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1 Essay He said, 우리 가족은 총 네 명이다. 남성 하나, 여성 하나, 강아지 하나, 고양이 하나. 이미 인간 둘은 가족이 된 순간부터 과체중이었다. 아니, 한 명은 과체중, 그것도 인생 최고의 과체중 정점에 결혼식을 올렸다. 다른 한 명은 그 결혼식을 기점으로 나날이 체중이 불었다. 과체중의 정점에 있던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회식을 했고, 야근을 끝낸 새벽에 야참을 안주 삼아 먹고 택시를 타고 되돌아왔고, 출장을 가면 지역 맛집을 탐방했다. 퇴사와 개업 이후 어떤 허전함이 사라졌는지 조금씩 체중이 줄었다. 그렇다고 과체중을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고양이 소담이는 우리와 익숙해지고, 자신의 평생 영역일 이 집에 익숙해지면서 체중이 불었다. 머리는 여전히 작아 체중이 늘어난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중성화를 하고 어느 순간 앉아 있는 모습에 축 처진 배가 보였다. 하루 서너번 주방과 거실 창가까지 오가는 사냥놀이를 했지만 그 정도로는 과체중을 벗어나지 못했다. 유일한 정상체중은 강아지 하나, 소소뿐이었다. 녀석도 최근에 39kg으로 과체중이 되었다. 인위적으로 만든 품종 견은 (품종 견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 어딘가 하나씩 흠을 가지고 있다. 골든 레트리버 품종으로 분류되는 소소는 관절이 좋지 않다. 그 관절을 조금이나마 오래 사용하려면 몸의 무게를 줄여야 했다. 37kg이 정상체중이니 우리는 35kg 정도로 녀석의 체중을 조절했다. 자신의 체중은 조절하지 못하면서 녀석의 체중 조절은 쉬웠다. 적게 주고 많이 걸으면 그만이었다. (참 쉬운데 이게 안된다.) 겨울 동안 체중을 재지 않았다. 그사이 녀석은 과체중이 되었다. 결국 우리 가족은 모두 과체중이 되었다. 우리 네 식구의 일상이 과한 걸까? 균형점을 벗어나 살고 있는 걸까? 회사를 그만두고, 이런저런 (용돈벌이) 일로, (뭘 할까) 생각으로 일 년을 보낸 후 마을상점생활관을 오픈했다. 그 상점의 슬로건을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곳'이라고 적어 넣었다. 좀 더 나은 일상. 이전의 일상은 나의 체중을 최고점으로 쉬이 끌어올릴 만큼 과했다. 출근 전부터 수십 통의 전화가 주머니에서 울렸고( 자율 출근제라 협력사와의 일과가 맞지 않은 것이 문제이긴 했다.), 하루 종일 회의, 잦은 출장, 회식 그리고 휴일 여행과 허전함을 채우는 소비 무한 루프였다. 내가 좀 더 나은 일상을 살고 있어서라기보다는 좀 더 나은 일상이 필요했기에 그런 사람을 위한 상점을 열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일상이란 것이 생각보다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뭐가 달라진 거지? 싶을 만큼 굉장히 미미해 보였다. 한 10년은 해야 그 작은 차이가 눈에 드러날지도 모르겠다. 이제 고작 3년하고 9개월 차다. 고작? ‘아직 얼마 되지 않았어!’라고 생각해야 그나마 자존감에 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무튼, 소소까지 과체중이 된 지금 이 시점에 우리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되돌아보게 된다. 소비관:
소비가 많이 줄었다. 괜한 호기심으로, 괜한 결핍을 채우기 위한 소비는 하지 않는다. 옷은 일 년에 한 번 살까 말까다. 대체로 중고 물건을 산다. 입던 옷이 문제가 생기면 수선을 한다. 생활용품은 거의 생활관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사용한다. 비누, 칫솔 같은 것 말이다. 그 외에는 거의 없다. 개인 생활로 보면 먹는 것에 가장 많은 비중이 있지만 생활관 운영을 포함하면 달라진다. 일상 전체로 보면 책과 꽃을 가장 많이 산다. 물론 판매하려고 구매하는 것이긴 하지만 소비 입장에서만 보면 그렇다. 책과 꽃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일상, 꽤 그럴듯해 보인다. 식습관:
사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이다. 채식을 지향하면서 육고기와 거리 두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사는 것은 감자와 양파, 양배추다. 대충 이 식재료에 어떤 것을 추가하느냐에 따라 오늘의 메뉴가 정해진다. 카레 가루를 넣으면 카레, 물을 끓여 간장과 소금, 된장을 넣으면 된장국 뭐 그런 식이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양가 부모님이 차려주신 식사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먹지 않지만 가끔 닭은 먹는다. 늦은 밤 식사를 차리기 귀찮고, 어떤 특별한 것을 먹고 싶을 때 채식으로는 그 욕구(배달)를 채워줄 만한 것이 마땅찮다. (아직 찾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튀긴 닭을 먹는다. 그 뿐이다. 대부분의 개인 소비를 차지하지만 매일 밥상 위에 고기반찬이 있어야 하는 어느 가족보다는 적을 듯 싶다. ( 그 집은 감자, 양파에 더해 고기도 사야 할 테니, 부담없이 온갖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을테니. ) 마감을 하고 소소의 마무리 산책을 마치고 늦은 밤에 저녁을 먹는 습관만 없애면 괜찮은 일상인 듯싶기도하다. 활동관:
거주하는 곳과 일하는 곳의 거리가 얼마 없어 코로나19이전부터 거의 자가격리 수준으로 생활을 했다. 그만큼 활동량이 줄어들었다. 나는 오전 혹은 저녁에 달리기를 한다. 이전부터 간헐적으로 달리기를 하긴 했는데 제대로 한 것은 2년 전쯤부터다. 제대로라고 해봤자, 러닝 루트를 파악해 3km/ 5km/ 8km/ 10km 거리와 달리고 왔을 때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정도다. 한창때는 일주일에 3-4번을 달렸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만 채우고 있다. 대신 테니스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서 약 30분 레슨을 받는다. 정민s는 일주일에 두 번 요가를 한다. 바로 옆, 마음도 이름도 통하는 이웃, 소소한요가에서 수련을 한다. 이에 더해 소소 덕분에 매일 저녁 최소 한 시간의 산책을 한다. 이 정도의 활동이면 직장 생활 때보다 나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듯싶기도 하다. 좀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나? 되돌아 보니 그런 듯 싶기도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통계」에 따르면 2020 전국 성인 남성 평균 체중은 73.8kg이다. 지역별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신기하게 전국에서 평균 체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75.29kg)다. (여성은 전국 2위다.) 물론 이 체중만으로는 과체중이 많은지 정상체중이 많은지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가 제주 아니던가? 제주도에 사는 사람은 특별히 과하게 살고 있나? 과잉 사회는 대도시 아니었나? 그럼 서울이어야 하지 않나? 체중과 일상의 균형은 그리 상관관계가 없을지 모른다. 제주도의 체중이 높은 것은 일상의 만족도가 높아서 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일상이 만족도가 높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생활관 이전의 일상보다는 높을지 모른다. 나도 정민s도 소소도 소담이도 일상의 만족도가 높아 과체중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몸도 마음도 평안해 과체중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She said, 처음 느낀 감정 우리의 연애는
뜨거웠다.(물론, 초반에만.
다 그렇잖아??) 나는 스케줄 근무가 기본 옵션인 공항에서, 볼륨이 커서 지연이나 결항이 한번 되면 대참사가 되는 수준의 항공사에서 일했다. 우리는 주 1회 데이트를 겨우 하기도 했고, 나의 급작스럽게 변경되는 스케줄 때문에 종종 약속 전날 취소가 되거나 연인들의 흔한 기념일에 당일 통보로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만나는 텀이 너무 길어지면 출근 전 잠깐씩이라도 만나 얼굴을 쓰다듬다 아쉬워하며
헤어지기도 했다. (아니, 이런 날들이 있었다니!!!! ). 그럼에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서로 더 뜨겁게
사랑했었는지도 모른다. (주말부부가 왜 사이가 좋겠는가.) 관심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사랑으로 변하는 순간은 짜릿하지만, 사랑이
우정으로 변하는 순간은 사랑이 식었다는 생각에 두려울 것 같은가? 나는 아니었다. 되려 덤덤했다. 상대와의 사랑의 감정이 끝났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종류의 사랑으로 바뀌었고, 그 관계는 함께했던 시간들과 견고한 우리만의 성을 짓게 되었다. 서로에게 익숙한 행동들과 생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만의 속도로 뜨겁고 때론 차가운 어른의 연애를 하며 국내로, 해외로 함께 잘도 다녔다. 그 수많은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헬싱키와 스톡홀름에서
함께 한 일주일. 북유럽행 비행기
티켓 특가 소식에 우리는 일주일 간의 휴가를 내고 함께 떠났다. 나의 공항 동료들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꽤 긴 여정이었다. 두바이에서 한번, 스톡홀름에서 한 번씩 비행기를 갈아탔다. 긴 여정이면 어떤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데! 두 번의 경유 끝에 헬싱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 정말 이 비행의 끝에는 미지의 세계였던 북유럽, 카모메
식당이 있는 헬싱키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탑승권을 승무원에게 건네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자리에 앉아 가방 정리를 하던 남자친구는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쉬며 다 들리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아, 이런 아까 보딩 기다리면서 아이패드 충전했는데 그걸 그냥 두고 왔네.”
“뭐? 진짜야? 가방에 없어?”
“응. 안 챙긴 게 지금 기억났어. 어쩔 수 없지 뭐. 곧 출발할 것 같은데 그냥 두고 가자.”
“무슨 소리야, 있어봐 아직 시간 있으니까 승무원한테 얘기하고 나갔다 올게.”
“아 됐어. 뭘 그래. 그냥 둬.”
“뭘 그냥 둬! 있어봐. 갔다 올게.” 처음으로 그가
한심했다. 물건을 두고 왔는데, 그냥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채 자신의 물건을 포기한다는 게. 처음으로 그가
벌인 그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공항에서는 특히나 물건을 더 잘 챙겨야 하는데, 아주 작은 USB도 아니고 다이어리보다 큰 아이패드를 두고 왔다는
사실이. 공항의 생리를
빠삭하게 알고 있던 나 역시도 포기할까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승무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승무원과 동행하여 게이트로 다시 나갈 수 있었고 아이패드를 손에 쥔 채 돌아올
수 있었다.(나 이런 사람이야!!!!! 에헴!!!) 승무원과 나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내로 돌아왔고 자리에 불편하게 앉아 나를 기다리던 남자친구에게 아이패드를
의기양양해하며 건네주었다. (그 아이패드는 아직도 우리 집에 잘 있다.) 그때는 몰랐다. 나의 남자친구가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빵 부스러기로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무언가를 계속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때의 나는 나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그때
그 당시가 재미있고 즐거웠으니까. 정말로 상상하지 않았다. 우리가
결혼까지 할 거라고는. 그리고 신혼여행 가기 전날 결혼반지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나는 그렇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상상하지 않고 그저 사랑이라는 두 음절의 단어에 빠져 헬싱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에게 몸을 기대 짧은 잠을 청했다. 잠깐 눈을 감고 떴더니 어두컴컴한 헬싱키에 도착했다. 아이패드 사건은 아예 없었던 일처럼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헬싱키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았다. 우리의 첫 해외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화병꽂이 no.11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났네요? 이제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 정신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 왜냐면 이제 알았거든요. 진짜로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걸. 나이와 시간의 속도는 비례한다는 말을 어렸을 땐 몰랐는데, 아니
그냥 웃어넘겼어요. 근데 정말로 빨리 가더라고요?????
한주 동안 생활관의
이웃들은 어떤 예쁜 장면들을 눈에 담았을까요? 혹시라도 눈살 찌푸리게 했던 장면들이 떠오른다면, 생활화의 화병꽂이를 보고 깨끗하고 맑고 자신 있는 마음으로 리셋! . 하얗고, 조금 연둣빛을 띄는 꽃은 프리지아랍니다. 닭 벼슬처럼 달린 부분은
과감히 정리하고 얼굴이 큰 꽃송이만 남겨 꽂았어요. 프리지아를 아주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랏빛 희미한
선이 꽃 잎에 있어요. 그래서 연보라와 오묘한 블루와 보라 사이의 꽃을 함께 꽂았습니다.
스위트피와 프리지아
덕분에 향이 아주아주 상큼한데, 이 향을 전해드리지 못해 아쉬움 마음이 가득해요. ㅜㅡ
생활관점레터가
발송되고 난 뒤 금요일에도 프리지아는 있을 테니 향기 맡으러 놀러 오세요!!
그럼, 우리 또 다음 주에 새로운 꽃으로
만나요. 생활책 3월 생활북클럽 첫 선정도서는 피터 데이비스의 ‘<전념>: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에 관하여’였다. 전념: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에 관하여 Dedicated: The Case for Commitment in an Age of Infinite Browsing (피트 데이비스 지음, 신유희 옮김, 상상스퀘어 펴냄) 이 책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 아마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늦은 밤, 볼거리를 찾아 넷플릭스를 뒤적이기 시작한다.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제목도 훑어보고, 예고편도 몇 개 보고, 후기까지 찾아서 읽어보지만, 영화 한 편을 딱 골라서 진득하게 보기가 쉽지 않다. 순식간에 30분이 흘렀으나 아직도 탐색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염없이 스크롤만 내리다가 결국 TV를 끈다. 이제 와서 뭔가를 보기엔 너무 피곤했기에 더 늦기 전에 이만 잠자리에 든다.” p.18 이 책의 출발점은 하버드 로스쿨 졸업 연설이었다. 저자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DPN(Democracy Policy Network)라는 단체를 공동창립해 활동을 하고 있다. 대의적인 활동을 하는 졸업생을 초대한 듯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미국 내에서는 지명도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는 졸업 연설을 했고, 그 주제는 ‘전념하기의 반문화'였다. 이 연설을 촬영한 영상이 3천만을 넘는 뷰를 기록하면서 결국 책으로 나오게 됐다. 더 디테일한 이야기는 알 수 없으니 여기까지만 듣고 이해한 바로는 갑작스럽게 책을 내게 된 것 아닐까 싶다. 1장의 공감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유일지 모른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눈덩이 굴리듯 공감이 커지고 커져 인생 책이 된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게 당신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전념하지 못하는가? 무한 탐색, 그리고 액체 근대의 현상을 이야기한다. 무한탐색은 첫머리에 써넣은 너무 많은 콘텐츠 속에서 하나를 결정하지 못하는 그런 것과 비슷하다. 액체 근대는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나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만들지 못하고 액체처럼 이리저리 흐르는 시대를 말한다. 사실 참여한 한 분의 말이 가장 와닿았다. “너무 단순하게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맞다. 공감을 하다가 잠시 머뭇거렸던 지점이 그것인 것을 알았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분석을 하는 학자가 아닌 활동가라는 것을 상기하며 다른 지점으로 이해가 됐다. 강하게 확증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주장의 힘이 싣지 않는다. 다각도로 생각해 보면, 저자의 입장과 출판사의 입장 그리고 타깃을 생각해 보면 걸러낼 것과 각인할 것이 구분된다. 어쩌면 이 책은 그런 분별력을 가져야 좀 더 유용하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그 자체로 너무 좋은 사람도 있을 테다.) 넷플릭스의 스크롤을 뒤적이던 첫 문장으로 돌아가, 이 경험에 대한 대화를 했다. 의외로 한 분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 어느 정도 확고하게 있어 콘텐츠 과잉이 오히려 선택권이 세분화되어 좋다고 했다. 아차 싶었다. 맞다. 지금의 과잉은 다양성과 세분화를 낳았다. 사람이 많아지고, 취향이 많아지고, 그 각각의 취향을 어느 정도 섞어 새로운 것을 내놓으면서 많아졌다. 문제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그 취향의 부재가 문제일 수 있다. 어떤 결정을 하는데 기준이 될, 나만의 것이 없어 무르고 물러 결국 액체화되어 호기심은 흘러내려 없어진 것일지 모른다. 자신의 취향을, 관점을 만드는 것이 힘든 것이지 일단 만들어 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지금의 과잉이 축복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문제지, 선택권이 많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념'에 대해 생각하면 조금은 갑갑하다. 당장 내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찾기 힘들고, 아무것도 없는 땅을 파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인용한 수많은 ‘전념하기의 영웅'라고 명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래 원래 뭐든 오래 걸려', ‘아무것도 없으면 어때,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 같은 조금의 위로를 받았다. 그만하면 읽어볼만했던 것 아닐까, 책을 읽고, 함께 대화를 해보고 난 후, 결국 남는 것은 있었다. 생활[이슈]클럽 요즘 우리의 이슈들 ISSUE 01. ISSUE 02. 나주의 유기견 보호소가 정말로 철거된다. 계속 사정을
봐 줄 수 없고, 불법으로 증축한 보호소 잘못이란다.
자, 그럼 생각을
한번 해보자. 사람들이 보호소 앞에다 개들을 버린다. 시골에 1m삶을 사는
개들은 대부분 중성화도 하지 않아서 자꾸만 새끼를 낳아 그 새끼들까지 버린다. 입양 보내는
속도는 사람들이 버리는 속도에 비하면 도무지 따라 잡을 수 없다. 우리가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며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동물을 돈 주고 사려는 사람들에게, 동물을 다시
버리려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무슨 말로 그들을 말릴 수 있을까생활소식 마을상점생활관의 소식을 전합니다. [생활워크숍] 디지털 드로잉 (아이패드) ( host: 김예지 (코피루왁) 작가 ) 『저 청소일 하는데요?』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의 김예지 작가와 함께하는 디지털 드로잉 워크숍을 준비합니다. *아이패드만 가능 유튜브로, 클래스101같은 플랫폼으로도 충분히 유명 작가의 디지털 드로잉을 접해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시간도 제약이 없고, 비용도 훨씬 저렴할지 모릅니다. 다만 이런 비대면 워크숍의 경우에는 관계가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제작된 영상을 보면서 해야하기 때문에 별것 아닌 질문도 쉽지 않습니다. 언제든 볼 수 있으니 다음에 봐야지 방치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동영상 시청기기로 전락한 아이패드처럼요. 두 권의 그림책을 만들었고, 여러 외부 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의 이웃 김예지(코피루왁) 작가와 함께 만나 별 것 아닌 질문도 편하게 오고가면서 방치되어있던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물론 작가님과 더불어 함께 참여한 비슷한 관심사의 이웃과의 관계도 있습니다. 3월 두 번의 원데이와 4월 총 4주간의 워크숍이 마련되어있습니다. 좋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
마을상점생활관의 두 호스트의 생활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