파트너와의 관계 이전까지만 다룬다.) 현대적 시스템을 갖춘 주방과 맛 좋은 햄버거 그리고 감자튀김만 있으면 누구나 지금의 ‘맥도널드'를 만들 수 있는 걸까? 결국 사업은 수많은 관계와 협업으로 이뤄진다.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태도로는 그의 맥도널드 제국은 만들어질 수 없었을 듯싶다.(물론 지금의 맥도널드도 그렇다는 건 아니다.) <슈독>
(필 나이트 지음, 사회평론 펴냄, 2016)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브랜드, 나이키의 전신은 일본 오니츠가타이거(아식스)를 수입하던 블루리본스포츠다. 필나이트는 대학원 논문으로 썼던 ‘러닝화 산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신발업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냥 트럭에서 신발을 파는 정도의 사업으로 시작을 했다. 회계사라는 직업이 있었으니 트럭에서 파는 (열정적인) 직원을 뒀다. 그러다 잘 팔리는 일본 신발을 탐내는 곳이 많아져 수입 계약이 힘들어지자 어쩔 수 없이 멕시코의 한 공장에서 자체 제품을 만든다. 그것이 나이키의 시작이다. 이 정도는 검색만 해도 알 수 있다. 필 나이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그의 사업 수완은 아니었다. 실패한 러너로써 자신이 알리고픈 러닝 문화가 출발점이었다는 것이다. 조던의 성공으로, 농구화로 사업 규모가 커졌지만 결국에는 ‘나이키런'으로 러닝 문화를 만들어 가는 걸 보면서 당장의 결과보다는 좀 더 긴 호흡으로 방향을 이끌어 가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모습에 많은 영감을 받는다.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 서핑을>
(이본 쉬나드 지음, 라이팅하우스 펴냄, 2020) 환경 문제가 주요 이슈로 커가면서 좀 더 대두되는 브랜드가 이 ‘파타고니아’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말하는 ESG경영이 최근 화두인데, ‘원래부터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 처음부터 그랬던 기업이다. 이것을 염두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왜 그에게는 이것이 자연스러웠을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자연) 혹은 속한 커뮤니티(산악)의 니즈로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그 커뮤니티의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고, 그들에게 그리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대로 만드는 것에 힘을 썼으며, 그 커뮤니티에 영향을 주는 환경을 생각했다. 요즘 말로 브랜딩의 정석처럼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기업에게는 판매하지 않겠다며 월가를 혼란에 빠트리는( 증권사 로고가 함께 박힌 파타고니아 조끼는 월가를 상징하는 유니폼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선한 영향력’까지. 현대적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가고 있는 방향성을 제대로 인식한 것은 그가 사업을 시작한지 35년이 지난 후(1991년)였다고 하니 그 역시도 하루아침에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 언제나 위안이 된다. 화병꽂이 no.06 저에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감이 분명해졌어요.
매주 이렇게 생활관. 레터로 인사를 나누니 더 가까워진 것 같은데 (어디, 누구?? 어디들
계시죠???) 그건 그거고, 매주 글을 쓰고 꽃을 꽂고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어요. 그렇죠? 그러니
시간이 이렇게 빠르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걸 거예요.
2월 둘째 주의 화병 꽂이는,
스위트피(연보라 미역 줄기처럼 구불거리는 꽃)의
계절이니까 끝나기 전에 더 자주 쓰려고 메인 꽃으로 정했어요. 그리고,
스카비오사 옥스포드(하이쮸 같은 맛이 날 것 같은 꽃)과
버질리아(귀여운 연두 알갱이)도 함께.
사실, 버질리아는 화병 꽂이에 쉽게 쓰기 어려운 소재에요. 곧게 뻗어있는 줄기에 성냥개비처럼 머리가 동그랗게 달려 있거든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분, 그래서 궁금한 분은 화병꽂이 워크숍을 들으러 오시라구욧!!) 하지만, 화병을 잘 선택하면 충분히 귀엽고 때론 멋지게 자기의
역할을 해 내는 소재랍니다. (결론은, 제가 “또” 잘 꽂았다는
얘기. 호홋.) 두둥- 제가 말씀드렸죠? 한 주가
지나도 전. 혀 변함없을 거라는 알스트로메리아.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보다 어쩌면 더 조화 수준에 가까운 생명력의 꽃. 절화임에도
이렇게 예쁜 모습을 오래 보여주는 꽃을 만나면 굉장히 애쓰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서 좋으면서도 짠- 하고
그래요. (네, 맞아요. 꽃에
저를 투영시켜 생각한답니다.)
알스트로메리아와 2주 전의 화병 꽂이에 썼던 (이제는
조금 잎 처짐이 시작되는)피토스를 함께 꽂으니 지난주와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제가 참 게으른 사람이었는데, 누군가는 저의 글과 꽃으로 0.00001초라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미간의 주름이 조금 펴질 거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재정비하고 작업하기
시작한 생활관. 레터입니다.
재미있게 봐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거짓말 아니고, 진짜 생활관 오셔서 말씀해 주셨어요!!),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더 잘 하고 싶어요.
즐겁게, 지치지 않고 생활화를 꾸려나가볼게요.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