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절반을 넘긴 우리 생활의 관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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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간정산
20230213 - 20230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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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Host 정민의 주간 정산.
2월 13일 월요일
이제 생활관 운영 5년 차에 접어드니 오래 알고 지낸 손님들의 결혼 소식을 직. 간접적으로 접한다. 생활화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자주 꽃 선물을 했던 손님의 결혼 소식을 SNS로 접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 분명 결혼식 당일인데 다음 날 신부를 위한 꽃 선물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물론, 과거의 여자친구가 현재 아내임) 결혼 준비로 피곤했을 아내를 위한 꽃 선물을 하고 싶다는 그는 여전히 로맨틱했다. 아내가 된 분의 취향을 알고 있으니 시간 여유가 없는 예약 건이라도 어렵지 않게 작업할 수 있었다. 오직 서로가 쌓아 온 시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일하는 월요일, 바쁘지 않으면 무료한 시간들을 보내지만 친한 손님이 오면 같이 앉아 군것질도 종종 한다. 수미 씨가 튀르키예 구호 물품을 아주 요긴한 아이템들만 선별해서 챙겨 오셨고, 나는 더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실은 내가 먹고 싶어서) 꿀호떡을 사서 함께 나눠 먹었다. 오밀조밀 귀여운 수미 씨는 마음도, 말투도, 표정도 귀엽다.
2월 14일 화요일
개인 휴무날이었지만 (나는 더 이상 챙기지 않는) 밸런타인데이라 중간중간 생활관으로 호출되었다.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지고 있어서인가 아무 날도 아닌데 꽃을 사는 사람들이 늘었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생활화로 꽃을 사러 들러주었다. 새로운 경험이다. 더 이상은 새로운 경험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내가 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고 반갑다.
2월 15일 수요일
꽃을 사는 손님들이 늘었다는 얘기를 화요일에도 썼는데, 수요일에도 꽃을 팔았다. 보통 흔한 꽃집이라면 이게 뭐 대수냐 싶지만, 생활관 안에 자리 잡은 이색적인(?) 꽃집을 운영하는 나에게는 큰일.
정인 씨가 집에 꽃을 사두고 계속 바라보는 일이 꽤나 좋았던 경험이어서 그걸 꼭 친구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함께 온 친구에게 꽃을 선물했다. 원래는 가볍게 종이로 스르륵 말아서 드리지만, 그 첫 경험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 꾸안꾸 스타일로 멋지게 포장에도 힘을 주어 꽃과 함께 내어드렸다. 역시 그는 GIVER였어!! (나도 한 다리 걸치기 성공!)
2월 16일 목요일
튀르키예 구호 물품을 받아서 보내겠다 호기롭게 선언했고, 생각보다 많은 물품들이 생활관에 모였다. 간혹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은 옷들도 있었고, 물품 목록에 없는 물건들을 발견하면서 약간 씁쓸했지만 대체로 깨끗하게 세탁된 옷들과 꼭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중고 제품은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대사관의 기사를 접했지만 우리는 이미 물건을 다 받은 상태라 최대한 성의를 보이고 싶어 하나씩 투명 봉투에 넣어서 포장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시작한 작업은 저녁이 다 되어서야 끝났고, 결국 우리는 생활관 마감 시간과 동일하게 하루를 끝마쳤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내 몸뚱어리가 피로함을 느끼면 그 취지가 나는 희석되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라는 현타가 종종 오지만 그럼에도 부디 나와 우리 동네 이웃들이 함께 모아 보낸 물건들이 꼭 그들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었다. (하지만, 힘들었다규 ㅜㅡ)
2월 17일 금요일
플리마켓 준비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잠깐 한가해진 틈을 타 미루고 미뤘던 냉동으로 받은 치아바타를 굽고 비건 참치와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섞어 빵과 함께 먹었다. 웩. 너무 맛이 없다. 내가 상상했던, 내가 알고 있었던 치아바타가 아니었다. 쉽게 가고 싶었는데, 일단 내 입에 맛있지 않으니 이건 실패다. 가끔씩은 반복된 실패로 무력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앞으로 몇 번의 실패와 시도를 반복해야 할까?
친한 손님이 꽃을 사시며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을 했을 때 그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모든 감정이 느껴져 그걸 보던 나도, 그 목소리를 듣던 나도 함께 설레었다.
2월 18일 토요일
플리마켓으로 나는 생활관을 비웠다. 모처럼 플로리스트 동료들과 함께 좋아하는 공간에서 각자의 물건을 팔며 왁자지껄 틈바구니에 껴 있었다. 생활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활력을 느꼈다. 무슨 주식처럼 비싸게 주고 산 물건들을 아주 저렴하게 내놓으면서도 모두 제 주인을 찾아가는 걸 보니 손익을 따져 봤자 뭐하나 싶었다. 인생에서 금전적 손익만 따지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주도에서 비건 책방을 운영하시는 대표님께서 타로 점도 봐 주셨다. 내가 고민했던 지점들에 대해 질문을 했고, 나는 반기지 않는 대답을 들었지만 확실해진 것들이 보였다.
무겁게 가져갔던 물건들을 다 팔고 가벼운 마음과 두둑한 지갑과 함께 안산으로 돌아와 고요하고 어두운 생활관을 빙- 둘러봤다. 결국, 내 자리는 여기인 것. 들떴던 마음도 차분해지고,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생각과 고민의 조각들이 아주 살짝 모인 느낌이었다.
2월 19일 일요일
친하게 지냈던 손님이 다른 도시로 이주를 한다며 주고 간 선물과 편지. 신기하게 1-2년 주기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손님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또 그러면 새로운 손님과의 관계가 시작된다. 작년보다 올해 떠나는 손님들이 유독 많게 느껴지는데 헤어지는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롭게 만들게 될 관계를 기대해 보기로 했다. 어쩌면 나는 이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행위에 익숙해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지난 일요일에 손님들이 두고 갔던 유실물들이 신기하게 딱 일주일 지난 오늘 제 주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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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관
20230212
[ 생활북클럽: 한국사 part.1]
한국사에 대해서 관심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한다. 아는 정도라고는 주입식으로 배웠던 몇 십 년 전의 정보가 낡고 닳아 희미하게 남은 것 정도고 가끔 영화나 드라마로 흥미를 위해 각색된 것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믿던 것뿐이다. 그래서 몇 해 전 생활북클럽에서 읽었던 ⟪ 이완용 평전 ⟫이 굉장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이완용을 주인공으로 한 대중 콘텐츠는 만들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을 테니 모든 것이 새로운 시각이었다. ) 우리가 아는 과거의 이야기, 역사가 진짜 일까? 해석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기록되고 그 사실이 여과 없이 우리에게 전달된 걸까? 궁금했다.
생활북클럽 한국사의 시작은 이랬다. 지난해 생활[텃밭]클럽을 마무리하는 잔칫날에 참여자 중 한 분이 다음날 '한국능력검정시험'을 본다는 얘기에 다들 관심을 가졌다. "저도 한국사 공부해보고 싶은데" 여기저기서 관심을 표했다. 한국사 클럽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 공표를 했고, 마침 이 잔칫날에는 참여를 하지 못했던 멤버의 남편이 중학교 역사 선생님이었고, 뒤늦게 단체톡방에서 한국사 얘기를 전해 듣고 남편이 곧 방학이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생활관의 초창기부터 알고 지냈던 분이라 역사 선생님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자로 참여한 책과 역사 교육 관련 책을 종종 중고도서로 맡기셨다.) 차마 어떤 제안을 할 수 없었는데 딱 좋은 기회인 듯 싶었다. 누구나 내가 아는 정도만으로 클럽을 만들고 호스트로 비슷한 관심사의 이웃과 관계를 맺기를 바라며 이 공간을 만들었지만 "낯 모를 곳에 저 이거 하고픈 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 까요?" 묻는 건 여전히 어려운 듯싶다. 아무튼, 우리와 이웃한 역사 선생님과의 한국사클럽,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어떤 방법으로 할까 고민만 하다 해를 넘겨 연락을 드렸고 미팅을 했다. 공교육에서는 아이들에게 차마 내뱉지 못하는, 선생님 이전에 역사를 좋아하는 한 개인으로서의 관점을 해갈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국사검정능력시험을 위한 클럽에서 그가 선정한 두 권의 책을 핑계 삼아 대화하는 북클럽으로 변경해 근대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 첫자리였고, 그 첫 책은 ⟪ 한국사를 지켜라 1: 독립운동가로 산다는 것 ⟫으로 시작을 했다.
호스트인 홍진성 선생님과 미팅을 하면서 얘기 나눴던 다양한 이야기가 조금씩 담겨 있었다. 그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 유관순 열사는 왜 유명해진 걸까? ( 원래부터 유명했나? 읽어보니 당시 사람들은 잘 몰랐다고. ) 당대에 유명인사 중 누구는 알려지고 누구는 왜 알려지지 않은 걸까? 이 책은 일단 2015년 당시 국정교과서 논쟁에 분노를 표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동안 연제했던 글을 모아 낸 책인 듯했다. 서문을 읽어보면 그의 분노가 느껴지는 듯싶기도 하다. 28편의 이야기와 인물을 조명한다. 이 날 북클럽에서는 읽은 모든 인물을 얘기하지는 않았다. 각자가 가장 관심 있는 인물을 언급하고, 왜 관심이 갔는지 얘기를 했고, 홍진성 Host가 던진 질문 "- 그들은(독립운동가) 왜 그랬을까? 나라를 팔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양반도, 나라로부터 받은 것 없는 평민도."로 관점을 좁혀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북클럽에는 고등학생도 참여를 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역사를 전공하고 싶다는 학생이었는데 역시 현역(?)이라 우리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아무튼, 독립운동가들은 왜 그렇게 목숨을 걸면서 나라를 지키려고 했을까? 당연한 건가? 지금의 우리도 그런 때가 오면 당연하게 그럴까? 생각해 보니 당연해 보이지 않았다. ( 우리 모두 잡히자 마자 아는 것 모두 불어릴 것같다. 라며 마음을 모았다. ) 공적인 명분으로만 사는 사람이 있을까? 개인적 욕망을 모두 거세하고 공적으로만 사는 사람이 있을까? 평생을 개인적 욕망을 절제하며 수도하는 수도자도 흔들리는데 말이다.
이 날의 하루의 대화로 '왜 그랬을까.'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너무 많은 경우가 있을 테고 딱 어느 것이 주된 동기라고 꼽기도 힘들다. 흔들리는 시국에 시대의 한 중심에 서고 싶었을 수도 있고, 단지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형 혹은 누나가 독립운동을 한다니 나도 저렇게 멋있게 보이고 싶다의 욕망을 투영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 같이 뭘 해보자며 손을 내민 쪽이 하필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물론, 나라 잃은 국민으로서 되찾고자 하는 애국심이 피를 끓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36년, 그 긴 시간 동안 피를 끓게 만든 원동력은 어디서 찾았을까? 일본인의 강압이 그 원동력을 만들었을까. 가장 이해가 간 인물은 '이봉창'이었다. 누구보다 일본인이 되고 싶어 했고, 인정받고 싶었던 그가 2등 시민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 한채 살아가다 자신을 인정해 주는 김구 선생의 믿음에 열사가 되는 이야기에, 그리고 거사를 치르고 잡혀 재판에 섰을 때 후회를 했다는 말에 가장 현실적인, 인간적인 독립운동가를 발견한 것 같았다. *사실 현 시세로 약 6,000억의 재산을 가지고 독립운동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우당 이회영 선생의 욕망이 가장 궁금했다. 왜 그랬을까? 낙장불입이었을까? 그의 평전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2주 뒤에는 ⟪ 경성기담 ⟫으로 독립군이 아닌 그 시절의 사건/사고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로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며칠 전부터 읽고 있는데 읽으면서 일제치하 36년을 거시적인 관점으로만 혹은 평면적으로만 바라봤구나, 독립군과 친일부역자 그리고 일본관료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밥 벌어먹으며 작은 사건 사고의 구설수를 안주삼아 살아갔을 텐데 말이다. 소설적인 형식으로 그 시대의 사건사고를 흥미롭게 읽고 있다.
역사뿐 아니라 다른 여럿 관심의 클럽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역사 선생님의 역사클럽, 국어 선생님의 문학클럽, 사회 선생님의 사회클럽, 과학 선생님의 과학클럽 등등 그 첫 기회가 되기를 바라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겠지. 아무튼 즐거운 한국 근대사 대화 시간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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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수요일 밤의 대화 by 정민
정민 : 도대체 저 힘든 아이돌을 왜 하고 싶을까? 밥을 굶거나, 내 생계를 포기하면서까지 하고 싶을 일인가? 저게?
형진 : 그냥 좋아 보이고, 하고 싶다고 스스로 믿으니까. 너한테 꽃이 그랬듯.
정민 : 어.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조금 되는데, 그냥 단지 유명한 아이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처럼 되고 싶은 거 아 니냐는 거지. 그 유명세, 거기에 뒤따르는 고통 같은 건 모르고. 아닌가, 그런 것 다 감수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걸까?
형진 : 대부분 초창기에는 힘들었다던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을까? 지금의 고생은 다들 한다며 생각하지 않을까. 나중에 잘 되면 다 그 이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나도 BTS처럼 될 수 있다고. 어쩌면 희망고문 일 수도 있고.
정민 : 야, 진짜 그렇게 BTS처럼 될 거라는 생각으로 버티면 그거 정말 희망고문이다. 너무하는데?? 근데, 또 생각해 보면 내가 좋다는데 어쩌겠어. 나는 이걸 위해서 계속 이 길을 걸었는데 포기하는 게 더 어렵지.
형진 : 그럴 가능성이 높지. 포기하는 게 어려운 것일지도. 어쩌면 이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으니까. 계속 가는 수 밖에, 그 방법 밖에 아는 것이 없을지도. 그러다 잘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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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주제. by 형진C
2022년을 관통하는 우리의 주제는 "일+생활: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이었습니다. 이 주제는 제일교수인 강상중 교수의 책 ⟪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을 읽다 "우리는 일을 통해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얻습니다. 단지 입장권을 얻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상관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을 통해서 ‘나다움’도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41면의 글에서 결국 우리가 하는 생활과 일은 모두 세상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짓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꽤 많은 저자들의 일과 생활에 대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여전히 만나보지 못 한 많은 삶이 있어 그대로 잇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무래도 새 해 답게 새로운 혹은 좀 더 변주된 주제로 접근을 해보려고 고심 중에 있습니다. 지난해에 생각했던 올 해 주제는 "생활의 기본"이었는데요. 왠지 딱 끌리지가 않아 재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주제라는 것이 생활관을 이용하는데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겁니다. 표면적으로 크게 다른 것은 없거든요. 주제에 관련된 책으로 섹션을 만들더라도 아주 작은 변화라 딱히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도 내부적으로 혹은 제 개인적으로 한 해를 관통하는 어떤 주제를 갖고 보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큰 차이가 있어 웬만하면 한 해의 주제를 만들어 놓으려고 노력합니다.
이 주제는 지원사업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가야겠다 주제가 정해지면 그 틀 안에서 생각을 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매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너무 방대한 정보 속에서 허우적 되기 일쑤입니다. '일상의 호기심'을 만드는 것을 다루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을 잇다보니 다들 생각의 틀 혹은 바탕이 될 만한 무엇이 없으니 너무 방대한 세상에서 허우적 되는 건 아닐까. 그러다 호기심을 잃어버리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결국 '기본'을 다지는 무언가가 필요하겠다 생각을 한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밋밋하게 느껴집니다. 명확한 것 같지도 않고 말이죠.
며칠 전에 첫 지원사업서류를 제출했습니다. 기존에 해 본 지원사업은 아니었고, 처음으로 신청을 해보는 사업이었는데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모집을 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상반기 지원사업이었고, 4월부터 6월까지 최대 3번의 인문학 강의를 운영할 수 있는 돈을 지원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몇 번을 고민하다 이번에는 '기초 체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서 제안서에 넣었습니다. 타이틀은 '생활 체력 ____ 인문', 이 타이틀을 듣고 꽃사장은 그리 끌리지 않는 눈치였는데 뭐 써서 보냈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총 세 번, 생활의 체력을 키우는 인문학적 북토크로 채워 넣었는데 첫 번째는 요가, 두 번째는 러닝, 세 번째는 수영으로 정했습니다. 각 카테고리에 맞는 책과 저자를 찾아 넣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와 헤밍웨이의 권투, 김훈의 자전거까지 거론하면서 인문학적으로 엮어보려고 했는데 지난 2022년 선정된 프로그램을 보니 꽤나 무겁고 농도 짙은 느낌의 타이틀이 많아 생활 체력이란 주제가 가볍거나 인문적이지 않는 그저 실용적으로만 느껴지는 것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출했으니 잊고 미쳐 다듬지 못 한 올해 주제를 찾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이웃이 주위에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생활관을 운영하면서 점점 사소한 호기심이 줄어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책을 덜 읽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반짝이는 무언가, 화려한 누군가만 쳐다보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주변의 호기심이 많은 분에게 자극을 받고 싶은 맘도 한 켠에 커다랗게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호기심을 잘 배양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호객을 할 만한 주제, 좀 더 고민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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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커뮤니티
좀 더 나은 2023년의 일상을 위한 그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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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자 특별 할인
생활워크숍: 타투 part.2
: 나의 취향을 몸에 담아.
생활워크숍: 타투가 일반 타투 시술과 다른 이유는 낯선 만남과 취향의 공유에 있습니다. 내가 생각한 대로 혹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도안을 내 몸에 새기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틀을 넘어 다른 사람은 왜 타투를 하고 싶은 거지? 누구는 왜 남에게 잘 보이는 부위에 하고 누구는 자신에게 잘 보이는 부위에 하는 거지? 이런 얘기를 통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관점을 생각해보며 다시 한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타투는 무엇인지 찾아가 보는 두 번의 만남에 있습니다. 2~8cm의 시술 금액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총 두 번의 만남과 나만의 도안으로 만든 취향을 몸에 담을 수 있습니다. 꽃사장의 세 번째 타투, 책사장의 두 번째 타투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타투 방법을 배우거나, 직접 셀프로 타투를 하는 워크숍이 아닌 타투이스트와 도안을 함께 만들어 타투 시술을 받는 워크숍입니다.
host. 타투이스트 웬즈데이 (@wedsday_tattoo)
:좋아하는 것을 도안으로 그리고 타투로 작업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 수요일이라 활동명을 웬즈데이로 지었다.
일시: 3월 4일/ 11일/ 18일 or 25일 토요일 낮 12시 (3주/ 약 1시간 30분)
Host: 웬즈데이
인원: 최대 5명 | 비용: 10만 > 8만( 3회 비용 / 타투 시술 포함 )
*구독자 전용 특별 할인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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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포트럭파티 202302.
쏘유니크비건랩 x 마을상점생활관
: 마스크 없는 2023년 첫 비건포트럭에 초대합니다.
다음 주 자리가 마련됩니다. 비건식 경험 해볼까? 정도로 참여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경험에 더해 이웃한 새로운 관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실 때는 육고기는 물론, 해산물과 유제품이 없는 한 끼 식사를 고민해보세요. 밥과 나물만으로도 충분히 함께 공유할 수 있습니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아도, 주변 채식 음식을 파는 곳을 찾아 1-2인분정도의 음식을 용기에 담아 가져오셔도 됩니다. 음료는 저희가 챙길께요.
일시: 2023.2.22 (수) 저녁 7시30분 (약 2-3시간)
* 레드 와인 포함(5L 박스 와인 소진시까지 제공)
* 육류,어류,유제품이 포함되지 않은 채식 음식 지참.
* 포장음식 가능/ 개인용기 지참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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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TED.
2023년 음악생활관을 함께 할 이웃 뮤지션을 찾습니다.
무대와 객석이 나뉜 공연 형식보다는 뮤지션과 이웃이 함께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음악과 대화를 하는 자리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드는 혹은 나의 감정을 악기로로 표현하는 뮤지션을 찾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함께 참여하고 싶은 분도 연락을 주세요. 저희와 함께 어떤 기획을 할 수 있을지 방향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뮤지션들과의 커뮤니티를 생각하며 매월 진행하는 음악생활관입니다.
: 일정은 매월 말쯤, 논의 후 결정됩니다.
: 단 한 곡의 자작곡만 있어도 좋습니다.
: 진행 전에 함께 하는 뮤지션들과 진행을 위한 미팅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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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구호 물품은 잘 소독/포장/정리해서 2월 17일 금요일에 배송을 했습니다. 부디 잘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바로대출서비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고 계신데요. 아직 모르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재공지합니다. : 안산도서관회원이면 누구나 도서관에 없는 신간 도서를 동네책방에서 대출 받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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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커뮤니티 공지용 오픈 카톡방을 운영합니다. 공지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니 조용하게 입장만 해두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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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마음이 풍성해 지셨다니 덕뿐에 이번 레터는 좀 더 기운내서 썼습니다. : ) 알려주신 밷밷낫굳을 듣고 있는데 와우, 재즈밴드라고 하셔서 어느 정도 예상을 하며 틀었는데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요즘 자주 잘 듣고 있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궁금해하실 분들도 있을 테니 아래 함께 들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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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BADNOTGOOD - Love Procee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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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밷밷낫굳 음악을 듣다가 개인적으로 딱 꽂힌 곡이라 함께 소개합니다. : )
BADBADNOTGOOD - Can't Leave The N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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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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