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팔린 책 : 장강명 작가의 여러 책들
가장 많이 팔린 음료 : 생활커피 (Iced)
가장 많이 한 생각 : ‘이런 내가 정말 지긋지긋하다’
책.
11월이 되었다. 책으로 하는 행사는 노명우 교수님의 인문학 북토크만을 남겨두고 있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서 지난 한주의 책 판매도 다양하게 이루어졌는데, 유독 한 손님이 장강명 작가님의 책을 너무 좋아한다며 두둑히 골라 오셨다. (혹시, 저희 장강명 작가님 모셨었는데 알고 계시나요오?? 속닥속닥) 이상하게 11월은 우리가 큐레이션 한 책들의 판매량보다 생활관에 없는 책을 주문하는 분들의 요청이 더 많았다. 이쯤되면 우리의 큐레이션과 생활관을 찾는 이웃들의 책 취향이 서로 닿지 않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늘 이렇다. 일희일비. 새삼스럽지도 않다.
음료.
음료의 판매 순위를 계속 하는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아이스 생활커피가 압도적이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웠던 날씨가 포함되어 있던 한 주 였는데, 얼죽아분들 대단합니다!!! (근데, 이제 따뜻한 것 드시는 습관도 만들어두어야 해요. 건강을 생각해서요;;; - 40대가 된 후 몸 챙기기 시작한 으른의 조언임)
생각.
지난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나는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한꺼번에 몰린 일정들을 소화해 내느라 스스로에게 버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신이 흔들려 체력이 소진된 건지,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 정신마저 고갈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괴로웠던 이유는 다름 아닌 내 욕심과 내 책임감으로 무리한 스케줄을 잡아서. 그런 내가 싫어서.
실은 업무 제안을 받으면 언제나 그렇듯 ‘하고 싶다’,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돈이 좀 될 것 같다’ 등으로 구별하고 충족이 될 것 같으면 모두 수락하는데 문제는 이게 모두 같은 날 몰려버렸다는 것.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잘 하는 일이라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이 있다는 걸 이번 일들을 치러내고 나서야 깨달았다. (경험해서 깨달았으면 그걸로 되었다. – 자기 최면 중)
제안들을 거절하지 못하고 나의 체력을 간과하고 욕심을 부렸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외부 작업하러 나가는 새벽 지하철에서 졸다가 핸드폰을 손에서 스르륵 떨어뜨려 승강장과 지하철 사이 선로에 살포시 던져졌고, 함께 일했던 동료에게 날 선 마음을 가득 품었다. 폭풍 같던 행사들과 수업과 주문 건들, 모두 결과는 대 만족이었지만 나는 나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했던 날들이었다.
‘와 진짜, 지긋지긋하다. 서정민아. 좀 작작해라. 뭘 더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 그래? 지금 네 몸 돌보고, 집에서 하루하루가 제일 소중한 고양이들이 있는데 왜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혀? 왜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거야? 지겹지도 않냐?’
이제 조금 원래대로의 생활로 돌아와 새벽에 요가 수련도, 누렁이와의 산책도, 밤 운전 연습도, 고양이들과의 부비부비 시간도 보내고 있다. 이제서야 마음의 화 비슷한 것이 누그러졌고, 뾰족했던 지난 한 주가 부끄러우면서도 반성하게 되는 시간 또한 받아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