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일곱번째 | 97th
지난 한 주 우리의 생활 관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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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간정산
20231119 - 2023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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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Host 정민의 주간 정산
11월 19일 일요일
대청소하시장이 있는 날이다. 나는 11월 주말에 계속 교육을 들어야 해서 마켓에 참여하지 못했다. 배우고 싶었던 걸 배우기 위해 '선택'을 했고, 그 뒤에 따라오는 많은 것들 역시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필사클럽을 한 주 뒤로 미루고, 혼자서 새벽 일찍 출근해 미리 정리할 것들을 치워두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래야 형진에게 조금 덜 미안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렌탈한 테이블들이 도착했고, 화정씨도 예상보다 일찍 출근 해줘서 준비 시간이 단축되었다. 다 했을 무렵 현식씨가 오셨다. 도울 일이 있을까 하고 나름대로 일찍 오신건데, 우리가 너무 일찍 준비를 마쳐서 갈 곳 잃은 현식씨의 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나는 요가원으로 떠났고 쉬는 시간마다 CCTV 로 사람들이 얼마나 왔는지 계속 지켜봤다. 몸은 요가원에 있었지만 중간 중간 마음은 생활관에 있었다. 여기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저기로 달려가지도 못할거면서 전전긍긍하는 나에게 화가나기도 했다.
교육이 끝나고 서둘러 생활관으로 돌아갔지만 다정한 이웃들이 형진과 함께 무거운 가구들은 모두 옮긴 뒤였다. 형진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또렷했다. 안쓰럽고 더 미안했다. 하지만 이 감정 역시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기게 마주하고 느끼고 흘려보냈다.
마켓은 끝났고, 다시 저녁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세팅을 '또' 했다. 정신이 반쯤 나간 것처럼 피곤했다.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는데, 쉴 수 없었다. 두 행사를 치루면서 나온 쓰레기들이 너무 많아서 화도 났다. 음식 쓰레기도 많았고, 일회용품도 많았다. 다음 행사에선 조금 더 꼼꼼하게 준비해서 쓰레기들을 줄이는 데 신경을 써야겠다.
11월 20일 월요일 - 11월 21일 화요일 (생활관 임시 휴무)
어반 커뮤니티와 쏘유니크비건랩과 함께 군산으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생활관의 오랜 이웃이었던 성령씨가 군산으로 이주를 해서 성령씨에게 가이드(?)를 요청드렸다. 1박 2일동안 비건 식당과 로컬 숙소와 서점을 둘러봤다. 접점이 없는 사람들도 섞여 있었는데 완벽한 타인들과 1박의 여행을 한다는 건 성인이 된 이후로 처음이었다. 과거의 내 성향이었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린다. 신기하다.
그리고, 피곤하다.
11월 22일 수요일 (다시, 임시 휴무)
행사가 끝난 뒤 쓰레기만큼이나 많이 쌓인 셀러들의 중고위탁 물건들이 정리가 안된 채 생활관에 남아 있었다. 도저히 가게 문을 열고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우리는 휴무 하루를 더 만들어 나는 중고물품 정리를 했고 형진은 지원사업 마무리 작업을 했다. 조금 게으름을 피우긴 했지만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피로감 때문인지 일의 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저녁에는 김지혜 교수님의 <가족각본> 북클럽이 있었다. 오랜만에 지혜씨와 함께 북클럽을 할 수 있었서 반가웠고, 흥미로운 주제로 남성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북클럽을 마치고 나와 형진은 소소와 함께 바닷가 마을에 사시는 형진의 부모님에게 향했다.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11월 23일 목요일 (생활관 휴무)
시가로 김장 노동을 다녀왔다. 몸이 부서질 것 같았는데, 찜질방에 가는 느낌으로 나는 요가원을 택했다. 요가원으로 향하는 걸음 하나 하나가 힘들었지만 땀을 뻘뻘 흘리고 나온 중앙동의 공기는 상쾌했다.
11월 24일 금요일 여전히 생활관은 정리가 덜 되었지만 어떻게든 오픈을 해야 했다. 가게 문을 열고 손님들이 들어오셔도 우리는 계속 정리를 했다.
현주님이 평소와는 다른 낮시간에 생활관에 오셨다. 일하러 가지 않고 영화를 보고 생활관으로 오시는 길에 붕어빵도 사오셨다. 우인턴과 형진까지 모두 빅테이블에 모여 붕어빵과 호두과자를 나눠 먹으며 동네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소유니크에 갔는데 현주님은 정인씨를 만났고, 영화관에서 서로 마주친 현식씨와 우인턴은 다시 소유니크에서 만났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정말로 동네생활이다.
저녁에는 타 기관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있었다. 영상도 송출하는 진행방식이라 나와 우인턴, 현식씨와 성혁씨는 소소와 함께 고요산장으로 대피했다. 남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남이 만든 디저트를 먹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11월 25일 토요일
우인턴의 송별회가 있는 날.
다정한 정인씨는 헤어지는 우인턴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다고 미리 나에게 부탁했었다. 교육을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와 꽃다발을 만들고 우리는 다 같이 생활관 옥상으로 올라갔다.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쉬지않고 먹고 마시고 떠들었다. 역시나 완벽한 타인이었던 사람들과 한 텐트 안에서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도 2023년의 마지막은 옥상에서 텐트 소유주들과 이렇게 시간을 자주 보내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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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종
나이 마흔이 넘어 초보운전자가 된 정민이 겪는 불안과 초조와 무식의 결정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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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운전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 되는 건가 싶게 운전대를 잡지 못했어요. 다시 꼭 쓸 내용 만들어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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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장: 대청소하시장 11월 | h. 김가지 (20231119)
일 년에 한 번 정도 [생활장]이란 이름으로 플리마켓을 겸한 문화장터를 열었다. 올 해는 가지 작가가 평소 친구들과 집에 굴러다니는 쓰임을 다하지 못 한 물건이나 미처 다 판매되지 못한 작업물을 청소해 버리자며 진행하던 [대청소하시장]을 생활관에서 하게 됐다. 지난 4월 첫 번째 대청소하시장이 성황리에 진행됐고, 두 번째 자리였다. 지난 4월보다 좀 더 많은 셀러들이 있었고, 다른 지원사업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타문화의 집밥으로 만났던 외국에서 온 이주민과 난민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 분들도 함께 참여를 했다. 셀러만으로도 북적였다.
아침 7시 30분부터 세팅을 시작했다. 바로 전날 타문화의 집밥 THE COOK. 이집트 편을 진행하느라 미리 세팅을 할 여력이 없었다. 위층에 있는 행거를 모두 밖으로 내리고, 실내에 있는 테이블을 모두 밖으로 빼냈다. 렌트한 테이블이 오고 야외에 설치하려고 렌트한 야외난로가 도착을 했다. 호스트인 가지작가가 왔고, 우인턴이 생애 첫 플리마켓 참여라며 텐션 업한 상태로 적지 않은 옷과 물건들을 가지고 들어왔다. 겨우 세팅을 마치고 셀러들이 하나 둘 들어왔고, 카자흐스탄에서 온 안젤리카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머니가 만들어 준 디저트 반죽을 가져와 생활관에 있는 오븐으로 빵을 만들었다. 곧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뮤리엘과 미셜이 콩고식 닭요리와 까사바튀김을 잔뜩 가지고 들어왔다. 시작 전부터 셀러들은 다른 셀러의 옷과 물건을 탐하느라 여기저기 소란스러웠다. 딱 생활관스러운 소란스러움이었다.
4월보다 많은 이웃이 온 것은 아니었다. 원래 10월에 하려고 기획을 했다가 한 달 미뤄져 11월에 한 탓도 있을 듯싶다. 거리는 한 산 했지만 생활관은 셀러와 몇몇 익숙한 손님들이 한데 섞여 왁자지껄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특히 이번에는 생활관에서 여럿 클럽에 참여했던 많은 익숙한 분들이 셀러로 참여를 해서 마치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대청소하시장은 매 번 판매 금액의 30%를 모아 동물보호단체에 기부를 하는데 이번에 모인 금액은 총 80만 원이었다. 4월에도 대충 그 정도였던 것 같다. 내년에는 셀러를 더 모아 야외에도 자리를 만들고 음악생활관의 이웃 뮤지션을 모아 페스티벌처럼 하는 것이 목표인데 가능할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올 해도 잘 마무리하고 있는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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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유니크한어반생활] 헤이 로컬 (20231119)
[생활장: 대청소하시장]이 끝나고 이어 진행된 '로컬 플레이어 교류' 프로그램이었다. 원래는 이 모임을 기획한 '어반커뮤니티'에서 진행을 하기로 했다가 마지막 생활관으로 장소를 바꿔 진행이 됐다. 기획한 윤식대표는 생활관의 다양한 테이블에 다양한 로컬기획자들이 군데군데 모여있는 모습을 그렸던 듯싶다. 처음 윤식대표는 로컬 관련된 학자나 기획자를 모셔 강의를 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했는데, 윤식 대표에게 그런 것보다 그냥 우리끼리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강의 비쓸 돈으로 차라리 맛있는 거 먹자고 제안을 했고 그렇게 진행이 됐다. 누군가의 가르침을 원하는 것이 아닌 다들 뭐 하며 사나 가 더 '교류', '관계'의 핵심 아닐까 싶었다. 윤식대표는 그에 더 나아가 아예 진행을 없앴다. 그냥 자신이 얘기하고 싶은 자리에 앉아 그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또 자리를 옮겨 대화를 하라고 했다. 다들 자연스럽게 어딘가 틈에 들어가 대화를 했다. 이른 아침부터 마켓을 운영하느라 이미 헤이로컬이 시작될 때는 기운이 없었다. 맥주와 안산에서 양조장을 운영하신다는 분이 가져온 사과와인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지켜보다 그냥 빈자리에 앉았다. 윤식대표는 약 20명 정도 될 것 같다고 했는데 당일 신청 없이 그냥 오신 분들도 적지 않아 대략 30명은 넘는 인원이 온 듯했다.
궁금했다. 왜 왔을까? 시청 공무원도, 평생학습관을 운영하는 대학관계자도 자리에 있었고, 오랜 기간 활동가로 살아가는 분들도 있었다.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분도,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분도,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분도 정말 다양하게 있었다. 더 많은 분들이 있긴 했는데 이미 꽤나 지쳐있어 그냥 계속 술이나 홀짝홀짝 마시며 익숙한 생활텃밭호스트들과 쏘유니크 소윤대표 그리고 개인적으로 초대한 SSE프로젝트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널브러져 있었다. 피곤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이어질 인연이면 언젠가 보겠지 하며 꽤 길었던 하루를 겨우 마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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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유니크한어반생활] 군산로컬투어 (20231120-21)
좀 빡빡한 일정이긴 했다. 출발할 때부터 이미 지쳐있긴 했다. 전전날 타문화의 집밥:이집트, 전날 대청소하시장과 헤이로컬 프로그램을 끝내고 다음날 바로 출발이라 컨디션이 그리 좋진 않았다. 아무튼 오랜만에 안산을 떠나 기분 전환이나 하자며 쏘유니크/어반커뮤니티 그리고 생활관이 함께 기획을 한 여행이었다. 어디로 장소를 정할까 하다 올해 초 지원사업워크숍을 진행했던 우리의 익숙한 이웃 성령 씨가 있는 군산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성령 씨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공시설물을 외부기업이 리모델링 및 운영을 하는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군산에 내려가 있었다. 성령 씨와 미리 줌으로 미팅도 하고 군산에서 가볼 만한 곳, 경험할 만한 것, 맛 좋은 식당들을 리스트업 해 [쏘유니크한어반생활]을 진행한 세 공간에서 초대하고 싶은 분들과 함께 떠났다.
낯선 분도 있었고, 안면만 있으나 실제적으로 대화는 나눠보지 못 한 분도 있었고, 물론 너무나 잘 아는 분도 뒤섞여 떠났다. 안산에 살면서 정말 만날 일 없을 법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에 더해 여행까지 간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특히 어떤 지역 단체나 모임에 들어간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문화라는 점이 더 신기하긴 하다. 아무튼 시작은 컨디션이 좋진 않았지만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왔고, 마지막 저녁을 먹고 한 자리에 둘러앉아 술 마시는 자리에서 다시 완벽하게 회복이 됐다. 결국 새벽 3시까지 떠들다 잠에 들었다. 여성팀은 아침에 함께 요가를 했고, 남성팀은 각자 시간을 보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근처를 한 바퀴 달리고 왔는데 그때 잠깐 여행의 여유를 느꼈다. 여행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는 12월, 겨울방학 핑계 삼아 좀 떠다니다 와야겠다. 아무튼, 군산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고, 성령 씨가 진행하는 군산시민문화회관 프로젝트도 앞으로가 궁금했다. 내년 5월에 개관이라는데 그때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낯선 사람들과의 익숙한 로컬 여행 꽤나 새롭다. 좀 여유 있을 때 다녀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내려갈 때와 같은 컨디션으로 올라왔다. 이제 술을 좀 적게 마셔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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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북클럽] 4050책의해 <가족각본> (20231122)
지난 9월에 김지혜 교수와 장일호 기자의 대담으로 미리 만났던 책이다. 김지혜 교수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 번 읽으며 대화할 거리가 꽤 많아 언젠가 북클럽을 하면 좋겠다 생각을 했다. 마침 4050 책의 해 시즌2에서 이 책의 북클럽을 제안해 왔다.
가족에 대한 대화는 하고 또 해도 끊임없이 깊게 우려낸 국물처럼 짙게 우러나온다. 이 날도 그랬다. 부부의 관계/부모와 나의 관계/ 나와 아이의 관계 그리고 더 넓고 얕게 이어진 친척들과의 관계까지 그리고 이 책은 정상가족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하고 있어 성소수자와 장애를 가진 분들의 이야기까지 꽤 넓게 이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가족을 대하면서 각각의 개인, 그러니까 이름이 아닌 엄마, 아빠, 남편, 부인, 아이, 시부모, 장인, 장모 처남, 처형, 등등의 역할로 부르는 것부터 가족각본에 끌려 들어가는 이유가 아닐까란 점이었다. 마땅히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역할을 부여하고 그것이 마땅한 그 역할이 아닐 때 낯설어 불편해하는 것 아닐까. 역할이 아닌 한 개인으로 가족을 대할 때야 비로소 그 정상가족의 각본이 아닌 개인과 개인의 관계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할로 부여된 것이 아닌 그 사람의 이름으로 부르면 얼마나 관계가 달라질까 궁금했다. 2시간으로는 꽤 부족했는데 언젠가 <가족각본>으로 다시 북클럽을 열어도 또 새로운 이야기가 우러나올 듯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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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북토크] 2023경기히든작가 소설 3인 (20231124)
아직 11월이긴 하지만 아마도 2023년 생활관에서 하는 마지막 북토크이지 않을까 싶은 자리였다. 그런데 사실 지금껏 했던 저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아니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기록용 촬영에 가까웠다. 처음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제안이 왔을 때는 그냥 공간만 대여하는 자리라고 했다가 승낙을 하고 나니 갑자기 북토크에 관객을 모집해 달라고 했다. 몇 번 북토크의 내용을 전해달라고 했는데 Q시트 같은 것만 반복적으로 보내 줬다.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위임받아 진행하는 이 기획사는 그럴듯하게 촬영물로만 남기면 된다는 듯했다. 아무튼 그럼에도 몇 분이 신청을 했는데 당일 일정이 생겨 모두 참석을 하지 못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경기히든작가로 선정된 소설부문의 세 작가와 그의 지인들이 참석했고,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와 기획사는 내용보다는 형식만 맞추는 듯 느껴졌다. 괜히 신청한 분들이 왔다면 미안했을 것만 같다. 처음부터 약간 맞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생겨서인지 그 기획사 대표의 행동은 괜히 거들먹거리는 듯 느껴졌다. 그 세 작가는 만족했을까. 온라인 공간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콘텐츠가 생긴 것에 만족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2023년 마지막 생활북토 크라는 이름에서는 빼야겠다. 그냥 대관이라고 생각하면 족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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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텃밭]클럽 2023김장 (20231125)
2022년에도, 2023년에도 생활관에서는 김장을 했다. 생활[텃밭]클럽을 하면서 매년 왁자지껄한 김장 자리가 마련된다. 2022년에는 새벽부터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느라 다들 꽤나 고생을 했는데 2023년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 겉절이 방식으로 김장을 해야 하는 조선배추를 택했다. 오전 11시 멤버들은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옥상에서 무와 배추를 뽑고 다듬고 절이는 일을 했고, 다른 한 팀은 양념과 음식을 준비했다. 이제는 꽤나 일사불란하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작은 플라스틱 통에 김치를 얻었다. 완전한 비건식으로 김장을 했는데 신기하게 젓갈맛이 났다. 맛도 업그레이드가 됐다.
한 해 동안 왁자지껄하게 진행된 우당탕탕 생활[텃밭]클럽이 끝났다. 막걸리를 만들기도 했고, 멤버 중에 한 명이 음식을 공부하는 분이라 요리워크숍도 하고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든다며 이웃한 도시농 선생님을 모셔 실험도 했다. 3년째 하고 있는 이 생활[텃밭] 클럽을 하면서 언제나 서로 만날 일 없는 사람들이 만나 누구 하나 농사를 지어본 적도 김장도 해본 적 없으면서 그냥 우리끼리 해보면서 관계까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신비롭다. 내년에는 생활[텃밭]클럽을 처음 만든, 지금은 안성에 있는 오예씨의 텃밭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생활커뮤니티의 가장 이상적이고 자랑스럽게 떠들어 대고 싶은 클럽이다. 드디어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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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턴 송별회 (20231125)
9월 갑작스레 연락을 받고 경기서점학교를 통해 우인턴이 왔다. 우리가 직접 고용한 인턴은 아니지만 그래도 1호 직원 보통이 와 2호 직원 소소를 제외하고 첫 인간 직원이었다. 우리가 뽑은 것이 아니라 잘 맞을까 걱정도 됐는데 생활관스러운 모습이 있는 우인턴이었다. 우인턴클럽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서점학교인턴쉽이 마무리돼야 하는 11월 말이라 작은 송별회를 했다. 멤버는 우인턴클럽의 멤버들이었다. 마침 그 멤버 중 옥상텐트의 주인장도 있어 장소는 생활관이 아닌 옥상이 됐다. 정작 우리는 우인턴에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누군가는 케이크를 또 누군가는 정민에게 부탁해 꽃을 준비했다. 우인턴은 내내 "저 너무 사랑받는 것 같아요"를 내뱉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텐션이 업된 분위기에서 새벽 2시 넘기까지 위스키 3명과 20년 산 담금주를 마셨다. 결국 우인턴은 다음날 위염과 장염이 동시에 와서 병원을 갔다. 화려한 마무리를 하고 떠났다. 12월에는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하러 떠나고 2024년 1월 지금 사는 인천에서 안산으로 이사를 온다고 한다. 그때 서점을 바로 차릴지 아니면 좀 더 있다가 차릴지 모르겠다고 했다. 왠지 1월부터 우인턴을 반겨줬던 생활관의 이웃처럼 한 자리 차지하고 손님으로 머물지도 모르겠다.
SEE YOU SOON, 우인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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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커뮤니티
좋은 대화와 다양한 관계를 위한 우리의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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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북클럽 ]
월간독서 12월 GUEST.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브라이언 헤어 (Brian Hare)/버네사 우즈 (Vanessa Woods) 지음
올 해 초부터 작가 김예지 그리고 번역가 해란이 제안해 진행하는 사적인 북클럽, [월간독서].
사적인 북클럽인만큼 책을 핑계로 다양한 대화를 하는 클럽입니다.
평일 오전의 생활 관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준비합니다.
12월은 지난 멤버끼리 투표로 정한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로 진행을 합니다.
참여자는 월간독서 단톡방 링크를 전합니다.
책을 읽고 만나는 전날 함께 대화하고 싶은 질문을 남기면 됩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생활관의 휴무일 오전의 사적인 북클럽에 초대합니다.
진행 도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Brian Hare)/버네사 우즈 (Vanessa Woods) 지음
2021년 7월 한국어판 출간 이후 한국 독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누적 판매 10만 부를 넘어서며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었다. 2022년 가을, 한국을 방문한 브라이언 헤어 박사는 이를 ‘놀라운 사건’이라 말하며 다정한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늑대는 멸종 위기에 처했는데,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개는 어떻게 개체 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을까? 사나운 침팬지보다 다정한 보노보가 더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던 이유는? 신체적으로 우월한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끝까지 생존한 까닭은? ‘21세기 다윈의 계승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는 이에 대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가장 강한 최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며 최후의 생존자는 친화력이 좋은 다정한 자였다고 말하는 한편, 친화력의 이면에 있는 외집단을 향한 혐오와 비인간화 경향도 포착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결책 또한 교류와 협력이 기반이 된 친화력이다. 우리 종은 더 많은 적을 정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친구를 만듦으로써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일시: 12월 07일 (목) 오전 10시
비용: 1만원
GEUST 모집: 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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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9일(수)에 예정되어있던 [음악생활관]은 잠정 보류가 되었습니다. 너무 연속된 일정으로 모집공지를 하지 못 해 한 주를 미뤄 12월6일(수)로 다시 진행을 하려고 했는데 일자가 변경되니 뮤지션 일정이 맞지 않아 잠정 보류가 되었습니다. 곧 다시 일정 잡아 알려드릴게요.
- 12월은 차분하게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생활커뮤니티를 준비합니다.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디지털 건반이 아닌 진짜 피아노가 있는 연주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SOHEE Park. 연주회는 12월 24일(일) 저녁 8시로 준비중에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다른 약속 잡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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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일요일을 마무리하며 더 즐기려는 몸부림과 월요일 출근이 싫어 괴로워하는 몸부림이 합체하는 시간, 이불속에서 생활관점을 읽습니다. 바쁜 일정속에서 이렇게 성실히 레터를 만들고 꾸미시는 노력과 성실함에 누군가는 또 풍성해지네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3. 11. 20. 오전 12:09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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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일정이 몰려있을 때면, "그냥 이번주 레터는 그냥 넘길까?" 고민을 하는데 안그러길 잘 했네요. : ) 저희야 말로 감사의 마음을 두 배로 전합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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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슬쩍 담아주세요. : )
저에게 생활관은 위로의 공간이며 타지에서 멀리 온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저만의 공간이기도 한데요. 간만에 밀려있던 메일함을 돌아보다가 생활관점레터를 보고 슬쩍 메세지 남겨봅니다. 퇴근 후에는 방문하기가 어려운 장소가 되어버려서, 주말에 꼬옥 시간을 내보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매번 현업에 치여서 가고 싶을 때에도 방문 못했지만, 정민님이 나눠 주시는 꽃향기를 그리워 하기도 합니다!
제가 사랑표현에 어색함을 겪곤 하는데 구석구석 꽃이 함께하는 생활관만 가면 충동적으로 부모님께 꽃과 함께 사랑고백을 하거든요. 사랑이 담겨있는 공간에서 위안받고 사랑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습니다! 그럼 주말에 꼭, 들릴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23. 11. 24. 오후 4:07 제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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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저를 '정민님'으로 부르시는 분이라면 많이 좁혀지는데!!!! 이렇게 사랑과 감사를 전해주시는 따수운 이웃은 누구시죠오?!?! 평일의 생활관은 마감이 조금 이른 편이죠. 저도 퇴근 후 만나는 이웃들이 그립긴 한데, 저와 형진의 생활도 지키고 싶어서 계속 고수하고 있는 시간이긴 해요. (운영 시간은 언제나 고민거리랍니다)
이번 주에 꽃이 조금 들어왔었는데, 나를 위해 / 부모님을 위해 꽃을 사러 오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언제 오셔도 아주 조금의 꽃이라도 사실 수 있게 늘 준비해 놓을게요. 그걸로 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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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추천한 음악을 전합니다.
이번주에는 추천음악은 없으니, 대신 12월 24일 피아노 연주회로 만날 SOHEE, Park의 음악을 전합니다.
함께 들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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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EE, Park on #SoundClou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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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직접 말씀해주셔도 좋지만 혹시 부끄러우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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