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여덟번째 | 88th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우리의 한 주, 우리의 관점을 담아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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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간정산
20230910 - 202309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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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Host 정민의 주간 정산
9월 10일 일요일
며칠 전 생활관과는 인연이 없었던 일산의 서점, '너의 작업실'에서 연락을 받았다. 생활관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분을 위해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여해줄 수 있는지 묻는 전화였다. 약간의 다급함도 느껴졌지만 우리도 제3의 멤버를 계속 생각했었기 때문에 잠깐 고민의 시간을 갖고 긍정의 답을 보내드렸다. 오늘은 인턴을 처음 만나는 날이다. 짧은 단발에 뽀글뽀글 펌을 한 아주 귀여운 외모의 화정씨. 안산에서 서점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나와 형진은 너무 반가웠다. 함께 소식을 주고 받던 동네 서점들이 문을 닫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쓸쓸해진 기분이 들었는데, 화정 인턴님이 내년에 오픈하고 싶다 하셨으니 든든한 동지가 다시 생긴 기분이었다.(벌써!)
저녁에는 생활관에 두번째 오시는 이항심 교수님의 북토크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깊게 들어가지 못한 얘기들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각자가 자신의 번아웃(혹은, 보어아웃)과 타인의 번아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건 확실해보였다. 많은 일기러(생활근육-일기편 멤버들을 부르는 말이 생겼다)들이 북토크에 참여했다. 각자 일정을 마치고 동네 가게에 모여든 동네 친구들처럼 편안해보였다.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을 하기도 했고, 그 속에서 또 따뜻한 얘기들도 오갔을테지.
경림씨에게 정희진 선생님 섭외를 시도해보라고 권했다.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는 생활관이니까, 기획자 역시 어렵지 않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평소에 '정희진의 공부'를 들으며 정말로 찐 어른의 얘기를 듣는 기분이었는데 경림씨 역시 좋아하는 분이라고 하니 섭외가 된다면 또 한번의 사적인 섭외가 될것 같다.
9월 11일 월요일
혼자서 운영하느 월요일. 별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자고 해놓고, 이제는 월요일이 되면 퇴근 후 요가원 갈 생각만 하며 버틴다. 내게는 혼자 가게를 보는 일이 힘들다. 손님이 없는 가게를 혼자서 보면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을 수도, 보고 싶었던 영상들을 하루 종일 지겹게 볼 수도 있는데 왜 힘들어 하나 생각할 사람들도 많겠지. 모르는 사람이 문을 열고 '여긴 도대체 뭐 하는 곳이지?' 라는 얼굴로 들어오면 나는 긴장한다. 그간 쌓인 데이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지식과 무례로 쌓아올린 질문들. 하지만 늘 그런건 아니니까, 또 '그럴 수 있어' 라는 마인드를 탑재하고 가게를 지킨다.
득영씨가 질문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에 일찍 왔다. 아, 그 전에 종종 잘생긴 유치원생 작은 사람과 함께 오시는 손님과 요가 얘기를 나눴다. 분명, 이름을 외웠다 생각했는데 또 까먹었다;;
7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퇴근이다! 요가원에 갈 수 있다!!
9월 12일 화요일
(개인휴무)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육아를 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나는 아침부터 서둘러 지하철 여행을 떠났다. 유연한(?) 채식을 하는 나를 위해 늘 고기 메뉴는 피해 식당을 찾는 친구. 나와 DNA 가 거의 비슷한 친구를 만나면 마음이 편하다. 서로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사이, 내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구구절절 얘기하지 않아도 아는 친구. 아주 내밀해서 부끄러운 고민까지 얘기할 수 있는 친구. (친구자랑 맞음)
친구와 헤어지고 요가원에 갈 예정이었는데, 북클럽이 있는 날이라 소소의 산책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요가 대신 소소와 산책을 택했다. 소소에게 산책은 선택하거나 고민할 거리가 아니라, 숨 쉬는 것 만큼이나 필수적인 것이라 양보할 수 없다. 요가는 내일 새벽에도 할 수 있으니까. 괜찮다.
9월 13일 수요일
형진은 도서관 납품 일정 때문에 정신이 없다. 생활관을 지키고 있다가 10명 정도 되는 단체 손님들이 오셨다. 나 혼자서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 생각에 갑자기 무서워졌다. 다행히 같은 음료를 많이 시키셔서 덜 힘들었고, 때마침 형진도 외부에서 돌아와 함께 음료 주문을 받고 만들 수 있었다. 불행히도 나는 긴장해서 따뜻한 코코아를 아이스로 나갔지만...... 단체 손님들 중 발달장애인도 섞여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내가 마시던 커피를 자기 커피인냥 갑자기 마셔버렸다. 나는 당황했고, 그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안돼요. 이건 제 커피에요. 남의 것은 마시면 안돼요."
말 하고 난 뒤 나는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말을 했어야 했나, 아꼈어야 했나 계속 답을 찾지 못했다.
불편한 마음이 문 닫는 시간까지 계속 되었다.
9월 14일 목요일
(생활관휴무)
월간독서가 아침 10시, 콩떡이 병원 진료가 1시, 행사 준비를 위한 재료 사입, 저녁 8시에 AP bakery 에서 음악감상회까지. 쉬는 날 너무나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요가 수련도 못했다. 휴우. 쉬고 싶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 쉬는 날 하루 더 줘!!!!!!!!
9월 15일 금요일
꽃 수업이 있는 요일, 마음이 바쁜데 지난 주 부터 시작한 월수금 새벽 온라인 요가가 끝나고 일기를 쓰고 꽃을 사러 갔다. 예쁜 꽃 하나를 제일 먼저 고르고 거기에 어울리는 꽃들을 골라 수업 할 수 있는 재료를 골랐다. 매주 금요일, 총 15회의 수업. 이제 두 번만 더 하면 끝이다. 드디어 금요일 아침의 여유가 생긴다.
수업을 2시간 남짓 이어가면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어 끝난 뒤에는 꼭 쉬어야 한다. 하지만 아지네 누나가 소소랑 수영장에 가자고 급 제안을 해서 즉각적인 쉼 대신 우중 산책 + 우중 수영을 택했다. 소소는 오랜만에 친한 친구를 만나고 몸이 녹아 흘러내릴 정도로 수영을 하더니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게 좋아하는 수영장에 가지도 못하고, 옥상에 수영장 설치도 해주지 못했던 지난 여름의 나를 반성한다.
저녁에는 막걸리 만들기 워크숍이 있었다. 나는 역시나 그 시간에 소소 산책. 털이 보들보들해진 소소를 데리고 자랑스럽게 동네를 걸었다. 우리 소소 이렇게 보들보들한 멈머인데 게으른 보호자는 빗질도, 목욕도, 수영도 잘 못 시켜주는 보호자와 함께 살고 있다니 ㅠㅜ(자책 모드 ON)
9월 16일 토요일
주말에 몰린 꽃 주문건들 때문에 새벽 꽃시장에 다시 다녀왔다. 철도 파업이 있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하철을 탔지만 다행히 4호선이 아닌 수인분당선에 해당되어서 시간의 압박 없이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예쁜 꽃을 또 보고, 또 보고, 사진을 찍고 컬러를 맞춰 사야 할 꽃들을 모두 샀다.
꽃시장에서 돌아오니 생활관에는 이미 텃밭클럽 멤버들이 옥상 텃밭일을 마치고 김밥을 먹고 있었다. 나도 배가 고팠는데 텃밭클럽에서 준 김밥 반줄이 생명수 같았다. (천서방 김밥 러버)
어여쁜 빨강의 썸머파티 장미 사진을 올렸더니 다정한 이웃들이 꽃을 사러 오셨다. 굳이, 생활화로 오셔서 꽃을 사는 예쁜 사람들.
꽃을 다듬고, 화병에 옮겨 담고, 가격을 책정하고, 주문건을 만들다 꽃 사러 오시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9시가 되어 있었다. 음료를 만들었던 시간보다 꽃 작업을 했던 시간이 더 많았던 하루였다. 꽃집하는 느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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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질문워크숍 9월 2/4 (202309011)
죽음에 대한 대화였다. "죽음이 무섭나요?"라는 정석 host의 말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알지 못하는 것은 무서울 수 없다는 것에 이미 동의한 뒤였다. 죽음은 알 수 없는 무엇이기 때문에 무서울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죽음으로 다가가는 삶이 무서웠던 것이고 죽음으로 닿을 수 없는 단절된 삶이 무서울 것이라 생각했던 것 아닐까라며 대화를 나눴다. '결국 죽음에 대한 것은 생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죽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석 씨의 말에 '오! 그럴듯하다.' 언젠가 써먹고 싶은데 그럴 자리가 있을까 모르겠다. 죽음에 대해 들어다 볼수록 역설적으로 생을 깊게 바라보게 된 듯했다.
이 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죽음에 대한 상황을 설정하다가 시한부의 삶이라면에서 지구가 멸망한다면까지 대화가 이어졌다. 대체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 부모와 가족, 연인과 말이다. 궁금했다. 그 부모도 가족도 연인도 나와 함께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을까? 이 말에 한 멤버가 할아버지의 6.25 피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적인 얘기라 자세히 남기긴 그렇지만 그는 전쟁이 일어나자 어쩌면 삶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순간 가족이 아닌 다른 것을 택했다. 그로부터 삶은 계속 이어졌고 오래도록 그 순간을 지닌 채 함께 살았다는 얘기에 소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쓰기 워크숍에 한 번 써먹어야겠다. 아무튼 역시 다양한 관점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워크숍이라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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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철학북클럽 1/5: 임마누엘 칸트 (20230912)
첫 번째 생활철학북클럽이었다. 누가 철학책 강독에 관심이 있겠어 싶었는데 웬걸 모집이 마감됐다. 총 9명의 멤버와 서양철학 전공의 호스트가 약 3개월간 격주로 만나 강독을 한다. 강독은 처음이었는데 돌아가면서 한 문단씩 읽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을 호스트가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일단 머리말만 읽었는데 쉽지 않았다.(원래 머리말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철학책은 읽기 쉽지 않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읽기 어려운 이유가 올곧이 그 문장에 그 의미를 정확하게 담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많은 비슷한 의미의 단어 중에 꼭 이 단어야만 하는 것을 골라 쓰고, 문장 또한 그랬다. 너무나 정확하게 쓰여 오해 없이 이해하라고 쓰인 그 책은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어쩌면 어렴풋하게 이해하는 방식에 너무 익숙해진 것 아닐까 오히려 너무 정확해지면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정석 씨가 끌고 가준 덕분에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런 의도로 쓰인 글이구나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멤버의 표정에서 즐거움인지 낯설음인지 가늠을 할 수는 없었다. 3개월간 또 어떤 관계와 즐거움이 있을지 조금 옅게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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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북클럽, 월간독서 9월: 인적욕구 (20230914)
매월 한 번씩 월 초, 생활관이 쉬어가는 목요일 오전에 하는 사적인 북클럽, '월간독서'다. 8월 월간독서를 끝내고 다음 달 책을 함께 고르는데 이번에는 <인정욕구>였다. 사실 추천을 한 사람은 나였는데 읽고 추천한 것은 아니었다. 요즘 SNS에서 꽤 눈에 띄는 책이었고 지금 시대에 인정욕구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을 테니 멤버들이 투표를 한 것 같았다. 막상 일어보니 북클럽으로는 괜찮은 책이지만 혼자 읽기에는 다소 얕은 정보를 담고 있었다. 북클럽으로 좋다는 의미는 대화할 질문이 많은 책이라는 뜻이다. 섬세하게 설계해 놓은 질문이 많다기보다는 어쩌면 조금은 허술해서 독자가 의심과 비난과 채울 틈이 존재하는 책에 가깝다. 목요일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전날 각자가 단톡방에 올린 질문을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질문이 많아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인정욕구는 사회적 욕구이고 그 욕구는 결국 사람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했다. 특히 불특정의 온라인 관계가 아닌 특정한 개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산뜻한 휴무일의 출발이다. 다음 10월의 북클럽 도서를 투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소설이 될 것 같다. 10월의 월간독서도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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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생활] AP 음감회 <City Pop is all around> 하세가와 요헤이(a.k.a 양평이형) (20230914)
신청을 해두고 달력에 표시를 해두지 않아 잊고 있었던 음감회였다. 아침 월간독서에 저녁 음감회까지 휴무일을 웬만하면 이렇게 꽉 채워두지 않는데 그렇게 됐다. 아무튼, 동네에 이런 자리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신청을 하고 우리의 아주 작은 영향력이라도 닿기를 바라며 SNS에 공유를 했다. 음감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계단에서 만난 분이 "어! 생활관 사장님들 아니세요? 저 생활관 인스타 보고 신청했어요"라는 말에 아주 작은 영향이 존재는 했구나 으쓱했다. 50명이 모두 채워졌다고 했다. AP의 영향력인가 하세가와 요헤이의 영향력인가 우리는 궁금했다. 아침에 AP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마이크를 좀 빌려달라고 했다. 당연히 앰프스피커가 있을 줄 알고 마이크만 가져다 드렸는데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육성으로 채우는 강연도 나름의 집중도가 있어서 좋아하는데 이 날도 그랬던 것 같다. 평소보다 조금 강한 고요함과 집중도가 느껴진다. 총 16개의 음악을 2시간 정도 짧은 요헤이 씨의 얘기를 곁들여 듣고 마지막 짧은 질의응답으로 약 2시간 30분쯤 진행이 됐다. 우리에게 좀 긴 듯한 느낌이긴 했지만 (저녁을 먹지 않고 간 탓이기도 했다.) 그건 AP의 스타일이니까. 모쪼록 음감회든 영상회든 북토크든 북클럽이든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은 지역에 살고 싶다. 그런 의미로 AP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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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꽃워크숍] 오소내일가게 꽃수업 (20230915)
매주 금요일이 되면 생활화에 꽃이 가득 들어온다. 이 워크숍 덕분이다. 꽃이 가득 들어오면 꽃사장 정민은 꽃을 정리하고 이렇게 저렇게 잡아보면서 수업을 준비한다. 어쩌면 정민이 꿈꾸던 꽃사장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 만으로는 운영을 할 수 없으니 음료도 만들고 디저트도 만들고 중고물건 정리도 하고 클럽도 운영하며 온갖 것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본업에 가까운 꽃사장 일은 뒤로 밀리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꽃 주문이 종종 들어와 그때마다 정민은 꽃에 집중한다. 이렇게 저렇게 잡아보고 계단에서 창가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 때서야 잠깐 꽃사장이 된다. 내년에는 생활화에 좀 더 집중해 봐야겠다. 아무튼 꽃사장 정민은 꽃을 만질 때가 가장 그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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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순환퇴비LAB] 토종 막걸리 만들기 (20230916)
10월 1일 추석의 끝 날은 텃밭클럽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날 우리는 평소와 다른 잔치를 하기로 했다. 원래는 가볍게 옥상텃밭에서 부추나 따와 전을 부치고 가벼운 샐러드도 만들고 가볍게 막걸리 정도 사다 마시려고 했는데 일이 커졌다. 생활순환퇴비 LAB이란 것을 나랏돈 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음식물퇴비의 방법을 알아보고자 섭외했던 분이 마침 술도 수준급으로 담그시는 분이었다. (참고로 얼마 전에 대회에서 입상하셨다고) 그냥 퇴비로 끝낼 수 없었다. 10월 1일 직접 담근 술로 잔치를 하기로 했다. 10월 1일을 D-day로 역순으로 계산을 해보니 딱 이 날 술을 담가야 했다. 대략 2주 정도 걸리는 듯했다. 손이 많이 가는 밑작업을 모두 집에서 해오셔서 우리가 하는 일은 그 밑 작업을 한 밑술에 찐 쌀을 넣어 주물럭 하는 것뿐이었다. 그뿐이라고 퉁치기에는 모두 꽤나 힘들어했는데 손이 많이 가는 일 중에 하나라고 했다. 그냥 슬슬 저어서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다는데 이 방법이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사실 막걸리라기보다는 이앙주라는 두 번 발효한 전통주를 만들었다. 지금 생활관에서 저 두 개의 플라스틱 통에서 쌀과 누룩이 발효되고 있다. 저게 술이 된다고? 아직도 신기하게 지켜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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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텃밭클럽] 비건 김장 (20230916)
비소식이 있어서 정기모임인 날,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막상 아침에 되니 흐리긴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옥상에 치울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호스트 고수님의 진두지휘아래 옥상을 청소하고 발화되지 않은 씨앗은 정리하고 다시 심는다. (슬쩍 보고왔을 때 그런 것 같았다.) 바로 전날 막걸리 만들기로 만났고 바로 몇 시간 만에 또다시 만난 셈이 됐다. 심지어 음식물 퇴비와 막걸리 워크숍을 진행해 주셨던 선생님도 마침 철도파업으로 일정이 취소되었다며 이른 아침에 나와주셨다. 바리바리 싸 온 천연 살충제를 알려주며 도시농업을 전수해 주신다. (슬쩍 보고왔을 때 그런 것 같았다.) 언제나 그랬지만 의도하지 않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관계가 새롭게 생긴다. 열심히 일했으니 생활관에 내려와 직접 가지고 온 용기에 김밥을 포장해 새참으로 먹는다. 참 바람직한 클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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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커뮤니티
좋은 대화와 다양한 관계를 위한 우리의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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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아카데미 #9 ]
《가족 각본》 김지혜 교수 x 《슬픔의 방문》 장일호 시사IN기자
독서아카데미 아홉 번째 만남은 《선량한 차별주의자》, 《가족각본》의 김지혜 교수입니다
특별히, 《슬픔의 방문》의 작가이자 시사IN의 장일호 기자님이 사회자로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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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만큼 사회제도나 구조라고 인식하기 어렵다. 《가족각본》은 놀라울 만큼 다양한 연구와 판례, 역사를 오가며 이 너무나 익숙한 ‘가족’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작동기제를 샅샅이 해부한다. 우리는 왜 결혼을 출산의 필수조건이라 여기며, 성별이 같은 사람은 왜 가족을 이룰 수 없고, 부와 모가 양육하지 않는 아이는 왜 ‘어쩔 수 없이’ 불행할까.
이 책이 제시하는 질문들을 따라가다보면, 가족은 한국인의 삶을 각본처럼 세세하게 규율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하며 차별을 재생산하는 제도이자 구조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이후 한국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김지혜 교수가 4년 만에 내놓는 한국 가족 해부도 그 이야기를 시사IN의 장일호 기자님과의 깊이 있는 대담으로 자리를 마련합니다.
인식하지 못 했던 우리 가족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친구와 엄마와 아빠와 남편과 부인과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그리고 가족을 바라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마련합니다.
김지혜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에서 소수자, 인권, 차별 문제를 가르치고 연구한다. 평등한 사회를 바라지만 실현이 쉽지 않은 현실을 보며, 그 간극을 조금이라도 메우는 길을 찾고자 공부해왔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공저) 『시설사회』(공저) 등을 쓰고, 『헌법의 약속』 『사회보장론 입문』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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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일호 시사IN기자
야망은 크지만 천성이 게을러 스스로를 자주 미워한다. ‘망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말 망해 버리고 싶지는 않다. 묻어가는 일에 능하고 드러나는 일에 수줍은 사람. 이토록 귀찮은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책 읽고, 산다.
일시: 2022.9.23 | 토요일 저녁 7시
비용: 무료
노쇼방지 비용 5,000원은 생활비 포인트로 되돌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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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아카데미 #10 ]
《기획하는 일, 만드는 일》을 쓰고 인터뷰 한 장수연 PD님과 강인 PD
독서아카데미 열번째 만남은 오직 마을상점생활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현재 미디어 콘텐츠 그리고 기획에 대한 자리를 마련합니다. 팟캐스트[보면 뭐하니]를 진행했던 두 PD님을 직접 모셔서 콘텐츠와 미디어 세계의 이면 그리고 현재를 이야기 하는 자리로 마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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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작품, 잘된 콘텐츠를 보면 궁금해진다. 누가, 어떻게 기획하고 만든 걸까?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까? 이 책은 최근 2년간 트렌드를 이끌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상콘텐츠를 만든 PD와 작가 10팀을 인터뷰했다. 유튜브 채널, 예능, 드라마까지 그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는지 창작 비하인드를 만든 이들이 직접 공개한다. 영웅담도, 성공담도 아닌 직업인들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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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보는 드라마, 라디오, 유튜브, 영화, OTT, 예능, 팟케스트, 이름도 다양한 이 콘텐츠 세상의 이면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가끔 잊곤 합니다.
재밋으면 보고, 재미없으면 안보면 그만인 그 세계, 그러면서도 가끔은 인생 드라마, 인생 영화 처럼 내 생애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기도 하는 그 세계, 어떤 사람들이 만드는 걸까? 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걸 만들었을까? 수천 수만의 대중을 상대로 수백 수천의 콘텐츠들 사이에서 그 좁은 틈을 비집고 드러내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만드는 사람을 인식하고 생각해보면 묻고 또 묻고 싶은 것이 이어집니다. 그런 자리로 준비합니다.
라디오 PD와 드라마PD의 삶은 어떤지, MBC라는 공영방송과 글로벌 콘텐츠 미디어 디즈니+의 환경은 뭐가 다른지 등등. 온갖 콘텐츠 미디어에 대한 잡다한 대화로 채우는 자리에 우리의 이웃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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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PD
2008년 MBC 라디오PD로 입사. <써니의 FM데이트>, <양요섭의 꿈꾸는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이석훈의 브런치카페> 등을 연출했고, 2021년 오디오전략팀에서 라디오의 확장을 고민하며 팟캐스트 <보면 뭐하니>를 제작, 진행했다. 2년간 43명의 PD와 작가를 인터뷰했다.
20년 전 ‘라디오PD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와 지금, 라디오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달라져가는 것에 이따금 멀미를 느낀다. 최대한 운전석 가까이에 앉아 어지럼증을 견디며 변화를 맞이하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이 책에서 만난 PD들처럼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여전한 꿈이다. 엄마로서의 이야기로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라디오 PD로서의 이야기로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을 썼고 앤솔로지 『돌봄과 작업2』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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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PD
전 MBC 드라마PD, 현 디즈니+ CP.
MBC 드라마PD로 <빙구>,<위대한 유혹자>, <신과의 약속> 등을 연출했다.
디즈니+ CP로 <사운드트랙#1>, <무빙>, <최악의 악> 등 기획, 제작했다.
팟캐스트 '보면 뭐하니' 를 진행했다.
아직도 밤새우며 볼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행복한 천생 드라마 덕후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에 진심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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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2. 9. 24 (일) 오후 5시
장소: 마을상점생활관
비용: 무료
* 노쇼 방지 비용 5천원은 참여 후 생활비 포인트로 되돌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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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 금요일, 드디어 우인턴께서 첫 출근을 하십니다. 이미 출근 전부터 10월에 만날 작가를 섭외하고 큐레이션 할 책을 선별하며 바쁘게 지내고 계신 듯한데, 금요일에 저희 둘 말고 또 다른 분이 직원처럼 있다면 그분이 우인턴입니다. 닉네임은 그날 한 번 고민해 봐야겠어요. 아무튼 반갑게 맞이해 주세요. : ), 참고로 우인턴은 매주 금/토/일 이렇게 3일을 함께 운영합니다.(아마 12월 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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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떡이의 입양 신청서를 받습니다. 입양 신청서에 꼭 들어갔으면 하는 내용을 알려드리기 전에 콩떡이의 신상(?)정보에 대해 먼저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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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9월 현재 2개월령 추청 / 1.5kg
- 귀 진드기 완치
- 1차 접종 완료 (9/14)
- 식성 좋음 (로얄캐닌 키튼 + 소담소이 사료 훔쳐 먹음), 음수량 좋음 (임보 집에 물그릇 총 4개)
- 놀이 반응 아주 좋음 (짧은 장난감, 긴 장난감, 공 모두 좋아함)
- 야행성 아직 유지됨 (밤과 새벽에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놀고 있음/새벽에 일찍 깨서 또 뛰어 다님/낮에는 소파 아래 제일 구석에서 잠)
- 사람을 경계함 (먼저 다가오지 않음. 사냥 놀이 할때에도 갑자기 다가가면 도망감)
- 안아주면 착- 안김. 경계심이 풀렸을 때(많이 놀고 난 뒤) 만져주면 골골송을 대차게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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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 신청자 정보 (이름/나이/성별/연락처)
- 거주 지역 및 주거 형태 (아파트,빌라,주택,오피스텔 등등)
- 경제활동 여부 (규칙적 출퇴근/재택/프리랜서)
- 가족 구성원 전원 입양 동의 여부
- 반려동물이 가족이었던 경험 (기간)
- 현재 반려동물이 있는지 여부 (성별/나이/특성)
- 입양 후 콩떡이 소식 전달 가능 여부 (SNS 공개 가능 여부)
- 입양 신청 동기 및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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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새벽 출근 길에 읽으려고 아껴 둘까 싶었지만 못 참고 레터를 열었어요. '봄날의 햇살 같은 분'께서 명곡을 추천해 주셨네요. :D 오늘 있었던 이항심교수님의 독서아카데미를 다녀오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전히 여러 의문이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들지만 나의 번아웃과 함께 상대가 번아웃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언제나 좋은 분들을 섭외해 주시고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셔 감사합니다. 생활관이 있는 '생활관권'에 살아 행복합니다. 한 주도 고생 많으셨어요! :)
저의 추천곡은 알레프의 'no one told me why' 입니다.
23. 9. 11. 오전 1:11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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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생활관권을 이제 생세권이라고 부른다죠? :) 헤헷.
번아웃을 어떤식으로 다뤄야 하는지 저는 여전히 모르겠어요. 분명히 제 안에 답이 있을텐데 조용하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하면 핑계일까요? 늘 어렵습니다.
좋은 시간을 만들었을 때 자리를 채워주셔서, 마음을 표현해 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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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햇감자) 포카칩이라니 역시 정민님 맛잘알 ㅎ ㅎ 위스키 숙취… 다음날 하루가 진짜 힘드셨겠네요 T_T 과음 예정이실 땐 꼭 편의점에서 숙취해소 젤리를 드셔요. 다음날 아침이 확실히 다릅니다. 저도 숙취가 심한 편인데 젤리 먹으면 다음 날이 두렵지 않아요. 술 먹을 때 필수템! ㅋㅋㅋ
베트남 집밥 진짜 재밌었어요 🥺 내년에 해야 할 일 목록에 공심채 수확하기도 추가되고, 베트남 남부쪽과 북부쪽 음식 스타일이 다른 것도 처음 알게 됐네욤. 미현님과 미현님 따님과의 대화도 빠짐없이 재밌었다는.. 언제 이렇게 다같이 공심채볶음 만들어볼까 생각하니까 넘 재밌고 신기했어요 ㅋㅋㅋ 생활관 짱!!!!
이번 주 음악생활관에 추천할 노래는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의 <일상의 환상>입니다. ‘노래는 일상에 남기지 못하는 말들을 담아 머물지 않던 곳으로 데려가네’ 라는 가사가 넘 좋아요. 이번 주 레터도 감사히 잘 봤습니다! 🍀
23. 9. 16. 오후 2:06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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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햇감자라고 해서 특별히 맛있는 지 차이를 알 수는 없지만, 한수희 작가님이 얘기하신 '원효대사 해골물'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 요즘엔 숙취+소화불량으로 매일매일 불편함을 느끼며 지내요. 이게 노화의 한 반응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어요. 그렇다면 받아들이고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더 열심히 수련을 하고, 술은 적게 마시는 삶을 살 수 있게 더더더 노력해야겠죠.
베트남 집밥은 서로 아는 분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있었어요. 너무 뿌듯했고요- 저도 지난 주에 이웃이 준 텃밭에서 가져다 준 공심채로 볶음 요리 했어요. 만들때는 맛있었는데, 다 하고 나니 먹기 싫어진 건 왜일까요??
음악 추천 릴레이를 이어가주시는 고마운, 예쁜 마음의 이웃 :) 돌아오는 한 주도 우리 잘 보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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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취향이 담긴 음악을 공유합니다.
한 주 모두 수고하셨어요, 다음 한 주도 함께 신나게 지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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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ALEPH(알레프) _ No One Told Me Wh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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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illusion of daily life (feat. Drain) ·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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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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