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아홉번째 | 79th
2023년, 흐리고 습한 날이 계속되고 있는 7월의 한 가운데, 우리 생활의 관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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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간정산
20230710 - 2023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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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Host 정민의 주간 정산
7월 10일 월요일 오- 이것이 심야영업의 효과인가? 오후 3시가 조금 넘자마자 손님들이 쇽쇽 생활관으로 들어오셨다. 오픈하고 난 뒤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멍때리는 시간 자체가 없어졌다. 아메리카노를 찾는 손님께 생활커피에 대해 설명을 한 뒤 주문을 받았다. 설명을 다 듣고서 커피를 안시키시는 손님들도 종종 계시지만 다행히(?) 안 민망하게 커피를 주문하셨다. 헤헤. 더 맛있게 내려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 드렸는데 맛나게 드셨을랑가 몰라. 오늘은 유독 생활관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메뉴 설명을 많이 했고, 서가에서 책을 뽑아 자리로 갖고 가 읽는 분들께 우리가 운영하는 서점에 대한 규칙을 설명했다. 살짝 지쳤는데, 모르면 그럴 수 있고 우리가 작게 써놓은 안내문을 못 읽었을 수 있으니 얼굴에 웃음기를 잃지 않고 얘기를 끝마칠 수 있었다. 휴- 칭찬해, 정민. 조금 한가해진 틈을 타 고양이 급식소에 밥을 채우러 나간 사이 현주 씨가 오셨었나 보다. 밥 주고 생활관으로 돌아오니 현주 씨가 화장실에서 나오셨다. 전보다 우리는 많이 친밀해졌다. 그래서 종종 내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감사나 사과를 소홀히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하고, 실제로 좀 더 신경 쓰려고 한다. 어제 만난 장일호 작가님께서 한 말이 떠올랐다. 정확하진 않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친하기’때문에 우리는 너무 자주 선을 넘거나 무례하게 굴기도 한다고. ‘남’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조심하게 되는데 사이가 가까워지면 그걸 잊는다고 했다. 나도 종종 친해진 손님들께 선을 넘는 건 아닌가 하루에 내뱉은 말들을 곱씹을 때가 있다. (피곤해.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니 정민아) 조심해야지. 득영씨와 수빈씨가 시간차를 두고 오셨다. 현주 씨와 조금 떨어져 앉았지만 우리 모두 ‘일기러’(일기클럽멤버들을 정인 씨가 이렇게 부르길래 나도 써먹어봤다)라는 걸 발견하고 서로에게 인사를 시켜드렸다. 얼굴을 이제 봤으니 아주 조금 친밀도 상승했겠지? 저녁 7시엔 질문 워크숍이 있어서 잠깐 틈날 때 컵라면과 김밥을 재빨리 먹었다. 아무리 먹어도 편의점 김밥은 밥 양이 너무 많다. 라면 국물로 목에 섞어 넣어봐도 목이 막힌다. 그래도 옵션을 만들지 못해 아직 컵라면과 김밥으로 저녁을 먹는 악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어디 하나 망가져야 정신 차리고 제대로 된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나. 다행히 라면 먹는 동안 손님들이 오지 않았다. 불어 터진 라면을 버리지 못하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을 때만큼 서글픈 게 또 있을까? 손님이 많지도 않은 생활관인데 라면 불어버리면 그렇게 억울하다. 밤늦게까지 하는 걸 알고 계시는 듯한 손님들 여럿이 한꺼번에 오셨다. 동시에 질문 워크숍 멤버들도 도착해서 음료를 주문하려고 기다리셨다. 두 손이 자유로웠다 해도 내가 감당 못 할 주문일 것 같아 10분 먼저 형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주아주 다행히도 네스프레소 캡슐이 싱글인지 더블인지 물으셨던 분마저 통일된 음료를 시키셨다. 휴우. 다행이다. 와- 손님이 많으니까 주간 정산 글이 이렇게 길어지는구나. 재미있다. (부디 읽는 분들도 지루하지 않길)
7월 11일 화요일 비가 퍼부었던 개인 휴무일에는 침대 위에서 수평 자세, TV 앞에서는 백수 흉내.
7월 12일 수요일
찢어졌던 손을 묶고 있던 실밥을 풀렀다! 근데 실밥 푸르는 거 아프다고 아무도 얘기 안 해줘서 병원에서 괴명을 질렀다. 창피했다. 어른인데 그깟 따끔한 것 15번을 못참아서 소리를 지르다니.
7월 13일 목요일 생활관을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꽃을 사러 오신 손님이 있었다. 새 파란색의 델피늄을 한 묶음 사 가신 손님. 그 뒤로 종종 오셨고, 우리는 밖에서도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소정님과 새벽 꽃 시장도 같이 가고, 요가도 함께 했다.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생활관 밖에서 만난 건 한 손에 꼽을 수 있지만 관계가 끊어지진 않았다. 소정님 덕분이다. 오늘도 소정님이 손 다친 나를 차에 태우고 의왕 저수지까지 달렸다. 고기를 먹지 않는 나를 생각해서 콩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가 함께 점심을 먹고 깊고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비가 내리는 의왕 저수지는 침울하지 않았고 차분했다. 차분하고 단정한 초록의 색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혼자서 차를 운전해 길고양이 중성화 때 빌렸던 설치물들을 이웃의 가게로 다시 가져다드렸다. 굉장히 짧은 거리였지만 혼자서 운전을 했다는 사실에 아주 흠뻑 취했다. 주차를 하고, 차 키를 뽑고 생활관 셔터를 올리면서도 손과 발이 미세하게 후들거렸지만 혼자서 갖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의 장막을 한 장 넘긴 느낌이었다. 소정님과 만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차를 타고 나눴던 이야기들 덕분에 형체 없는 용기를 얻었다. 고마워요, 소정님.
7월 14일 금요일 2주를 쉬고 3주 만에 꽃 수업을 재개했다. 조금 힘들었지만, 생활관의 영업시간이 변경되어서 쉴 수 있으니 버틸 수 있었다. 수미 씨가 회사 친구들을 생활관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부디 그들의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길. 안산으로 이주를 하고 아는 사람들이 없어 동네 서점을 가면 좀 괜찮은 모임이 있을까 하고 오셨다는 손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산에 작은 동네 서점들이 여럿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곳들이 있다고, 하지만 남아 있는 서점들도 좋으니 꼭 가서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시라 말했다. 사람 사귀는 거 어려워하고, 사람들이랑 얘기하면 기 빨린다고 싫어하던 내가;;;;대단하다. 혜정 씨가 목포 여행에서 여관을 개조해 카페와 스테이를 겸하는 공간을 다녀와서 내 생각이 났다 얘기해 주셨다. 오 쏘 스윗. 누군가 무엇을 할 때 내 생각을 해주는 것. 너무 달콤하지 않나??
7월 15일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시작되는 글쓰기 클럽의 첫 회를 잘 마쳤다. 나는 성덕이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광화문 교보문고를 카페보다 자주 가던 시절부터 좋아했던 작가님에게 글쓰기 수업을 받다니. 그리고 밥도 같이 먹었다. 성공했다, 서정민아. 정인 씨와 소소를 생활관에 남겨두고 잠깐 낮잠을 자고 다시 출근했다. 아무도 없는 생활관에 앉아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며 있다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는 정인 씨의 말에 나도 괜히 울컥했다. 그 기분 뭔지 알거덩요. 3시 30분이 되자 손님들이 아주 짧은 시간차를 두고 들어오셨다. 오다 말다를 반복하는 비를 뚫고 이곳에 와주는 마음. 잘 받들어 뫼셔야지. 드디어 만나게 될 이슬아 작가님의 책을 사는 분께 슬쩍 홍보를 하고 싶었지만,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고 친구가 추천해서 읽어보려 한다기에 목구멍 끝쯤에 있던 말을 다시 삼켰다. 미르(멍멍이)가 살이 포동포동 쪄서 보호자의 품에 안겨 왔다. 안고 있기 버거워 보이지만, 축축한 날에는 절대로 걷지 않는 미르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보호자들. 더욱더 찰져진 그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 커피를 내렸다. 윤모씨가 바쁜 와중에 생활관에 들르셨다. 이유는 우리가 못 미더워서;; 에어컨도, 냉장고도 제대로 관리를 못해 전기 요금도 많이 내고 있을 것이고 수명도 줄어들게 만들고 있을 거라는 얘기와 함께 여러 팁들을 전해주고 가셨다. 2023년도 상반기 귀인은 바로, “안윤모” 저녁시간이 되니 생활관을 가득 채웠던 손님들이 빠져나갔다. 다시 우리만의 조용한 생활관이 되었다. 좋으면서도 싫은 조용한 생활관.
7월 16일 일요일 3시 3분에 첫 손님이 오셨다. 성희 씨 커플. 그리고 바로 뒤이어 정아 씨와 성혁 씨와 현식 씨. 그리고 또 곧바로 성령 씨와 그의 반려인까지. 상임 씨까지 오셔서 생활관 1층의 빅테이블과 창가 자리가 금세 찼다. 모두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는 사이가 되어서 더 반갑고 감사했다. 군산으로 이주한 성령 씨와 시골(?) 살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실은 군산은 시골이라기보단 도시에 가깝다. 서울이 아닌 곳은 모두 시골로 칭했던 과거의 내가 잠깐 떠오른다. 안산이 싫은 건 아닌데, 다른 곳으로 가 새롭게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부쩍 많이 한다. 쉬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했어서 기본값이고- 한차례 모든 손님들이 빠져나가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처음 만나는 분들이 다시 생활관을 채워 주셨다. 쓰레기를 버리러 뒷문으로 나가며 고개를 돌려 생활관을 봤을 때 분명 은호 씨처럼 보이는 분이 들어오셨는데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니 은호 씨 같은 사람은 없었다. 대신 옥수수가 담긴 종이 백이 있었는데, 그 옥수수 우렁각시가 은호 씨였던 것이다. 옥수수 주러 생활관에 들렀다고 하셨다. 이 귀엽고 다정한 사람 같으니라고!! 저녁을 먹고 돌아온 생활관에는 관영 씨와 현주 씨가 있었다. 관영 씨가 얼마 전 다녀온 바나함 요가원에 대한 얘기를 한참 하고(요가 수련 못한 지 3주째;;;덜덜덜 허리 너무 아프다고요) 자리를 옮겨 현주 씨와 또 수다를 떨었다. 일하는 건지 수다 떠는 건지 애매하지만 이 애매한 게 나인걸! 9시 30분이 되었다. 손님들은 대충 이 시간이 되면 자리를 피해주신다. 일찍 퇴근하라고- 나는 더 계셔도 된다 손사래 치지만 우리는 모두 안다. 이른 퇴근이 주는 달콤함을.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한 주도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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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관
20230715
생활글쓰기클럽pro. 에세이적 글쓰기(h.한수희)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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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예술적 재능 혹은 기술이 없다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쓰고 말하는 것뿐일지 모른다. 물론 유튜브 속 수많은 사람들처럼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조차 말하기가 관건일 것이다. 행동만으로 표현을 한다는 것은 결국 예술적 표현의 기술을 겸비해야 하는 것 아닐까.
타인의 생활 혹은 생각이 기록된 글을 읽고 말을 하거나, 내 생각 혹은 관찰을 글로 써서 드러내며 말을 하는 것. 전자는 북클럽이라고 할 수 있고, 후자는 글쓰기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 읽고 말하기보다 쓰고 말하기가 좀 더 나를 드러내는데, 관계를 맺는데 용이한 것 같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남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찾는 것보다 아예 처음부터 내 이야기로 말하는 것이 나의 정리된 속내를 드러내거나 서로의 관점을 발견하는 데에 가장 빠른 지름길처럼 느낀다.
일기클럽도 그렇고 첫 번째 만남이 있던 한수희 작가님과의 글쓰기클럽도 그런 관점을 더욱 짙게 한다.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몇 번 마주치더라도 혹은 자주 만나더라도 저 사람이 어떤 생각을, 어떤 생활을 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인스타그램 사진 몇 장 혹은 개인적 느낌으로 추측할 뿐이다. 아무리 과장하더라도 사진만큼의 과장할 능력이 없는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누군가의 생활과 생각과 삶을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다. 각자의 패를 미리 까고 만나다 보니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꽤나 솔직하다.
한수희 작가님을 좋아하는 분도 적지 않아 분위기가 살짝 들떴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운한 웃음소리가 있다. 사실 나는 참여하지 않아 내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니지만 옆에서 본 생활글쓰기클럽 pro. 에세이적 글쓰기의 멤버들의 분위기는 어느 클럽보다도 적극적이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듯 웃음과 진지함이 호흡한다. 공연 쪽 일을 했을 때 관객과 배우, 뮤지션 그 뒤 백스테이지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여기가 내 자리다."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날 그들이 앉아 대화하는 빅테이블과 떨어져 있는 POS뒤에 앉아 있던 자리가 그 백스테이지 같았다. 내 자리.
왠지 내년에는 북클럽보다 글쓰기클럽을 좀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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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형진의 생활
여전히 섭외 중-
생활관을 열고 처음 몇 해만 해도 한 해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뒷 목에 덩어리처럼 달고 다니는 일이 '섭외'일 줄은 몰랐다. 대체로 4월부터 이 섭외라는 것이 시작되는데 <문화지원사업>이라는 것을 생활관 일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부터였다. 사실 전에도 몇 번 쓴 듯한데 이 '지원'이란 것의 대상이 문화적인 활동을 하는 시설을 뜻하는 줄 알고 시작했지만 곧 그건 니 사정이고 세금을 낸 시민 위한 지원이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이다 이제 실제적으로는 비주류 문화를 업으로 밥 벌어먹고사는 생산자인 작가 혹은 강사의 복지 개념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누구에 대한 지원인지와 상관없이 나랏돈을 받아 운영하는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그 지원금이 돌고 도는 사이 부스러기처럼 떨어지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뿐인데, 최대한 그 부스러기를 (편법/불법 없이) 잘 챙기기 위해 손쉬운 섭외를 하지 못하고 이 고민을 뒷 목에 달고 살게 된다.
최근 8월과 9월의 빈자리를 채워줬으면 싶은 저자들에게 섭외 메일을 돌렸다. 그중 몇몇은 바로 좋다는 답변을 받았고 그중 몇은 여전히 일정 조율 중이고, 그중 몇 저자는 거절의 회신을 주거나 아예 답변조차 없기도 하다. 이 섭외 업무가 우리 일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면서 매일/매주/매월 섭외를 해야 하는, 남 이야기로 밥 벌어먹어야 하는 작가/기자/에디터/PD 같은 사람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다. 사실, 우리가 남이야기로 밥 벌어먹는 그들 같은 직종도 아니거니와 그냥 써버리면 되는 돈이라 그들처럼 고심하면서 섭외를 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같은 지원사업에 선정된 많은 곳이 이렇게까지 섭외에 공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 명의 저자 혹은 강사를 섭외해서 채워야 하는 대부분의 강의를 해치우기도 하고, 어렵지 않게 섭외 가능한 가까운 저자 혹은 업자 같은 강사를 섭외하기도 한다. 굳이 이름값 높은 혹은 화제성 있는 저자를 섭외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문화행사를 했다.'라는 행위만이 중요할 뿐이라 굳이 반응 없는 시민의 관심을 얻을 노력은 불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 부스러기가 중요하다. 그 부스러기는 관심과 영향력 정도라고 생각했다. 마케팅/브랜딩 정도로 불리는 직종으로 밥 벌어먹었던 10년의 흔적으로 고작 생각해 낼 수 있는 '지원사업을 하는 이유'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도 한 2-3년 섭외를 하면서 그동안의 흔적들이 작은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곧 만날 황선우 x김혼비 작가도 그렇다. 지난해 황선우 x김하나 작가 북토크 때 생활관에서의 북토크가 유독 즐거웠다며 이번 섭외제안에 황선우 작가는 김혼비 작가의 섭외를 도왔다. 그뿐 아니다. 그 둘이 쓴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의 편집자는 '이야기장수'의 이연실 편집자다. 황선우 x김혼비 작가의 북토크 논의 메일에는 그도 함께 참조가 되어있었는데 분명 생활관이라는 공간과 그곳에 오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황선우 작가는 전했을 것이다. 그 덕분인지 이연실 편집자가 만든 <형사 박미옥>의 박미옥 전 형사를 섭외하는데 이연실 편집자가 모든 조율을 한 번에 해결해 줬다. ( *참고로 <형사 박미옥>은 대한민국 여자경찰의 전설적인 존재지만 잘 드러내지 않았던 분이기에 최근 여러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고, 심지어 제주도에서 살고 있어 서울도 아닌 안산까지 섭외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 결국 황선우 작가 덕분에 더 정확히는 황선우 x김하나 작가의 북토크 때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온기를 전해 준 그때 그 자리에 왔던 분들 덕분에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바로 얼마 전에 일정을 확정한 이슬아 x양다솔 작가도 분명 어떤 흔적 덕분이었을지 모른다. 2년 전에 이슬아 작가에게 섭외 요청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슬아 작가가 아닌 장복희 팀장(이슬아의 어머니이자 직원)과 몇 번 통화를 하며 조율을 했는데 막바지에 성사가 되지 않았다. 이슬아 작가의 책에서 종종 등장하는 장복희 팀장의 캐릭터처럼 꽤나 다정한 분이라 최대한 어떻게든 성사를 해보려고 조율을 해주셨지만 일정상 불가능했다. 처음 섭외가 아니었기에 거기에 당시에 장복희 팀장과의 통화에서 나름 어떤 흔적을 남겼기에 분명 이번 자리도 성사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름에 값이 매겨진 사람들을 섭외하기에는 이 <문화지원금>의 돈은 꽤 적을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가 적정한 금액인지는 잘 모르지만 대체로 100만 원에서 수백만 원이 기본 값으로 거론되는 듯하다. (지원사업의 강의비는 그 절반 이하다.) 그렇다고 실제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디어 속의 영향력과 현실에서의 영향력의 왜곡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름값이 최소 100만 원이라던 어떤 분의 북토크 모집에는 겨우 대여섯 명 남짓뿐인 적도 있었다. (물론 우리의 부족함 때문일 수 있다.)
작가도 사람인지라 돈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 '공간의 분위기'와 오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다. 관공서나 수직적인 대규모 조직에서의 강연이 비싸야 하는 이유가 이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혹시 만나고 싶은 작가 혹은 영향력을 가진 누군가를 우리 동네에서 가까이 만나고 싶다면 그 작가만이 아닌 다른 작가와의 만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약간의 적립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이 공간과 사람들의 환대가 이어져 값비싼 작가도 뮤지션도 셀럽도 돈과 상관없이 섭외에 응해줄지 모른다. 누가 아나 그 환대가 입소문으로 퍼져 해외에서 온 세계적인 석학/ CEO/ 뮤지션/ 배우도 크지 않은 이 공간에서의 환대의 소문을 듣고 올 지. 개인적인 희망이다.
아무튼 여전히 오늘도 섭외 메일을 돌리고 답장을 기다리며 모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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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커뮤니티
좋은 대화와 다양한 관계를 위한 우리의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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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북토크 ]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신지 작가
“비로소 여백 있는 일상이 가능해진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백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그러니까 ‘내가’라는 분명한 주어를 가지고 사는 삶. 탓할 남도 없고 댈 핑계도 없다. 잘 보낸 하루도 못 보낸 하루도 온전히 나의 몫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일은 누구도 시키지 않는 삶 속에서, 선택한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애쓴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삶의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선 이의 따사로운 성장 에세이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를 펴낸 김신지 작가님과 만나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평일도 인생인데, 지루함에 몸서리치며 특별한 하루를, 일상을 벗어난 하루만 찾아다니느라 그 많은 평일, 수많은 일상의 시간은 버려지고 잊혀져버리기 일쑤입니다. 이틀의 주말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건가? 일년에 몇 번없는 연휴만을 기다리며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반짝이는 휴가지의 비일상만이 유일한 탈출구인가? 그게 진짜 지속가능한건가? 평범한 일상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드는 그리고 나의 '시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자리로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김신지 작가
‘내가 쓴 시간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걷고 쓰고 마시는 사람. 일상에 밑줄을 긋는 마음으로 자주 사진을 찍고 무언가를 적는다. 에세이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평일도 인생이니까』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모닝 맥주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일시: 7월 29일 (토) 저녁 7시
비용: 무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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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북토크 ]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황선우x김혼비 작가
드디어 모집을 시작합니다.
그만 일하고 더는 아프지 말고 이젠 나가서 놀자고 내 등을 힘껏 밀어준 어떤 우정에 대하여
우리 시대의 여성들에게 새로운 화두와 용기를 전해주는 팟캐스트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를 진행하며 똑부러지게 일하고 말하는 ‘멋언니’로 각광받는 황선우 작가, 그리고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와 『아무튼, 술』 『다정소감』등의 독보적인 에세이로 축구와 술 등 여성의 영역이 아니라 여겨졌던 것들의 경계를 호쾌하게 걷어차버린 김혼비 작가와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 북토크 ]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황선우x김혼비
2023.7.30 (일) 오후 5시
비용: 무료
(노쇼 방지 비용 5,000원은 참여 후 생활비 포인트로 되돌려 드립니다.)
인원: 선착순 5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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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북클럽 ]
월간독서 8월 GUEST.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지음
올 해 초부터 작가 김예지 그리고 번역가 해란이 제안해 사적인 북클럽, [월간독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안자인 두 분과 저희 생활관 호스트 그리고 사적으로 연결된 몇몇 분이 함께 매 월초 한번 만나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진행을 하는 북클럽이었는데요, 함께 시작한 여러 멤버의 개인 사정으로 멤버를 재구성하기로 하며 1기를 마치고, 생활관이 쉬어가는 목요일 오전 10시, GUEST를 모집해 진행하는 2기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사적인 북클럽인만큼 책을 핑계로 다양한 대화를 하는 클럽입니다.
평일 오전의 생활관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8월은 박상영 작가의 여름 느낌 물씬나는 상큼한 신간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로 진행을 합니다.
참여자는 월간독서 단톡방 링크를 전합니다.
책을 읽고 만나는 전날 함께 대화하고 싶은 질문을 남기면 됩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생활관의 휴무일 오전의 사적인 북클럽에 초대합니다.
일시: 8월 10일 (목) 오전 10시
비용: 1만원
모집: GUEST. 3명
*비정규직 멤버 5명이 함께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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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글쓰기클럽 Pro. ]
소설적 글쓰기 8월-11월
약 3개월의 긴 호흡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두 개의 생활글쓰기클럽을 모집합니다.
1기. 에세이적 글쓰기, 한수희 작가.(모집종료)
2기. 소설적 글쓰기, 정명섭 작가.
8월부터 시작하는 2기 소설적 글쓰기는 170여편의 책을 낸 다작의 대명사, 다양한 장르와 웹소설까지 전방위적 글쓰기로 출판계의 다이소라고 불리는 정명섭 작가님이 그 경험을 안내합니다. 나의 일상의 기록을 넘어 상상의 글을 혹은 나의 이야기를 비튼 다른 이야기로의 글을 쓰는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준비합니다.
한 번의 기획회의 그리고 다섯 번의 작가님의 글쓰기 워크숍 마지막 두 번의 독립출판워크숍으로 책을 만드는 것까지 FULL PACKAGE로 준비합니다. *경기도 지역서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이 됩니다.
소설적 글쓰기, 정명섭 작가
일시: 2023.8.6 - 11.12 일요일 오후 3시 (약 2시간 진행)
참가비: 80,000원(회당 1만원 & 가제본 도서 제작비(*20만원 상당) 포함)
* 단 세자리 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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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8월의 라인업이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단정한 실패>의 정우성 더파크 대표/ <번아웃 리커버리 프로젝트> 이항심 교수/ <끝내주는 인생> 이슬아 x <아무튼, 친구> 양다솔 작가 그래서 이 날의 제목은 [아무튼, 끝내주는 친구]/ <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작가. 저자와 만나는 자리 이외에도 8월부터는 다시 [타문화의 집밥]도 시작하고 새로운 뮤지션이 합류하는 [음악생활관]도 준비합니다. 아, 글쓰기워크숍 pro2기, 소설적 글쓰기(정명섭 작가)도 시작합니다. 바쁘다 바빠! 여러분의 관심을 기대하며 하나씩 곧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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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커뮤니티 공지용 오픈 카톡방을 운영합니다. 공지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니 조용하게 입장만 해두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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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덕분에 일기근육 등 다양한 워크샵에 참여 중이에요. 플리마켓 또 안하시나요 ㅎㅎ
23. 7. 10. 오전 7:46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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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이제부터 알아가면되죠. 우린 오래오래 할꺼거든요. 플리마켓 [생활장]은 10월로 계획중에 있어요. 이번에는 좀 글로벌하게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에 있는데 잘 되겠죠? : ( 잘 준비해서 소개할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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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우리 이웃이 전하는 음악을 공유하지만, 추천 음악이 없던 한 주였기에 이번 주는 곧 생활관에서 만날 새로운 뮤지션의 음악을 소개합니다. 생활관 초창기 JAZZ기타리스트로 꽤 자주 만났던 남기준 기타리스트가 디에고라는 활동명으로 새로운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8월 [음악생활관]에서 만날 테니 그동안 미리 듣고 계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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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diego) - 알아 (Official Lyric Vid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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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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