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바람이 불어올 듯 불어오지 않는, 겨울의 끝자락에 우리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 |
|
|
생활주간정산
20230130 - 2023025 |
|
|
생활관 Host 정민의 주간 정산.
1월 30일 월요일
작년부터 아이데이션만 했던 한국사 클럽 최종 미팅을 했다. 호스트는 생활관의 오랜 손님이자 이웃인 슬기 씨의 남편이다.(그는 무려! 역사 선생님) 클럽의 목적성을 뚜렷하게 하고, 여러 콘텐츠를 고르다 결국 돌고 돌아 책으로 정하고 어떤 시대를 할지 정했다. 한국 사람이면서 한국 역사를 잘 모르는 나에게는 몇 개 갖고 결핍 중 하나가 바로 한국사. 개인적 호기심과 텃밭 클럽에서부터 흘러나온 요소들을 잘 섞어서 준비하기로 했다. 호스트 진성 씨 역시 역사를 개인적으로도 아주, 매우, 몹시 좋아해서 본인도 무척 기대에 찬 모습을 보였는데 그 눈빛과 얼굴을 마주 앉았던 나는 보았다. 그런 표정은 언제 봐도, 몇 번을 봐도 함께 신나고 뭉클하다. 물론 돈은 거의 벌지 못하지만 괜찮다. 돈을 벌 에너지를 얻었으니. (자, 이제 돈 벌자??)
1월 31일 화요일
2월 1일 수요일
분명 차가운 겨울이 아직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 머리가 지끈거릴 것 같은 스무디를 시키는 손님을 만나면 안 춥냐는 질문을 하는데 오늘은 하지 않았다. 요즘은 말을 자꾸 아끼게 된다. (돈을 아껴. 돈을!) 말을 아껴서 손님도 없나? 익숙한 무드인데 아직도 이러면 어쩌냐는 자괴감이 빈 생활관을 채운다. 불안과 괴로움은 죽을 때까지 가져가야 하는 거겠지.
2월 2일 목요일 + 2월 3일 금요일
생활관의 정기 휴무날. 하지만 나는 프리랜스(아니, 요즘은 프리랜서라는 표현 안 써?? 나는 프리랜서가 더 입에 착! 붙는데??) 플로리스트이기도 해서 종종 외부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기도 한다. 물론, 내가 디렉팅 하는 내 브랜드의 작업이면 너무 좋겠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꽃을 경험할 수 있는 스태프로의 외부 작업도 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나간다. (내 휴무날 소중하지만 돈 벌자, 정민아! 경험 쌓자, 정민아!)
아침 일찍 서울로 향하는 지하철에 올라탔다.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 회사 인간의 모드를 장착한다. 팀원들과 대표님을 만나 짐을 꾸리고 남양주 촬영장으로 가 추위에 떨며 내일 촬영을 위한 밑 작업들을 한다.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람이었다가 팀의 일원이 되는 일은 또 다르다. 책임감의 무게도 다르고, 책임감의 카테고리도 다르다.
이번 현장에서는 봄을 미리 맛보고 왔다. 물론, 노동의 강도는 겨울처럼 매서웠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는 것은 정말이지 매력적이고 결과물이 잘 나온 상태에서 클라이언트의 피드백까지 좋으면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기대되는 결과물을 3월에 만나볼 수 있으니 그때 또 자랑해야지!
2월 4일 토요일
큰일이다. 내일이 레터 발송하는 날인데 저장해 둔 글이 없다!! 원래는 짧게 메모라도 해두는 데 이럴 리가 없는데 아무것도 없다. 젠장. 월요일로 시간을 되돌려 생활관에서의 하루를 복기해 본다. 사진첩을 열어보지 않으면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쩜 이렇지? 급한 대로 사진첩을 열어봤다. 이번 주 바쁜 일이 없었는데 어쩜 사진도 거의 없다. 온통 털 가족들의 사진뿐. 일기장을 들여다봤다. 대. 충. 격. 일기도 안 썼다. 분명 이런 시기가 늘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데 아마도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나약한 인간이라 그런 것 같다는 자기합리화를 적절히 섞은 추측만 할 뿐.
매년 겪는 명절 후의 한가함이지만 매년, 매일이 어색하다.
'아니, 이제 좀 손님 많아질 때도 된 거 아냐?'라고 자신감 충만한 생각은 할 겨를은 없고, 줄어드는 통장 잔고에 긴축재정에 돌입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휘정 씨의 꼬마 가족이 나에게 이름을 알려줬다. 큰 목소리로 이름을 물었을 때 부끄러운지 나에게 이름을 말해줘야 하는지 고민하는 듯해서 부끄러우면 작게 속삭여줘도 된다 했더니 정말로 아주 작게 내 귀에다 그 작은 입을 가져와 이름을 말해주었다. 동생의 이름도 함께. 언제 보아도 사랑스러운 가족이다. 휘정 씨의 사랑스러움이 아이들에게 올곧게 내려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아주 가끔 만나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 엄마와 이모의 시선 차이랄까)
2월 5일 일요일
호르몬의 지배를 받고 있기도 하고(아니, 이거 그냥 핑계임. 그냥 게으르고 싶어,,,) 소소가 아침 산책 때 고집을 좀 부려서 생활관 오픈 시간 10시에 맞춰 출근을 했다. 보통은 1시간에서 30분 전 사이에 도착해서 청소하고 오픈 준비를 하는데 정말로 지각인 셈이었다. 자영업자인 나는 매일 아침 출근 시간이 되면 시간과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여유 있고 꼼꼼한 오픈 준비를 하느냐, 30분 일찍 출근해서 청소부터 마무리하고 나머지는 오픈 후 조금씩 하느냐, 에라 모르겠다 그냥 출근하느냐를 선택지로 놓고서 말이다. 오늘은 신경전이고 뭐고 선택의 여지없이 9시 56분 출근을 했다. 평일과 일요일 오전 시간에는 거의 손님이 없기도 하고 10시에 맞춰 오는 손님은 더더욱 없기에 느긋하게 자포자기 심정으로 불을 켜고 환기를 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고래를 돌렸는데 뒷문에서 손님이,,,,,,,,,,,, 그렇다. 10시에 오픈인 걸 확인하시고 10시에 맞춰 오신 귀한 손님이 오셨,,,,,,,,,,,(이 모든 책임을 소소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내가 제일 경계하는 질문이 있다.
"영업하시나요?" 혹은, "오픈하셨나요?"
이 질문을 경계하는 이유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에게 아무런 장애가 없어야 하는데, 어떤 침체된(?) 분위기로 인해 걸림돌 하나를 만들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오늘 만난 손님의 입에서 제일 먼저 나온 말도 영업하냐는,,,,,,,,,,(반성해라, 각성해라 서정민아)
가벼운 인사와 조금 덜 가벼운 사죄를 하고 부랴부랴 최소한의 오픈 준비를 마쳤다. 다행히 손님은 조용히 서가와 제로 웨이스트 진열대를 천천히 둘러보며 영화와 음악에 관련된 여러 책들과 대나무 칫솔을 구매하셨다. 영화와 음악이라니. 너무 낭만적이다. (아니, 심지어 귀엽게 생기셨어!!) 그렇게 생각했던 손님에게 생활관이라는 공간이, 생활관 안에 있는 나의 모습이 낭만적인 삶 속에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감사하다는 인사만 했으면 될걸 주절주절 돈타령을 했다. 아, 멋지게 남았어야 했는데!!!!
부천에 사는 오늘 처음 만난 손님과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나누고 자기반성의 시간에 들어갔다.
게으르지 말자.
시간이랑 눈치게임은 하지 말자.
칭찬은 받아들이고 감사의 인사로 대화를 끝내자.
|
|
|
생활기록관
20230204
[ 생활클럽: 문화지원사업 ] ( 부제: 눈먼돈 프로젝트 ) |
|
|
세상에 다양한 돈 아니 똑같이 생긴 돈이지만 출처가 꽤 다양한 돈이 존재한다. 그중에 눈먼 돈이라고 하면 대체로 나랏돈을 떠올릴 것이다. 나랏돈의 주인은 5,147만명이지만 누가 어떻게 쓰는지는 관심 없고 얼마나 내 돈을 나랏돈으로 귀속시키지 않을 수 있는지만 관심이 있으니 눈이 멀 수밖에. [ 생활클럽: 문화지원사업 ]은 그 눈먼 돈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 대화하는 자리로 마련이 됐다. 2년 전 <세계 예술 마을로 떠나다>의 문화기획자 천우연 작가와 진행해 보자며 기획을 했던 워크숍이었는데 COVID-19로 괜히 애매하게 하지 말고 적당한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가 결국 그는 덴마크로 유학을 떠나 흐지부지 된 기획이었다.
워크숍에서 클럽으로 방향성을 바꿔 다시 기획을 했다. 워크숍은 호스트가 A-Z까지 알려주는 것에 비해 클럽은 호스트는 좀 더 아는 정도, 조언하고 대화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정도로 역할이 다르다. 이번에는 첫 만남부터 천우연 작가와 너무 비슷한 느낌이었던 이웃 문화기획자인 성령 씨와 함께 자리를 꾸몄다. 중앙정부에서 지역재단으로 거기다 지금은 민간회사에서 일을 하니 이보다 더 적합한 호스트는 없어 보였다. 약간의 아쉬움은 안산이란 지역성을 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는데 마침 스스로 고인 물이라고 말하는, 안산 지역단체에 모르는 것이 없어 보이는 상임 씨가 그 아쉬움을 넘치게 채워줬다.
다들 이 눈먼 돈에 관심이 없는지, 아니면 다들 잘 써먹고 사는지 신청은 많지 않았다. 분명 관심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몇몇 이웃이 떠올랐지만 그중 몇 만 신청을 했고, 나머지는 신청을 하지 않았다. 내가 잘 못 생각했나 싶기도. 아무튼 다행인 것은 다들 서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안면은 없어도 존재는 서로 알고 있는 멤버들끼리의 클럽이라 오히려 좀 더 밀도 있는 대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밀도가 너무 높아 삐쭉 경로를 이탈해 식습관에 대한 대화를 꽤 오래 했던 것 같은데, 그 마저도 비건/환경/텃밭 같은 키워드로 여럿 지원사업이 가능한 분야라 이후에 좋은 기회에 함께 협업을 해보기로 했으니 이탈했다고 볼 수도 없긴 하다.
즐거운 대화였다. 서로가 아는 작은 정보들을 모아보니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지원사업을 왜 하려는가? 어쩌면 이 질문이 가장 기본일 테다. 사실 지원사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나랏돈의 대부분은 그 목적에 맞게 쓰라고 주는 것이지 주머니에 넣어 든든하게 살라고 주는 돈은 아니다. 그러니 목적에 맞게 쓰면서 그 돈이 돌고 돌아 내 주머니에 오게 하는 것이 지원사업으로 먹고사는 단체들의 관건일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눈먼 돈의 관리자격인 관(공무원)과 이용자인 민(단체 혹은 개인)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 다들 그런 것은 아닌 듯싶은데 분명 뒷주머니로 숨기는 누군가가 있기에 그 믿음은 쉽게 형성되지 못하기도 한다. 일단 모인 우리의 목적은 그 돈을 뒷 주머니로 옮기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 보는 것에 있다고 중론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권리금 6,000만 원 이야기로 헛헛함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건 우리끼리만 아는 걸로)
정부 혹은 지자체는 지역에 활기가 생겼으면 좋겠고, 그 활기가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으니 남아도는 세금을 쓴다. 서로의 니즈의 교집합에 있다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어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마을상점생활관에서 하는 여럿 작가의 북토크 혹은 북클럽도 그중에 하나다. 문화적으로 농익은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회적 방향성과 하지만 내 돈 내고는 하지 않겠다는 (사실 별로 관심 없다는) 시민의 중간에 위치해 그 문화적 활기를 만들려는 시도 중에 하나다. 물론 문제는 눈먼 돈이라 서류에 맞춘 실행이이 우선이고 실제적으로 그 활력을 만드는 데는 뒷전일 경우가 많은 듯 싶다. 몇 억씩 받아 쓴다는 그 많은 문화단체의 활동은 도대체 어디서 볼 수 있는 건가? 거기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그냥 써버릴 뿐, 어떤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안산국제거리극 축제에 그 많은 사람들이 매년 거리극을 경험하지만 그중에 몇 명이나 그 경험이 발판이 되어 취향을 발견해 직접 돈을 내고 공연을 보러 가봤을까? 거의 없지 않을까? 안산에 그런 극을 볼만한 곳이 없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잘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관심 없으면 그 눈먼 돈은 활용하지도 않는 누군가의 뒷주머니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원래 지원사업은 생각하지 않았던 마을상점생활관이지만 이제는 적극 활용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잘 활용하자. 그리고 그걸 제대로 써서 우리가 바라는 지점까지 잘 도달할 수 있도록 생각하기로 했다. 그 지점까지 가는데 기왕이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료 같은 이웃이 있으면 좋겠다. 이 날의 자리는 몇 없었지만 그런 동료 같은 이웃이 한 둘 발견한 듯한 느낌이었다. 원래 대단하게 보이는 무엇이든 그 시작은 소소하게 시작하기도 하니까. |
|
|
2월 1일 수요일 밤의 대화 by 정민
정민 : 멋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 겉으로 보이는 그런 거 말고, 거절이나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랄까?
형진 : 그런 사람 진짜 멋있지. 기분 나쁜 소리도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사람.
정민 : 맞아. 그게 내가 생각할 땐 찐 어른인 것 같아. 근데, 이거 좀 다른 얘기인데 나는 왜 그런 게 있다? 비건이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사는데 그 사람이 옷을 막 화려하게 입거나 요가하는 사람이 엄청 화려하게 꾸미고 수련하는 걸 보면 약간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반감이 되더라?
형진 : 야 진짜 어이없네. 그건 그냥 선입견이잖아. 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고, 취향인데 그걸 왜 네 기준에 가져다 넣어 쓸떼없는 선입견을 만들고 그래?
정민 : 아니 그러니까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내가 너무 이상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
형진 : 이상한 게 아니라 불필요한 선입견이라고 ㅋㅋㅋㅋ
정민 : 그런가? 생각해 보면 확증편향일 수도 있어. 대충 내가 살아온 시간에 겪었던 데이터를 토대로 그냥 판단하는 거지. 이거 고쳐야 하는데 어렵더라. 젠장. 막상 만나서 얘기해보면 진짜 찐으로 멋진 사람들인데 아, 이 선입견 덩어리. 진짜.
|
|
|
음악 취향 by 형진C
음악이란 것이 물성 없는 스트리밍서비스로 옮겨가면서 딱 좋아하는 가수, 딱 좋아하는 앨범을 꼽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분명 어릴적 에는 어느 가수 그리고 그 가수의 어느 앨범을 딱 꼽아서 친구한테 추천을 하기도 했고, 구매한 앨범을 빌려주거나 선물로 주기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링크를 전달하는 것으로 그 행위로 간편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음악을 스포티파이로 듣습니다. 생활관의 음악도 스포티파이로 틀고 있는데, 끊김 없는 기술력이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에 혹은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스웨덴의 스타트업이 우주 최강인 애플과 대등하게 겨뤄 살아남았다고도 하는데, 일단 그건 잘 모르겠고 접할 일 없던 뮤지션이나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 수 있단 것 때문에 사용을 합니다. 최근 오랜만에 가슴 뛰게 만드는 뮤지션과 음악이 있어서 어릴 적 “애네 알아? 존나 좋아”라며 앨범을 건네 듯 소개해봅니다. |
|
|
no party for cao dong 이란 밴드입니다. 영어권이야 너무 익숙하고, 한 때 일본 음악에 빠진 적도 있어 일본어로 된 음악이 어색하지 않아 졌고, 프랑스어를 전공하면서 샹송이라고 부르는 장르부터 프랑스 스타일의 힙합도 적잖게 들었기에 그 또한 익숙한데 중국어권의 음악은 (영화의 영향으로) 첨밀밀을 제외하고는 딱히 관심 가진 적이 없어 그리 익숙하진 않았습니다. ‘혁오라디오’(스포티파이에서는 선택한 뮤지션과 비슷한 취향의 다른 뮤지션의 음악을 묶어 xx라디오라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를 듣다가 귀에 확 꽂히는 중국어권 뮤지션이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대만 밴드였고, 이미 2016년 첫 앨범으로 대만권에서 정점을 찍고,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 투어도 도는 것 보면 꽤나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밴드 같던데 처음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딱히 검색해도 그들을 소개하는 글이 몇 없는 걸 보면 아무리 전 세계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다더라도 정보의 편향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아무튼, 草东没有派对 (초동몰유파대)라고 읽는 이 밴드는 no party for cao dong이라는 뜻이랍니다. ‘차오동에는 파티가 없음’으로 해석한다는데 밴드의 주축인 두 친구가 차오동이라는 대만의 한 지역에서 나고 자라 밴드를 시작했고 초창기에는 草東街派對 Cao Dong street Party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니, 차오동을 떠나 성공하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뭐 그런 서사를 담아 짓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음울한 보컬과 강한 사운드로 강약의 서사가 만들어지는 음악이라 슬픈 듯 울부짖는 듯 체념 한 듯한 느낌이 귀에 확 꽂히지 않았나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大風吹 (대풍취: 거샌바람)이라는 곡이 가장 대표곡이라는데 저는 그보다는 가장 최근에(2020) 발매한 싱글 如常 (여상: 한결같음)을 주로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이 곡을 전합니다. |
|
|
如常 : no party for cao dong
(가사)
조금만, 조금만 더 줘
내가 집에 갈 수 있게
한 번만, 한 번만 더 보게 해 줘
그를 기억에 새길 수 있게
한 번만, 한 번만 더 말해봐
내가 포기할 수 있게
한 번만, 한 번만 더 만나게 해 줘
저기 바닥에 떨어진 흰 꽃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게
텅 빈 성벽, 황량한 일상
우리는 신경 안 써, 어제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도둑맞은 태양, 반복되는 일상
너희들은 신경 안 써, 내일의 너희가 그럴 것처럼
하룻밤, 하룻밤만 더 울면 돼
눈물도 지칠 만큼 말이야
한 모금, 한 모금만 더 마시면 돼
그러면 잠들 수 있겠지
(출처: https://blog.naver.com/so029/221938690985 )
*참고로 밴드 멤버는 4명, 그중 라이브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여성 드러머였습니다. 이름은 Fan Fan, 가녀린 체격에 야무지고 섬세한 듯 한 연주 장면이 인상깊었거든요. 근데 2021년 대만의 방역(격리)호텔에서 갑자기 숨졌다고 합니다. ( 방역호텔이라는 것 보면 COVID-19 탓인가 싶긴한데 조사중이다 라는 예전 기사만 검색되네요. ) 이후 모든 일정은 잠정 중단되었다고.
|
|
|
* no party for cao dong 의 드러머 fan fan이 인상깊었던 영상 |
|
|
생활커뮤니티
좀 더 나은 2023년의 일상을 위한 그 시작. |
|
|
생활북클럽: 한국사 part.1 일제강점기
: 현직 교사와 함께하는 한국 역사 겉핥기 북클럽.
정규교육을 끝내고서는 가끔 역사 관련 책을 보는 것 말고는 혹은 역사의 한 인물을 담은 영화를 본 것 말고는 한국사에 제대로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체로 가공된 이야기로 역사를 접하면서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그 분별도 쉽지 않아 잘 못 된 정보를 당연한 사실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고 드라마에서 내뱉던 명성황후의 실체를 알고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와 이웃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과 함께 역사를 겉핥아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 시작은 한국 근대사의 출발점이자 여전히 뜨거운 이슈인 일제강점기를 겉핥아 봅니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호스트 몰래 part.1을 붙여 진행하는 생활북클럽: 한국사 part.1 을 소개합니다.
host. 홍진성 역사선생님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지만 사학과를 가면 굶어죽는대서 역사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역사가 아니라 주식, 부동산을 좋아할 걸 그랬나 싶지만 이번 생은 늦은 듯. 고차원적 지식보다는 가벼운 썰풀기를 더 좋아합니다.
역사란 과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람 이야기가 없는 역사는 따분하고 공허합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고 믿습니다. 우리 역사, 그 중에서도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일정: 2023.2.12 & 2.26 일요일 저녁 7시 (총 2회)
비용: 2만원( 1회당 1만원)
인원: 총 10명
* 1회 지정도서 『한국사를 지켜라1: 독립운동가로 산다는 것』 10%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
|
비건 포트럭파티 202302.
쏘유니크비건랩 x 마을상점생활관
: 마스크 없는 2023년 첫 비건포트럭에 초대합니다.
가능하면 매월 비건은 물론, 비건 지향이 아니더라도 관심의 지향점이 같은 이웃과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꼭 비건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 하루 만이라도 고기 없는 채식 가득한 음식을 함께 공유하면서 일상의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실 때는 육고기는 물론, 해산물과 유제품이 없는 한 끼 식사를 고민해보세요. 밥과 나물만으로도 충분히 함께 공유할 수 있습니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아도, 주변 채식 음식을 파는 곳을 찾아 1-2인분정도의 음식을 용기에 담아 가져오셔도 됩니다. 음료는 저희가 챙길께요.
일시: 2023.2.22 | 수요일 저녁 7시30분 (약 2-3시간)
* 레드 와인 포함(5L 박스 와인 소진시까지 제공)
* 육류,어류,유제품이 포함되지 않은 채식 음식 지참.
* 포장음식 가능/ 개인용기 지참 필수 |
|
|
.WANDTED.
2023년 음악생활관을 함께 할 이웃 뮤지션을 찾습니다.
무대와 객석이 나뉜 공연 형식보다는 뮤지션과 이웃이 함께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음악과 대화를 하는 자리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드는 혹은 나의 감정을 악기로로 표현하는 뮤지션을 찾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함께 참여하고 싶은 분도 연락을 주세요. 저희와 함께 어떤 기획을 할 수 있을지 방향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뮤지션들과의 커뮤니티를 생각하며 매월 진행하는 음악생활관입니다.
: 일정은 매월 말쯤, 논의 후 결정됩니다.
: 단 한 곡의 자작곡만 있어도 좋습니다.
: 진행 전에 함께 하는 뮤지션들과 진행을 위한 미팅을 합니다. |
|
|
- 드디어 [ 생활워크숍: 타투 ] part2.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독 많은 분들이 또 안하냐며 문의를 주셨던 워크숍인데요. 낯가림이 있는 이웃 타투이스트를 꼬시느라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 ) 3월 예정으로 준비하는 두번째 타투워크숍은 핸드포크가 아닌 머신방식으로 준비중입니다. 곧 소개할게요. * [ 생활워크숍:타투 ]는 타투를 배우는 것이 아닌 타투이스트와 참여한 멤버들과 어떤 도안으로 어떤 위치에 타투를 할 지 함께 고민하고 마지막에 타투 시술을 받는 워크숍입니다.
- 2월 1일부터 [지역서점바로대출]이란 사업에 함께 합니다. 도서관에 없는 도서를 지역서점에 신청해 도서관처럼 대출받을 수 있는 사업인데요. 대출하신 도서는 감골도서관에 납품을 해 소소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누가 하겠어 싶었는데 1일부터 매일 몇 권씩 신청이 들어와 신기해 하는 중입니다. https://lib.ansan.go.kr/baro/homepage/main.do ⇠신청은 여기서
- 2월 11일 토요일은 하루 임시로 쉬어갑니다. 매년 꽃사장 아버님의 생신 식사자리에 함께 참석을 하지 못 했는데요. 올 해는 가족 행사도 최대한 잘 챙겨보려고요. 헛 걸음하실 수 있으니 또 공지할게요.
|
|
|
- 대체로 INSTA-를 통해서 마을상점생활관의 소식을 전하고 있어, 모든 소식이 잘 전달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종종 소식만 전달하는 채널을 만들어 줄 수 없냐며 밴드 같은 것을 만들라는 얘기도 듣기도 했는데요. 올 해 좀 더 친절해보고자 공지용 오픈 카톡방을 만들었습니다. 이 톡방은 딱 공지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니 알람스트레스는 좀 적지 않을까 싶습니다
|
|
|
↳re: ( 참고로 앞 부분은 개인정보가 공개될까 싶어 처리를 했습니다. ) 생활관을 애정해주시는 따뜻한 이웃. 이렇게 마음을 표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늘 멋진 청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렇게 다시 마음을 전해주시네요. (원래도 늘 전해주셨지만 :)) 오랜만에 오픈하는 공간에 반가운 마음을 담아 꽃 선물을 제게 부탁하셨던 게 기억나요. 그리고 그때 생각했어요. '아, 이 사람은 정말로 좋아하는 것에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구나!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라고요- 마음을 표현해주신 것도 고맙지만, 저에게 울림을 주셔서 저도 늘 감사해요. 우리 오래 함께 사유하고 눈 맞춰요! |
|
|
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